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32세의 새로운 도전 이광석' "프로선수로서 당연히 할 일"

이상헌 | 2007-01-31VIEW 1364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에서 경남으로 둥지를 옮긴 이광석 골키퍼가 프로다운 자세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 축구 선수로서는 결코 적지 않은 32세의 나이지만 자신의 실력을 믿고 경남의 주전 골키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정정당당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현재 경남 선수단과 함께 브라질 쿠리찌바에서 전지훈련을 실시중인 이광석 골키퍼는 불과 한 달 전인 지난 12월만 해도 전북의 유니폼을 입고 `FIFA 세계 클럽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선수였다. 전북의 신예 권순태에 밀려 벤치만 지켰지만 자신이 9년간이나 몸바친 전북이 세계 대회에 진출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을 정도로 전북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그러나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큰 결심을 했다. 그동안 정들었던 팀을 떠나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시작을 선택한 것이다. 그 선택은 경남이었고 그의 도전은 전지훈련이 한창인 브라질 꾸리찌바에서 이미 진행중에 있다. "전북과의 계약은 2년이 남아 있었습니다. 한 팀에서 10년 이상을 뛸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사실상 전북에 계속 있었다면 더 이상 뛰기 힘들었겠죠. 그래서 전북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입니다" 사실 그의 나이 32세는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기가 쉽지만은 않은 나이다. 도전정신이 충만하더라도 자신이 꾸려나가야 할 가정이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 도전을 실행하는 데 있어 몇 번의 숙고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광석 골키퍼 역시 이러한 이유로 새로운 도전에 부담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집사람의 응원이 (제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데) 큰 도움을 줬습니다. 가족을 가진 내가 늦은 나이에 팀을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 집사람이 응원을 해줘서 어렵지 않게 결정을 할 수 있었죠. 집사람이 은퇴할 때 은퇴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열심히 해보라고 말해줬습니다" 이광석 골키퍼가 자신의 마지막 도전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물론 나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프로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닌 실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경쟁 상대는 지난 시즌 경남의 전 경기에 출장한 이정래와 신예 주재덕 골키퍼이다. "이정래 선수는 지난 시즌 경남의 모든 경기를 소화한 선수지만 제가 열심히 하고 좋은 모습을 보이면 기회는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할 일은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는 것입니다" "솔직히 자신이 없다면 경남으로 오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어차피 프로라는 것이 결과로 모든 것이 판단되는 것이지만 저는 충분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경기에 나서서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에 나가지 않더라도 팀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팀을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그의 말을 듣다 보니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프로 10년차인 이광석 골키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경남의 `넘버원 골키퍼`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경남이 넘버원이 되는 것이었다. 그는 전북에서도 주전 골키퍼로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는 언제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스스로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신의 위치에서 어떻게 해야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알고 그대로 실천해왔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올 시즌 경남에 합류한 신입생이지만 산토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나이를 가진 이광석 골키퍼는 올 시즌 자신의 할 일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그가 주전 자리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정정당당히 실력을 인정받아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차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래서 이정래 골키퍼가 합류하지 못한 이번 전지훈련이 이광석 골키퍼에게는 더욱 중요하다. "현재 컨디션이 100%는 아니지만 훈련이나 경기가 재미있고 차츰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주전 경쟁의 사활을 걸었다고 해야겠죠" "그러나 아직 만족할만한 성적은 아닙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네 경기에 나왔는데 한 팀을 제외하고는 상대가 약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보여줬던 경기력도 만족하지 않습니다" 지난 17일부터 브라질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경남은 31일까지 다섯 차례의 연습경기를 마쳤다. 경남은 19득점에 8실점을 허용하며 4승 1패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중이다. 이중 이광석 골키퍼가 허용한 골은 총 2골로 한 골은 페널티킥으로 허용했고 다른 한 골은 문전 혼전중에 허용했다. 골키퍼로서는 만족할만한 성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광석 골키퍼는 만족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골키퍼들이 그렇겠지만 일단 실점을 하고 나면 실점 상황을 뒤돌아 보면서 자기반성을 합니다. 스스로 실수를 찾아내고 후회하기도 하는 것이죠. 아마 제가 K리그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준다고 해도 선수 생활을 마칠 때까지 만족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프로 선수에게 만족이라는 것은 분명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약간은 인터뷰가 낯선 모습이었지만 서글서글한 웃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털어놓은 이광석 골키퍼는 올 시즌의 각오를 말하면서 짧은 인터뷰를 마쳤다. "우리 팀이 목표로 삼고 있는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모든 면에서 팀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특히 저는 올 시즌에 새롭게 경남에 몸을 담았기 때문에 경남FC 소속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경기에 나서고 싶습니다. 우리 팀이 승리하는데 밑거름이 되는 선수가 될 것입니다."

쿠리찌바(브라질)=스포탈코리아 손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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