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박항서 감독 “기동력 축구로 PO 6강 노린다”

서호정 | 2007-01-15VIEW 2034

 

함안 클럽 하우스에서 동계 훈련을 실시 중인 박항서 감독이 2007 시즌을 앞두고 팀 운영과 색깔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밝혔다.

 

박항서 감독은 12일 클럽 하우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90분 내내 멈추지 않는 기동력의 박진감 넘치는 축구 2007년의 모토로 밝혔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선수 개인 능력을 커버하기 위해 한발 더 뛰고조직력으로 무장한 축구를 펼치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서서 축구하는 선수는 경남에 필요없다는 박 감독의 단호한 말은 올 시즌에 대한 각오로 전해졌다.

 

박진감 넘치는 기동력 축구를 위해 현재 박항서 감독은 팀의 전술플레이스타일선수 구성 등 다방면의 변화를 준비 중이다. 지난 시즌 3백고 혼용했던 4백의 가능성을 시험 중이고 선수들에게는 적극성과 빈 공간의 커버링을 강조하고 있다. 선수 구성 역시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보강할 계획이다.

 

오는 16일까지 함안에서 기초 체력 강화 위주의 훈련을 실시하는 경남은 17일 브라질로 출국할 예정이다. 축구의 왕국에서 2007 K리그에 도전할 경남의 축구가 완성되는 것이다. 박항서 감독은 브라질 현지에서 연습 경기를 통한 전력 강화 외에도 최전방 공격수를 찾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다음은 부임 2년 차에 시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전진을 시작한 박항서 감독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동계 훈련의 내용과 과정을 설명해달라

 

14일 소집 이후 선수들의 몸 상태를 체크했고 10일부터 신입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기 위한 연습 경기를 실시했다. 빠른 시간 내에 신입 선수들의 장점을 파악해 어느 포지션에 적합한지를 판단할 것이다. 브라질 전지훈련 이전의 연습경기는 기존 선수에게 시험적 전술의 숙지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

 

전훈 전까지는 몸 만들기와 기초 체력 훈련에 전념할 것이다.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본격적으로 조직 훈련을 실시한다.

 

- 훈련 못지 않게 선수 구성에도 큰 비중을 둬야 할 텐데?

 

잘 알다시피 우리는 도민 구단이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다. 감독의 욕심이란 끝이 없다. 좋은 선수를 데려오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수원 같은 팀도 선수가 없다고 하지 않나.(웃음)

 

하지만 우리의 현실을 알기 때문에 구단과 조율해 2월까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수를 영입할 것이다. 일단 팀에는 수준급의 중앙 공격수와 중앙 미드필더그리고 센터백을 구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12명이 팀을 나갔고 11명이 새롭게 들어왔는데 그 중 프로 경험이 있는 선수는 별로 없다. 대부분 드래프트 선발 선수와 내셔널리그 출신이다. 현재 뽀뽀와 산토스 외에 또 한명의 외국인 선수는 브라질 전지훈련을 통해 선발할 것이다. 브라질로 가는 것은 훈련 외에 기량 있는 공격수 영입의 목적도 있다.

 

- 뽀뽀는 검증된 선수다. 다른 신입 선수들의 기량은 어느 정도인가?

 

아직은 단언할 수 없다. 1순위인 진이는 기술은 떨어지지만 기동력이 좋다. 김영우이용승도 경쟁력은 있다고 본다. 물론 주전 선수가 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원우의 경우는 체격은 좋지만 체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큰 문제가 있다. 메디컬 체크를 해봤더니 3명의 몸 상태가 심각했다. 대학에서 관리가 안 됐는지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강병모의 경우는 부상이 많아 재활 치료부터 해야 할 판국이다. 이래서는 선발의 의미가 없다.

 

현행 드래프트 제도에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왜 드래프트 시점이 12월이냐는 것이다. 대학 시즌이 끝난 뒤 드래프트 선발에서 팀에 합류하는 데까지 공백이 너무 길다. 빨리 우리 선수라고 결정되면 미리 몸 상태를 체크하고 치료라도 시킬 텐데 12월에 뽑은 선수가 몇 일 지나 팀에서 보니 경기를 뛸 수 없는 몸이라니 현장에 있는 지도자들은 얼마나 기가 찰 노릇인가.

 

- 드래프트 신청 전에 전체적인 메디컬 테스트가 필요할까?

 

일정 수준의 검사가 가능한 공신력 있는 병원을 지역 별로 지정해서 실시한다면 편하겠지만 연맹 측에 굉장한 금전적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럴 거면 차라리 드래프트 시기라도 앞당기길 바란다. 대학 시즌이 11월에 끝나긴 하지만 선수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과는 별 상관이 없지 않을까?

 

미리 선발하면 프로 팀 입장에서는 데려와서 써야 하는 선수니까 책임지고 재활시킬 것이다. 드래프트라고 해서 우리가 원하는 선수를 뽑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 정도 배려는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 시즌이 끝난 뒤에도 12월 중순까지 훈련을 실시한 걸로 안다. 어떤 목적이었나?

 

우리 팀에 오기 전 2005 시즌에 20경기 이상을 뛴 선수가 4명에 불과했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시즌을 보내는 데 있어 체력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또 많은 경기를 못 뛴 선수들이 있다 보니 밸런스가 무너졌다.

 

경기 수가 적은 선수들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훈련을 실시했고 많은 선수는 유지 방향으로 훈련을 실시했다. 시즌이 끝나면서 육체적정신적 휴식의 병행을 강조했는데 선수들도 프로로서 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도한 부상자들은 3주 간 재활센터에서 따로 치료와 훈련을 받았다.

 

- 오늘 연습 경기를 보니 4백을 연습하는 것 같던데?

 

4백 수비라인을 하겠다는 건 아니다. 작년에도 3백과 4백을 병행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숙지하고 있기 때문에 테스트 중이다. 그리고 4백을 쓰면 수비수들의 대인방어 능력이 좋아지니까 그 부분을 노린 목적도 있다.

 

아마 브라질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 같다. 선수 영입 결과에 따라 그 결과가 바뀔 수 있다. 특히 최전방 공격에 내가 원하는 수준의 타켓맨만 제대로 오면 제대로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팀에는 뽀뽀김진용정경호김근철 등 측면에서 뛸 수 있는 자원들이 많다.

 

- 이번 시즌 경남이 펼칠 축구의 색깔을 간략하게 알려준다면?

 

쉴새 없이 뛰는 빠른 템포의 기동력 축구가 될 것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조직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의 개인 능력은 K리그 어느 팀과 비교해도 우위에 서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서 하는 축구멈춰 있는 축구는 지양해야 한다.

 

- 산토스는 많은 나이로 인해 체력에 대한 우려를 들게 만드는데?

 

나와 구단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시즌 30경기 이상을 소화했는데 시즌 막판에도 좋았다. 워낙 기량이 좋고 경험이 많은 선수라 우리에겐 꼭 필요하지만 체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으면 재계약 안 했을 것이다. 현재 산토스는 아직 팀 훈련에 합류하지 않았다. 아마 브라질에서 바로 들어올 것이다.

 

- 뽀뽀에 대해선 팬들도 기대가 크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기록만 놓고 보면 득점 빈곤을 해결해줄 수 있는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지난 시즌 부산과 경기할 때 뽀뽀를 막는 게 골치였다. 하지만 잘 대비해서인지 프리킥에서는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뽀뽀는 행동 반경이 넓고 기동력이 좋다. 올 시즌 내가 추구하는 축구와도 부합하다. 또한 슈팅력이 좋아 골도 뽑을 수 있다. 상대팀의 경계가 심해지겠지만 동료들과 함께 그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다.

 

일단은 미드필드에 세우지만 포지션을 고정시키진 않을 것이다. 프리 롤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공격 시에는 좌우 전후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뛸 것이다.

 

- 지난 시즌 김성길김근철이 세트 피스 상황에서 좋은 역할을 했다. 뽀뽀가 가세하면서 루트가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

 

성길이와 근철이가 잘해준 건 사실이지만 지난 시즌 직접 프리킥에 의한 골은 하나도 없었다. 아마 뽀뽀가 이것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코너킥이나 측면에서의 프리킥은 세 명이 상황에 따라 나눠 찰 것이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 지난 시즌 활약했던 선수들에겐 어떤 말을 해줬나?

 

냉정하게 얘기했다. 2006년에 주전이었다고 올 시즌에도 주전을 보장해주진 않는다고. 나는 경남이 제로에서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누구도 기득권은 없다. 무한 경쟁 체제다. 신입 선수라고 경쟁의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운동장에서 자신의 기량을 보여준다면 그에 맞는 대우를 해줄 것이다.

 

선수가 대접 받는 것은 간단하다. 규칙에 따르고 책임을 지면 된다. 그것을 못 지키면 통제를 받는 것이다. 나는 항상 선수들에게 얘기한다. 내가 너희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아니다. 너희가 내게 기용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아무 것도 보여준 게 없는데 대접을 바라는 것은 프로 선수의 자세가 아니다.

 

- 지난 시즌 경남은 컵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은 리그 운영방식이 바뀌게 되는데 영향을 받을까?

 

우리 같은 팀에게는 단일 리그제가 더 어렵다. 백업 요원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처럼 전후기 리그그리고 컵 대회에 나가는 게 유리한 게 사실이다.

 

대신에 6강 플레이오프제도가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다. 초점은 정규리그에 두겠지만 컵대회도 포기 않겠다. 전반적인 목표는 리그 성적을 한자리 숫자로 내리고 궁극적으로는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것이다.

 

- 좀 더 구체적인 목표를 밝혀준다면?

 

작년에 우리가 리그와 컵대회를 합쳐 39경기에서 14승을 했다. 여기에 6무를 환산하면 16승을 한 셈이다. 당초 목표였던 18승에 못 미친다. 올해는 리그 26경기에서 승점 34점에서 35점 정도를 거두면 6위권이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 26경기에서 12승 이상을 챙겨야 한다.

 

FA컵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우리에겐 단기 토너먼트 전이 유리한데 집중력을 살리지 못했다. 일정만 맞는다면 FA컵도 의욕적으로 도전하겠다.

 

- 팬들 입장에서는 기동력 축구가 조금 따분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경기 자체의 재미도 중요하지 않을까?

 

대표급 선수를 갖췄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우리에겐 선수 자원으로 인한 경쟁력은 없다. 기동력 중심의 축구를 선택한 것은 우리의 경쟁력이 조직력과 빠른 공수 전환에 있다고 판단해서다. 나 역시 그 부분에 사활을 걸고 있다.

 

팬 여러분께서도 이 부분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대신 단순한 기동력 축구가 아닌 박진감 넘치고 흥미 진진한 경기를 펼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반드시 팬 여러분께 박수를 받는 축구를 보여드릴 것을 약속한다.

 

- 인터뷰 감사드린다. 올 시즌 경남이 최상의 성과를 거두길 기대하겠다.

 

인터뷰=스포탈코리아 서호정

사진=2007 시즌에 대한 청사진을 밝힌 박항서 감독 ⓒ경남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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