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경남-제주-대전' '감독님 믿고 가는 거야'

관리자 | 2007-03-08VIEW 1807

몸값 비싼 스타플레이어는 없다. 그러나 믿을 만한 '감독님'이 있다. 개막전 결과는 희비가 엇갈렸지만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남FC' 대전 시티즌의 팬들은 2007시즌의 첫 경기에서 분명히 희망을 발견했다.

제주의 정해성 감독과 경남의 박항서 감독' 대전의 최윤겸 감독이 전한 희망은 어떤 것일까? 2007시즌 돌풍을 예고하는 세 팀의 '감독님'을 만나보자.

경남 박항서 감독' '이젠 막내라 부르지 마'

K리그 1라운드의 최대 이변은 경남과 울산의 무승부다. 2006년 무관의 한을 씻기 위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돈보따리를 푼 울산은 시즌 개막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다. 개막전에서 강적을 만난 경남이 고전하리라는 예상이 이어졌다.

전반 9분 울산의 이른 선제골이 터질 때까지만 해도 예상은 맞아 드는 듯했다. 그렇지만 박항서 감독의 경남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뽀뽀를 앞세워 불꽃 같은 역습을 펼쳤고 후반에는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김영광의 선방도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후반 40분 뽀뽀의 프리킥을 까보레가 헤딩으로 연결하며 골네트를 흔들었다. 결과는 1-1 무승부.

2006년은 창단의 해였다. 선수를 구성하고 경험을 쌓는 것만도 벅찼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뽀뽀' 까보레' 김효일' 박종우 등 '박항서 축구'에 필요한 인재들을 영입해 전력을 재정비했다. 브라질 전지훈련을 통해 기동력과 조직력을 앞세운 팀 전술도 완성했다.

경남의 2007년 모토는 "상대 선수보다 한 걸음 더 뛰는 부지런한 팀"이다. 여기에는 쉼 없는 공수 전환과 사이드 체인지를 통한 빠른 플레이' 조직적인 움직임' 그리고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침투를 요구하는 박항서 감독의 축구 철학이 녹아들어 있다. 더 이상 '막내'로 불리고 싶지 않은 팀' 경남의 돌풍은 이제 시작이다.

제주 정해성 감독' '내 팀은 내가 만든다'

2006년 연고 이전의 후폭풍으로 정규리그 13위로 추락했던 제주는 올 시즌 1라운드 부산 원정에서 승리를 따냈다. 지난 시즌 동안 3경기 무승(1무2패 무득점)의 아픔을 안겨주었던 부산이었다. 그것도 정해성 감독 자신의 생일에 얻은 승리였기에 기쁨은 더 컸다.

정해성 감독은 누구보다 바쁜 겨울을 보냈다. 지난 3년간 애정을 쏟았던 팀의 주축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난 탓이다. 선수단의 반 이상이 새로운 얼굴로 바뀌었고 팀의 평균연령도 한참 낮아졌다. 트레이드와 드래프트로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을 이끌고 팀의 전술을 가다듬는데 전력을 쏟았다.

짧게만 느껴졌던 동계 훈련은 전술훈련과 연습경기의 연속이었다. 제주에서의 1차 훈련을 통해 1군 선수들을 추려냈고 브라질 전지훈련' 제주에서의 마무리 훈련을 통해 팀 조직력을 완성했다.

선수들의 이적이 한참이던 1월에는 "누구를 데리고 축구할래"라는 주위의 우려까지 들었다. 그러나 동계훈련 동안 '새로운 제주'를 만들어냈고 개막전에서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 시즌 제주의 부진을 지켜보았던 축구팬들은 이제 2007년 달라진 모습을 주시하고 있다.

대전 최윤겸 감독' '믿음의 축구' 이제는 승리로'

'수원전 무패' 징크스는 깨졌다. 그러나 '패장' 대전의 최윤겸 감독에게 돌아오는 화살은 없었다. 대전은 1라운드 수원과의 경기에서 우승제의 선취골 이후 수원의 마토와 안효연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패배했다.

패배는 아팠지만 아쉬움은 없었다. 안정환-이관우-백지훈-김남일 등 스타 플레이어가 총출동한 수원을 맞아 대전은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원정 경기인만큼 안정된 수비를 우선으로 했지만 우승제와 타이슨' 데닐손을 앞세운 역습은 날카로웠다. 새롭게 합류한 이성운과 용병 타이슨의 활약에도 합격점을 줄만 했다.

축구팬들은 종종 최윤겸 감독을 야구의 '재활의 신' 김인식 감독과 비교하곤 한다. 역시 대전을 연고지로 하는 한화 이글스의 김인식 감독은 부상으로 재기가 불투명했던 선수들과 이미 전성기가 지났다는 선수들을 재활시켜 2006년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최윤겸 감독의 활약 역시 김인식 감독 못지않다. 감독 부임 이후 '유리몸'으로 불리던 이관우(수원)의 부활이 대표적이다. 대전 선수들의 기량 역시 몰라보게 향상시켰다. 재미있는 축구로 홈팬들의 열광적인 지지까지 얻었다. 최근에는 재기를 꿈꾸는 고종수를 영입해 다시 한 번 능력을 입증할 기회를 얻었다.

긴 부상과 슬럼프에도 선수를 믿고 기다려주는 최윤겸 감독의 '믿음의 축구'.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 모두 최윤겸 감독의 믿음 아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는 그 믿음이 승리로 돌아올 때다.

안혜림 기자

사진=왼쪽부터 제주 정해성 감독-경남 박항서 감독-대전 최윤겸 감독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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