명불허전. 새로운 유니폼을 입었어도 그 실력만큼은 어딜 가지 않는다. K리그 3년 차의 브라질 출신 공격수 뽀뽀(29' 경남FC)가 올 시즌 개막전에서 보여준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짧은 설명이다.
부산에서 경남으로 이적' K리그 생활 제2막을 연 뽀뽀는 지난 4일 울산 문수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삼성 하우젠 K리그 2007 개막전에서 우승 후보 울산을 상대로 화려한 기량을 선보였다. 소위 '가지고 놀았다'라는 표현을 써도 좋을 정도로 울산 수비라인을 농락한 뽀뽀는 까보레의 헤딩 동점골을 도우며 팀이 1-1무승부를 거두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올 시즌 개막 전만 해도 뽀뽀에 대한 평은 엇갈렸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중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만큼 올해도 기대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공격 지원 능력이 부족한 경남에서 고립될 것이다'라는 게 그의 경남 이적을 둘러싼 반응이었다.
첫 경기를 놓고 평가하는 것이 성급한 결론일지 모른다. 그러나 울산전에서 뽀뽀는 후자들의 걱정이 기우임을 증명했다. 그만큼 그날 경기에 나온 양팀 선수 중 가장 빛났다. 경기를 지배했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페이스를 쥐락펴락 했다.
특히 그의 장기인 중거리 슛은 어느 거리' 어느 방향에서든 틈만 나면 불을 뿜어 울산 문전을 향해 날아갔다. 단신이지만 탄탄한 하체와 밸런스' 정확한 킥 타이밍에서 나오는 그의 슛은 힘과 정확도 모두 K리그 최상위 레벨에 있는 '명품'이다. 이날 그가 시도한 8개의 슈팅 대부분이 유효 슈팅으로 이어졌다는 점은 더욱 경이롭다.
박항서 감독은 최전방에 까보레를 세우고' 기술 좋은 미드필더들을 이선에 배치해 속도와 조직력으로 득점을 늘리고자 한다. 지난 시즌 수비력에 비해 쳐졌던 공격력을 끌어올려야만 목표로 하는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 핵심은 지난 시즌 총 20골을 넣은 뽀뽀다. 박항서 감독은 뽀뽀에게는 특별한 포지션을 설정해주지 않는다. '프리롤'로 경기를 수행하며 공격 작업에 다양하게 관여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먼 거리에서 기회가 나면 직접 슛으로 골을 노리고' 측면에서는 크로스로' 공간이 열리면 직접 침투하거나 주변에 기회를 열어주는 식이다.
한때 개인 플레이를 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뽀뽀는 울산전에서 동료에게 잇따라 기회를 만들어주며 팀 플레이에 동화되었다는 평가를 얻었다. 뽀뽀의 촌철살인 패스는 전반 김성길의 완벽한 슛으로 이어졌다. 비록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긴 했지만 김성길이 오른발 감아차기와 그 이전에 나온 뽀뽀의 패스는 한편의 그림과 같은 호흡이었다.
다만' 팀이 걱정하는 유일한 부분은 뽀뽀에 대한 상대방의 집중 견제가 들어왔을 때다. 현재 김진용의 장기 부상으로 활용 가능한 공격 자원이 마땅치 않은 경남으로선 뽀뽀가 고립될 경우 상대 수비에 부담을 줄 만한 위협적인 선수가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하지만 뽀뽀는 “경남 선수들은 부지런하다. 박항서 감독도 그런 상황을 풀어갈 능력이 있다. 동료를 이용하는 편한 플레이로 상대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겠다”라며 앞으로 점점 커질 자신에 대한 견제를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울산전에서의 맹활약으로 올 시즌도 변함없는 최고의 외국인 선수 0순위임을 증명한 뽀뽀. 올 시즌 돌풍을 예고하는 경남의 한가운데에는 팀에 완벽히 녹아든 뽀뽀의 기복 없는 플레이가 빛나고 있다.
스포탈코리아 서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