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인 FC서울을 상대로 멋진 승리를 지켜내며 현 소속팀 경남FC의 새 역사를 창조한 김병지(40)가 앞으로 펼쳐질 더 큰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역 최고령 선수인 김병지는 경남의 맏형이자 정신적 지주로 골키퍼로서 주어진 역할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서울전에서도 김병지는 수적 우세를 살리지 못하고 위험한 장면을 허용하던 경남의 젊은 수비라인을 단단한 방어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이끌었다. 김병지라는 든든한 방패를 믿고 종료 직전 대공세를 펼친 경남은 김영우가 결승골을 뽑아내며 창단 후 첫 1위 등극의 기쁨을 맛봤다. 불혹의 나이에도 K-리그 최고 골키퍼로서의 능력을 증명해 가고 있는 김병지는 “경남에겐 더 큰 도전이 남아 있다. 이 상황을 지켜야 한다. 앞으로의 도전이 더 멋질 것이다”라며 앞으로 펼쳐질 선두를 향한 도전자들과의 승부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2년 전 허리 부상으로 인해 불명예스럽게 서울을 떠나야 했지만 김병지는 감정의 앙금은 논하지 않았다. 그는 “오늘 경기는 내 개인의 감정으로 논할 경기는 아니었다. 1위로 올라서는 기쁨을 경남의 젊은 선수들과 누리고 싶었을 뿐이다”라며 친정팀에 대한 존중심도 잊지 않았다.
- 경남이 창단 후 첫 1위로 올라섰다. 소감은? 시즌을 시작하면서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챔피언을 향한 도전을 9경기째 이어왔고 드디어 1위로 올라섰다. 우리에겐 더 큰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 상황을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의 도전이 경남에겐 더 멋질 것이다.
- 조광래 감독 부재의 어려움은 없었나? 감독님의 존재 유무는 심리적으로 엄청난 어려움을 줬다. 젊은 선수들이 패기와 열정은 좋지만 든든함이 부족하다. 감독님께서 주장(김영우)을 중심으로 잘 따르라고 하셨는데 그 주장이 큰 일을 해냈다. 정말 멋진 일을 해냈다고 본다.
- 서울에서 불명예스럽게 나와 경남에 왔다. 오늘로 그때의 감정이 날아갔나? 2년 전 서울에 찾아가서 “내가 더 이상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하고 내 발로 나왔다. 그 이상의 감정은 없다. 서울에서 있었던 시간 동안 즐겁게 운동했다. 오늘 1위 자리를 놓고 한 경기는 그런 감정을 논할 경기는 아니었다. 경남이 시즌 중 1위로 올라선 건 처음으로 안다. 나는 과거 1위에 올라선 감정을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또 우리 팀의 젊은 선수들에게 이 자리에 올라서는 기쁨이 어떤 건지 알려주고 싶었다.
- 경남이 어떤 점에서 지난 시즌보다 더 진일보한 것 같나? 경기를 마치면 두세 번의 비디오 분석을 한다. 우리가 뭘 하고' 상대가 어디에 취약한 지 잘 준비했다. 감독님께서 경기마다 부분 전술에 대해 점수를 매기시는데 70점을 받으면 어느 팀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75점에서 80점을 받으면 어느 팀이든 이길 수 있다. 경기 중 상대의 부분 전술에 대처하는 능력이 아주 좋아진 것 같다.
- 경기 후 팬들에게 사인을 하는 게 인상적이었는데? 젊었을 땐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내가 받을 것을 돌려드려야 한다는 걸 느꼈다. 축구를 통해 내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었다. 경기장의 다른 아이들에게 성장을 위한 꿈과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는 생각에 무엇이든 하고 싶다.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