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FC가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의 부진에서 탈출하며 2년 연속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경남은 26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벌어진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23라운드에서 부산에 1-0으로 승리하며 8경기 만에 활짝 웃었다. 이날 승리로 경남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승점 29점을 기록' 6위 인천(승점 32점) 추격의 가능성을 살려놓았다. 반면 시즌 막판 ‘고춧가루 부대’를 자처하던 부산은 경기 내내 맹렬한 공세를 펼치고도 득점에 실패'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의 부진에 빠졌다.
김종훈 선제골로 앞서나간 경남 6강 플레이오프행에 대한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경남과 순위 싸움에 의미를 두지 않은 부산의 경기는 의외로 팽팽하게 전개됐다. 경남의 조급함을 역이용한 부산이 침착하게 공세를 차단하며 상대를 압박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탓에 양팀 모두 중원에서 볼을 주고받는 공방전만 벌일 뿐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16분에야 이날 경기의 첫 슈팅이 나왔다. 경남의 서상민-인디오를 거친 패스가 부산 수비벽에 맞고 흐르자 뒤에서 달려든 이상민이 볼을 잡아 슈팅으로 이어갔다. 하지만 잔뜩 힘이 들어간 볼은 골대 위로 뜨고 말았다. 이상민의 슈팅으로 공격의 포문을 연 경남은 본격적으로 상대의 골문을 위협했다. 18분' 박진이의 패스를 받은 서상민이 아크 정면에서 다이렉트 터닝슛을 시도했다.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뻗어간 볼은 골키퍼 최현의 반사적인 선방에 막혔다. 경남의 공격 의지는 곧바로 이어진 코너킥 기회에서 결실을 맺었다. 전반 19분 왼쪽에서 코너킥을 얻은 인디오가 골포스트 쪽으로 강하고 빠르게 올려준 볼을 공격에 가담했던 수비수 김종훈이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볼은 최현의 손을 스친 뒤 부산의 골라인을 넘어섰다.
치열한 공방전 이후 부산의 추격이 시작됐다. 중원에서 밀고 밀리는 볼다툼이 이어졌다. 경남은 부산의 공세를 미드필드에서 차단하는 전략으로 상대 주포 정성훈을 고립시켰다.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전반 중반 이후 미드필드에서 부산의 프리킥 기회가 많아졌다. 40분에는 서동원이 낮게 깔아준 프리킥이 박희도의 패스를 거쳐 문전에 있던 이강진에게로 연결됐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이강진의 예리한 슈팅이 터졌지만 크로스바 위로 살짝 떴다. 한 차례 위기를 넘긴 경남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41분 미드필드 중간에서 볼을 잡은 인디오가 최현이 골문을 비우고 나온 것을 본 뒤 그대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날카롭게 뻗어나간 볼이었지만 이번에도 크로스바 위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부산의 결정적인 슈팅이 다시 한번 경남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도화성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정성훈의 헤딩골로 연결된 것. 그러나 점프 당시 골키퍼 이광석을 밀었다는 이유로 정성훈의 골은 무효로 선언됐다.
부산 공세에 침착하게 대응한 이광석 양팀 모두 이른 시간에 선수 교체를 통한 변화를 시도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부산이 한정화 대신 최광희를 투입했고 경남도 후반 3분 이상홍을 빼고 이지남을 들여보냈다. 전열을 정비한 양팀의 흐름은 전반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만회골을 노리는 부산이 적극적인 공세를 보이는 반면 선제골을 기록한 경남은 안정적인 운영으로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후반 1분 안정환의 스루패스에 이은 정성훈의 돌파가 순간적으로 경남 수비진을 무너뜨렸고' 후반 19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최광희의 벼락 같은 슈팅이 이광석의 손에 걸리는 등 부산의 공세가 이어졌다. 후반 26분에는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패스를 받은 정성훈이 수비수를 제친 뒤 회심의 왼발슛을 날렸지만 이번에도 이광석의 선방에 막혔다. 부산은 최기석' 핑구 등을 연달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이에 앞서 경남도 김근철을 빼고 김진용을 투입하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양팀 모두 공격의 수위를 높였지만 후반 중반이 지나도록 추가골은 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산의 공격이 매서워졌다. 하지만 이광석의 선방 활약에 부산의 모든 공격이 무위로 돌아갔다. 조광래 경남 감독은 후반 37분 공격수 김동찬 대신 수비수 김대건을 투입하며 지키기에 들어갔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부산의 총공세가 펼쳐졌다. 후반 44분 코너킥에 이은 핑구의 슛이 골라인 바로 앞에서 터졌지만 얼굴로 막아낸 이광석의 적극적인 방어가 돋보였다. 45분 경남 수비라인 뒤에서 터진 정성훈의 슛은 골대를 벗어난 채 경남 수비수의 발에 걸렸다.
▲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23R (10월 26일-부산아시아드경기장-3'519명) 부산 0 경남 1(19’ 김종훈) *경고 : 박진이' 서상민' 김근철' 김종훈(이상 경남)' 도화성(부산) *퇴장 : -
▲ 부산 출전선수(4-4-2) 최현(GK)- 김창수' 이강진'파비오'주승진-한정화(HT 최광희)'서동원(76’ 핑구)'도화성'박희도-안정환(66’ 최기석)'정성훈 *벤치 잔류 : 정유석(GK)'김유진' 이승현
▲ 경남 출전선수명단(3-4-3) 이광석(GK)-이상홍(48’ 이지남)'김종훈'박재홍-박종우'이상민'김근철(64’ 김진용)'박진이-서상민'김동찬(83’ 김대건)'인디오 * 벤치잔류: 신승경(GK)'김영우'정윤성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