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경남' P.O 진출 감동 드라마 선사한다

서호정 | 2007-02-27VIEW 2002

창단 후 두 번째 시즌을 맞는 K리그의 막내 경남FC가 6강 플레이오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경남은 2006년 K리그 14번째 구단으로 참가했지만 두텁지 않은 선수층과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며 정규리그 통합 11위에 그쳤다. 그러나 단기전 성격이 강한 컵대회에서는 전략적인 준비로 약점을 극복하며 3위를 차지해 가능성을 보였다.

첫 해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듯 박항서 감독은 겨울 동안 약점 보완에 주력했다. 그가 자체 분석해서 내린 경남의 약점은 골 결정력을 갖춘 최전방 공격수와 공수를 연결한 중앙 미드필더의 부재. 이를 위해 이적과 트레이드를 통한 국내 선수 영입을 실시했고 외국인 선수도 산토스를 제외한 두 명을 교체했다. 대대적 변화를 통해 경남이 K리그에서 누리는 위상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2007 시즌 개막을 앞두고 4가지 키워드로 경남FC를 미리 살펴봤다.

뛰고 또 뛴다' 불굴의 기동력 축구

박항서 감독은 2007년 경남의 팀 컬러를 ‘기동력 축구’라고 짧게 정의했다. 기동력이라는 말에 거부감을 보일 수도 있겠지만 경남의 사정을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다. 뻔히 보이는 전력상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우리가 목도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축구도 실상은 기동력 축구가 아니었던가.

박항서 감독은 히딩크라는 세계적인 감독 밑에서 보고 배운 지도자답게 기동력 축구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을 숙지하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체력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의존해서는 생각 없이 뛰는 축구 밖에 안 된다는 게 박항서 감독의 생각이다. 체력을 바탕으로 기민하고 조직적인 움직임' 보이지 않은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게 그가 집은 기동력 축구의 키포인트다.

이를 위해 경남은 브라질 전지훈련 동안 반복되는 전술 훈련을 실시했다. 포메이션도 지난 시즌 스리백에서 포백 시스템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질 전망이다. 박항서 표 기동력 축구의 꽃은 미드필드에서 핀다. 원톱 아래 위치한 4명의 일자 미드필드 라인은 적극적인 공격 태세로 2선에서의 득점을 노린다. 뽀뽀' 김성길' 김근철' 정경호 등 대체적으로 기술 좋은 선수들이 배치된다.

확고한 목표' 6강 플레이오프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잘 이끄는 박항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확실한 목표와 포지셔닝을 심어줌으로써 시즌 말미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자 한다. 바로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전지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귀에 못이 박히도록 설명한 덕인지 시즌을 앞둔 경남의 선수들은 모두가 플레이오프 행을 외치며 자신의 위치에서 임무를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창단 당시 박항서 감독이 팬들에게 약속한 목표는 3년 내의 플레이오프 진출이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제의 확대로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목표 달성에 나서는 것이다. 경남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2005년 인천 유나이티드가 일으킨 시민 구단 돌풍에 필적하는 바람 몰이를 할 수 있다. 경남이 노리는 것 또한 승리의 감동을 통한 드라마틱한 플레이오프 진출 성공이다.

넣고' 잠그고' 승리한다… 삼바트리오 공식

전력이 열세일수록 외국인 선수에 대한 기대심리는 커진다. 경남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노장수비수 산토스만 재계약에 성공했고 루시아노와 하리는 미련 없이 떠나보냈다. 대신 최근 2년 동안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 중인 뽀뽀와 브라질에서 직접 찾은 대형 공격수 까보레를 영입했다.

뽀뽀는 이미 모든 것이 검증된 선수다. 특히 동료들의 지원 없이도 혼자서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박항서 감독은 뽀뽀가 마음껏 활개칠 수 있게 한정된 포지션과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 최전방 원톱으로 데려온 까보레는 브라질 상파울루주 지역리그에서 맹활약한 장신 공격수다. 비록 전국리그에서는 2부 소속이었지만 1부 리그 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코린치안스와 그레미우로의 이적 협상 진행 중에 경남이 영입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185cm가 넘는 큰 키에도 빠르고 볼 터치가 섬세하다는 평이다.

두 브라질 특급이 득점을 책임지면 맏형 산토스는 후방에서 리드를 지켜낸다. 올해로 K리그 5년 차를 맞는 산토스는 수비 리딩 면에서 국내 선수 누구와도 비교 되지 않는 위치에 올라있다. 올 시즌 포백을 중심으로 스리백을 혼용할 경남으로선 확실한 컨트롤 타워인 산토스를 잡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들 삼바트리오가 공수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친다면 경남은 목표로 한 플레이오프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저비용 고효율' 이적생 효과

이적생들의 활약 역시 경남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창단 첫해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을 이끌고 나서야 했던 박항서 감독은 이번 겨울 동안 몸값은 높지 않지만 경쟁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선수를 데려왔다. 그 선택의 결과가 김효일' 이상홍' 박종우' 이광석 등이다.

이적하자마자 주장 완장을 차게 된 김효일은 지난해 전남의 주장으로 뛰며 FA컵 우승을 일궜다. 미드필드 후방에서 중심을 잡으며 공수 연결고리를 맡는 그는 올 시즌 수비라인 앞선에 홀로 배치' 살림꾼 역할을 소화한다. 김효일의 성실성과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일찌감치 주목한 박항서 감독은 리더로서의 역할도 맡겼다.

제주에서 트레이드 된 이상홍' 김효일과 함께 동반 이적한 박종우는 좌우 측면 수비수를 맡는다. 박항서 감독이 2007년 경남의 비밀 병기로 꼽은 이상홍은 다양한 포지션 소화와 탁월한 맨마킹이 돋보인다. 이와 반대로 박종우는 빠른 돌파를 이용한 오버래핑이 주무기다. 지난 시즌 경남이 부족했던 측면을 확실히 보강했다는 게 박항서 감독의 자체 평가다. 전북에서 오랜 시간 활약했던 이광석은 지난 시즌 전경기 출장에 빛나는 이정래와 치열한 경쟁 구도를 펼치며 경남의 골문을 보다 든든하게 해 줄 선수다.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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