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 2012-09-05VIEW 2339
위기 뒤 기회라 했다. 거친 풍파를 만나 표류하기 직전이었던 경남이 그룹A(1~8위 상위리그)합류와 FA컵 결승 진출로 돌풍을 일으켰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아름다운 결실로 잇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경남은 현재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그룹A에 속해 강등을 피했고' FA컵 결승전에서는 구단 역사상 첫 우승과 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어 시·도민구단의 자존심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 같은 경남의 고공 비행은 몇 차례 위기를 견디는 과정에서 싹텄다. 경남의 올 시즌 전망은 그리 밝지 못했다. 윤빛가람' 김주영' 서상민 등 팀의 간판 스타들을 떠나 보냈고' 20대 초중반의 어린 선수들로 새 판을 짰다. 이에 최진한 감독은 “유명한 스타는 없지만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탄탄한 조직력과 팀워크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라고 공언하며 주위의 우려를 가라 앉혔다. 하지만 시즌 초반 초반 2승 2무 8패로 14위까지 밀려나며 첫 위기가 닥쳤다. 팬들의 비난이 빗발치며 선수단의 사기를 꺾었고' 성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팀의 수장인 최진한 감독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구단 홈페이지에 손수 글을 남겨 팬들을 달랬고' “경기력은 좋으니 골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성적이 오를 것”이라며 선수들을 감쌌다. 패배의 화살을 자신에게 돌리면서 최진한 감독은 가슴 속에 사표를 품고 경기에 임했다. 그러자 거짓말 같이 경남의 상승세가 시작됐다. 5월말 성남과 포항을 연파하며 분위기를 탄 경남은 8월 초까지 13경기에서 8승을 거두며 8위 입성에 성공했다. 6월말 구단의 재정위기가 불거졌지만 최진한 감독은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해 선수들이 경기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선수단을 보호했고' 베테랑 김병지' 주장 강승조 등이 앞장서 어린 선수들을 다독이며 두 번째 고비를 슬기롭게 넘기며 기세를 이어갔다. 목표했던 그룹A 합류를 위해 순항하던 경남은 8월 들어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8위 여부가 가려지는 30라운드를 5경기를 남겨두고 1무 2패에 그치며 자력 진출 가능성이 사라졌다. 남은 2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경쟁 팀들이 미끄러져야 하는 상황' 최진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시련을 잘 극복한다”며 선수들을 믿었다. 경남은 기어코 30라운드에서 주장 강승조가 빠진 가운데서도 2-1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그룹A행의 막차를 탔다. 이처럼 크고 작은 고비를 넘기며 위기극복 능력을 체득한 경남 선수들의 자신감은 거칠 것이 없었고' 지난 1일 울산과의 FA컵 4강전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FA컵 결승행에 성공했다. 최악의 상황을 겪으면서도 여타 시·도민구단의 부러움을 살만한 위치에 오른 것이다. 남은 기간 동안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7년 차를 맞는 경남 역사상 최고의 시즌이 될 수 있다. 강등의 가능성을 완전히 떨쳐낸 만큼 그룹A(서울' 전북' 수원' 울산' 포항' 부산' 제주) 강팀들과의 일정에서 홈에서 만큼은 짜릿한 경기로 팬들을 불러 모으고' 10월 20일 예정된 FA컵 결승전에서 구단의 첫 우승과 ACL진출권을 거머쥔다면 더할 나위 없는 마무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 차례 우여곡절을 극복하며 자신들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경남이다. 경남의 스토리가 헤피엔딩으로 마무리 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K리그 후반기 일정의 색다른 재미가 될 전망이다. 인터풋볼 채태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