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2008-10-24VIEW 1927
‘대표팀 새내기’ 정성훈과 김형범의 UAE전 맹활약으로 K-리그의 숨은 진주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168cm의 단신 공격수가 연일 득점포를 뿜으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바로 경남의 ‘작은 탱크’ 김동찬(22)이다. 김동찬은 지난 19일 포항과의 정규리그 22라운드에서 전반 인디오의 동점골을 멋진 어시스트로 도운 데 이어 통렬한 슈팅으로 팀의 세번째 골을 직접 만들어냈다. 팀의 3-4 패배로 김동찬의 1골 1도움 맹활약은 가려졌지만 최근 4경기 연속 득점 및 공격포인트(4골 1도움) 기록은 이어졌다. 올해로 프로 3년 차를 맞는 김동찬은 매년 놀라운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다. 호남대를 중퇴하고 2006년 경남의 창단 멤버로 프로에 입성한 김동찬은 그 해에는 3경기에 출장한 게 고작이었다. 이후 2007년 10경기를 뛰면서 프로 데뷔골을 기록했다. 주로 2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었던 김동찬은 2군리그 14경기에 출전' 7골을 기록하며 경기당 0.5골의 놀라운 골 결정력을 보였다. 2008년 키프로스 동계훈련 중 새로 부임한 조광래 감독의 눈에 띄며 본격적으로 주전급 멤버로 올라선 김동찬은 올 시즌 현재까지 21경기 6골 3도움의 수준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팀 내에서는 10골 4도움의 인디오 다음으로 많은 공격포인트다. 단신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김동찬은 스피드와 측면 플레이에 기대지 않고 정면으로 달려드는 골잡이다. 포항전에서 선제골을 돕는 장면에서는 자신보다 키가 20cm 가까이 큰 포항 수비수를 등진 상태에서의 파워풀 한 포스트 플레이가 빛났다. 골 장면에서는 과감한 판단력과 강력한 슈팅이 빛난다. 대전전에서는 골키퍼 최은성에게 악착같이 달려들어 실책을 유발한 뒤 골을 기록했고' 성남전에서는 코너킥 상황에서 정확한 위치 선정으로 리바운드 볼을 마무리했다. 포항전에서는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가 호흡 미스로 충돌하며 발생한 상황에서 과감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김동찬은 “체구는 작지만 힘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며 수비수와의 싸움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자신의 플레이를 설명했다. 시즌 막판 골을 기록하며 골잡이로서 눈을 뜨고 있는 그는 “경기를 뛸수록 자신감이 올라간다. 처음엔 경기 뛰는 데 급급했지만 지금은 찬스도 보이고' 골 욕심도 난다”고 말해 K-리그의 당당한 주전다운 모습도 보였다. 김동찬의 올 시즌 활약과 가능성에 대한 평가도 호의적이다. 최근 김진용과 정윤성이 아닌 김동찬을 주전 공격수로 투입하고 있는 조광래 감독은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할 줄 아는 선수다. 올해 활약이 돋보이다 보니 상대 수비의 압박이 거세지는데 그 부분만 극복하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런 조 감독의 높은 평가 속에 김동찬은 지난 23일 시즌이 끝나기 전 일찌감치 경남과 3년 재계약을 맺었다. 그를 프로에 데뷔시켰던 박항서 전남 감독도 김동찬의 성장세를 극찬했다. “페널티 박스에서 오른발을 이용한 슈팅은 가히 국내 최고라 해도 좋을 선수다”라며 김동찬의 경쟁력을 설명한 박 감독은 “나는 스피드가 다소 떨어지는 점 때문에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걸 머뭇거렸는데 조광래 감독의 혜안 덕분인지 올해 빛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찬은 최근 정성훈과 김형범의 대표팀 승선으로 A매치 경험이 전무한 K-리거에도 넓어진 대표팀에 대한 욕심은 “아직 한참 멀었다. 팀에서 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지금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김동찬 역시 현재의 가능성을 넘어 제2의 정성훈' 김형범이 될 수 있는 K-리그의 진주 중 한 명이다.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