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 2009-08-11VIEW 2170
토탈사커로 세계 축구에 혁명을 일으킨 명장 리누스 미헬스는 “축구는 때론 삶과 죽음보다 더 중요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축구는 한 사람을 구원하는 것을 넘어 한 나라의 국민 전체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때론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리고 경남 고성군의 유일한 축구 클럽 동고성FC에겐 축구가 희망의 증거다. 경남 도내의 9개 유소년 축구팀과 일본 J리그 오이타 트리니타 산하의 유소년 팀까지 총 10개 팀이 참가한 2009 경남FC 유소년 캠프에서 가장 눈에 띈 팀이었다. 동고성FC는 고성군 연화산도립공원 옥천사 청련암 내에 위치한 사회복지시설 보리수 동산의 아이들로 이루어진 팀이다. 30여년 전부터 부모와 헤어진 아이들을 거둬들였던 청련암의 주지인 승욱 스님이 세운 불교 복지시설인 보리수 동산은 풍물패를 비롯한 8개의 동아리를 운영 중인데 그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이 축구 팀인 동고성FC다. 사회복지사로 재직 중인 박철우 감독이 이끌고 있는 동고성FC는 70명의 원생 중 절반에 가까운 32명의 아이들이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중등부는 이미 도내에서도 명성이 자자하고 도대회는 물론 전국 대회에서도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경남FC가 동고성을 주목하고 초청하게 된 것도 STX배 우승과 최근 전남 강진에서 열린 클럽대제전에서의 성과 때문이었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동고성FC는 전국의 불자 신도들이 후원자로 십시일반하며 돕고 있다. 차량은 동료 스님이 마련해준 것이며 정부와 옥천사 법인의 지원을 받는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할 때면 직접 16인승 텐트를 들고 다니고 미리 음식을 준비해 숙식을 해결한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선수들은 늘 밝은 모습이다. 이번 경남FC 유소년 캠프에서 동고성FC는 2연패 끝에 창원FC와 격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마지막 순간 창원FC의 결정적인 슈팅을 골키퍼가 막아내고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 전원과 감독' 코치' 대기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은 그들에게 축구의 의미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줬다. 최근에는 각종 대회에서 성적을 내면서 지역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또 5명의 선수들이 경남 도내의 고교 축구 팀에 진학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박철우 감독은 “고교에 진학한 선수들이 프로 무대를 밟는다면 어린 선수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라며 동고성FC에게 축구가 희망의 증거라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지원으로 전용잔디구장도 마련한 동고성FC는 제휴를 맺고 있는 통영중' 진주기계공고로부터 기술적 교육도 받으며 하나의 축구 클럽으로 본격적인 도약대에 서 있다. 박 감독은 “우리 시설의 아이들은 가출' 성폭력' 도벽과 같은 사건 사고가 전혀 없다. 공부도 상위권이다. 스포츠의 긍정적 힘이란 그런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라며 축구를 통해 건강하게 자라는 원생들에 대한 뿌듯함도 나타냈다.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도 들려왔다. 유소년 캠프에 초청하게 되면서 동고성FC의 사연을 알게 된경남FC가 지역 각지에 설립하고 있는 유소년 클럽에 동고성FC를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남 측은 “매년 소정의 지원비와 유니폼' 축구용품 등을 지급하는 식으로 도움을 주겠다”라고 말했다. 축구는 국경과 인종을 넘어 지구촌 어디에서나 벌어지고 있다. 작은 축구 클럽 동고성FC는 그 축구를 통해 기적을 찾기보단 삶의 희망을 발견하고' 사회의 그릇된 시각 없는 당당한 구성원을 키워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스포탈코리아 서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