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경천동지(驚天動地)의 기세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기에 더 놀랍다. K리그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막내’ 경남FC의 최근 상승세를 보며 가질 수 밖에 없는 인상이다.
경남은 29일 열린 정규리그 19라운드에서 창단 후 단 1점의 승점도 챙기지 못했던 '천적' 성남마저 누르며 시즌 9승째를 올렸다. 전북' 부산에 이어 성남을 승리의 제물로 삼은 경남은 시즌 두 번째 3연승을 달리며 3위 울산을 승점 1점 차로 추격 중이다. 오히려 승수에서는 울산보다 1승이 많지만 무승부가 적어 4위에 있다. 5위 전북과는 승점 3점 차' 6위 서울과는 6점 차로 간격을 벌리고 있어 플레이오프 경쟁에 여유도 생겼다.
올 시즌 경남의 기록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득점 부분이다. 경남은 19라운드까지 32득점을 올리며 경기당 평균 1.68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1위 수원' 2위 성남(이상 31득점' 경기당 1.63골)보다 앞서는 수치다. 재정 압박으로 대형 공격수 영입이 불가능한 경남이 가장 뛰어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는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다.
전반기에는 까보레-뽀뽀에게 공격 면에서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우려가 존재했지만 후반기 들어 박종우' 정윤성(이상 3골)' 공오균(1골)과 같은 국내 선수가 득점에 적극 가세하며 그런 시선은 말끔히 사라졌다. 새로운 공격 루트 개발이라는 숙제를 여름 휴식기 동안 전술 변화와 새 선수(정윤성) 영입으로 해결한 셈이다.
정규리그 일정의 70% 이상을 소화한 현재 경남의 목표는 2005년 인천 유나이티드가 보여준 시민(도민)구단의 기적을 재현하는 것이다. 당시 인천은 전후기 통합 1위를 차지' 플레이오프에서 부산을 꺾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비록 울산에게 밀리며 2위에 그쳤지만 그 시즌의 경기력은 인천을 ‘K리그 새내기’라는 이미지를 벗고 저력 있는 팀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고 꾸준한 관중 동원으로 이어졌다.
경남이 노리는 부분도 그런 점이다. 좋은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K리그 2년 차의 한계를 벗지 못하며 흥행에서는 실패하고 있는 경남에게 지역 팬들을 경기장으로 끌어 모을 계기로는 플레이오프라는 ‘초겨울 잔치’보다 좋은 이벤트가 없다. 플레이오프가 6강 체제로 변경되면서 4강 체제이던 2년 전보다 그 문턱이 넓어졌지만' 리그 경기에서 보여주는 강렬한 인상은 경남이 인천보다 나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다.
더군다나 경남의 앞날은 현재보다 더 밝다. 서울(홈)-대구(원정)-전남(원정)-제주(홈)-광주(홈)로 이어지는 일정과 현재의 전력을 감안할 때 연승 행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부상으로 2경기를 쉬었던 뽀뽀가 컨디션을 되찾아 돌아왔고 김진용' 박진이 등의 주전급 선수들도 장기 부상을 털고 9월 복귀를 준비 중이다.
문제는 당장 직면한 서울과의 20라운드다. 경남이라는 광역 연고제로 인해 밀양에서 처음으로 경기를 치르는 데다 성남전에서 퇴장 당한 ‘족쇄’ 이상홍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 대신 서울전의 고비를 넘어설 경우 경남의 상승세는 수원 못지 않은 수준으로 타오를 공산이 크다.
K리그 참가 2년 만에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K리그에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는 ‘박항서 사단’ 경남FC가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탈코리아 서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