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가 ‘삼성 하우젠 K리그 2007’ 개막전에서 천적 울산을 만난다. 지난 시즌 3번 맞붙어 모두 패배를 기록했을 만큼 경남에게는 버거운 상대다. 더군다나 선수 구성 수준과 시즌 목표＇ 팀 환경 등 모든 면에서 극심한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이날 원정에 나서는 경남의 목적은 하나다. 우승후보 울산을 넘어 2007시즌의 서전을 승리로 장식하는 것이다. 올 시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확고한 목표 아래 준비된 기동력 축구로 첫판부터 돌풍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 강호 잡는 기동력 축구 첫 선 보인다

2007시즌 경남의 축구 모토는 기동력이다. 박항서 감독이 입버릇처럼 강조하고＇ 선수들도 강조한다. 팀이 나아갈 방향을 전원이 확고하게 숙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기동력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눈에 보이는 전력 차를 상쇄하고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조직력과 상대보다 한발 더 뛰는 축구 밖에 없다는 게 박항서 감독의 결론이기 때문이다.

브라질에서 기동력 축구를 소화할 수 있는 전술적 두뇌를 키우고 적극적인 포지션 체인지와 측면 전환으로 경기 속도를 끌어올린 박항서 감독은 국내로 돌아와 조직력을 한층 세밀하게 단련시켰다. 특히 지난 시즌 경기 막판 급속히 떨어지는 체력을 극복하는 것은 물론 상대를 압도하는 플레이를 90분 간 유지하기 위해 체력 보강에 가장 역점을 뒀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세계를 상대로 한국이 보여준 기동력 축구의 재현이 경남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 여전히 높은 벽＇ 우승 후보 울산

그러나 울산의 벽은 경남에게 높기만 하다. 울산은 2006시즌 경남에 단 한번도 패배를 허용하지 않았다. 3경기 모두 1점 차의 패배였지만 그 차이는 명문팀과 신생팀 사이의 경험과 여유의 차를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했다.

울산에게 베스트 일레븐은 없다. 정확히 말해서는 대기 선수＇ 그리고 명단에 들지 못한 선수까지 언제든지 베스트 멤버로 뛸 수 있다. 그만큼 선수 층이 탄탄하고 그 능력의 차가 적다. 우성용＇ 정경호＇ 현영민＇ 오장은＇ 최성용＇ 임유환의 가세로 더블 스쿼드가 가능할 정도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와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좌절로 독이 오른 호랑이를 상대로 경남은 힘겨운 경기를 펼쳐야 한다.

▲ 외국인 선수 파워는 경남 우세

박항서 감독이 기대하는 부분은 외국인 선수의 역량이다. 경남은 K리그 최고의 수비수 중 한명인 산토스와 지난 시즌 외국인 최다 득점자 뽀뽀가 수비와 공격의 중추다. 여기에 장신 공격수 까보레가 가세하며 삼바 트리오의 위용을 갖췄다. 국내 선수들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전술적 결함을 메워야 하는 세 선수는 경남의 가장 확실한 카드다.

반면 울산은 아직 외국인 선수에게 의문 부호를 갖고 있다. 2005시즌 득점왕 마차도는 지난 시즌 최악의 부진을 보였고 새로 데려온 알미르와 호세 루이스도 몸 상태가 완전히 않아 아직 팀 전력의 중심에 놓기는 어렵다는 게 김정남 감독의 평가다. 최악의 경우 울산의 베스트 일레븐은 국내 선수로만 짜여질 수도 있다.

▲ 결론은 허리서＇ 김효일vs오장은

올 시즌 두 팀의 전술적 키는 미드필드다. 지난 시즌 허리에 약점을 보인 두 팀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중앙 미드필드 영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 결과 경남은 FA컵 MVP 김효일을＇ 울산은 FA 최대어 오장은을 각각 전남과 대구에서 영입했다. 이적생들에게 올 시즌 팀의 운명을 맡긴 셈이다.

두 선수의 팀 내 비중과 영입 과정은 닮았지만 전술적 임무는 다르다. 김효일은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4명의 미드필드 1선 뒤에 위치＇ 수비에 높은 비중을 두며 전체적인 경기 조율을 맡는다. 반면 넓은 활동량에서 나오는 수비 이상으로 적극적인 공격이 돋보이는 오장은은 수시로 전방에 침투 득점에까지 관여한다. 김효일은 본연의 임무 외에 수비적인 플레이로 오장은을 잡아야 한다. 두 선수의 대결에서 이날 승부는 결판이 날 가능성이 높다.

울산 vs. 경남 (울산문수경기장＇ 03/04 15:00)

- 2006년 상대 전적

3/29 울산 1 : 0 경남

6/3 경남 1 : 2 울산

9/16 경남 0 : 1 울산

- 울산 역대 통산 대 경남전 전승 (3승＇ 경남 작년 창단)

- 울산 2006시즌 홈 8승 5무 6패 승률 55.3%

- 울산 역대 통산 개막전 10승 4무 3패

- 경남 2006시즌 원정 7승 2무 11패 승률 40%

- 경남 역대 통산 개막전 1무

- 울산 역대 통산 대 경남전 3승

서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