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 2007-08-29VIEW 2120
한달 전만 해도 그는 수원의 2군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K리그의 ‘다크호스’ 경남FC의 당당한 주전이다.
‘골든 보이’ 정윤성(23)이 리그 최강 성남을 상대로 역전 골을 터트리며 화려한 신데렐라 등극을 알렸다.
정윤성은 29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리그 19라운드에서 후반 4분 감각적인 논스톱 패스로 박종우의 동점골을 도운 데 이어 후반 19분에는 까보레의 크로스를 직접 역전 골로 연결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까보레와 뽀뽀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경남은 정윤성의 등장으로 새로운 공격 루트를 확보했고 전북' 부산' 성남을 상대로 3연승 질주를 달리는 데 성공했다.
정윤성이 경남에 발을 디딘 것은 정확히 1달 전. 2003년 프로 데뷔 후 상무에서 뛴 시간을 제외하곤 수원 소속으로 살아왔던 그는 2군이라는 이름표를 떼고 당당한 1군으로 뛰기 위해 ‘기회의 땅’ 경남으로 왔다. 중' 고교 시절 황선홍의 뒤를 이을 특급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프로에서 기량을 활짝 꽃 피우지 못했던 그는 ‘경기에 뛸 수 있다’는 조건 하에 경남 행을 택한 것이다.
그의 선택은 대성공이었다. 여름 휴식기 동안 경남의 유일한 선수 영입이었던 정윤성은 후반기 첫 경기인 포항 전에 전반 교체 출전하며 경남에서의 데뷔전을 치렀고 그 경기에서 데뷔 골을 터트렸다. 이어서는 후반기 경남의 첫 승인 전북전에서 선제 골을' 그리고 리그 최강 성남을 상대로 경남에서의 3번째 골을 터트린 것이다.
경기 후 정윤성은 흥분을 쉽게 감추지 못했다. 1달 전만 해도 수원의 2군이었던 자신이 경남의 주전 공격수로서 성남을 무너트리는 데 선봉에 섰다는 사실은 자신마저도 두려울 정도의 큰 변화였다.
“이기자는 마음이 어떤 경기보다 강했어. 창단 후 우리 경남이 성남에게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다는 얘길 듣고 한번 해보자고 마음 먹었죠. 결국 3연승을 거둬 정말 기쁩니다.”
“프로에 와서 뛴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아요. 지금도 전율이 옵니다. 골까지 넣어서 더 기쁘고' 아마 당분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정윤성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했다. 수원이라는 최고의 환경에 안주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의지로 팀을 옮겼다. 그 선택이 결국 선수 정윤성을 한 단계 위로 끌어올려줬다.
이날 성남전은 경남 외에도 수원에게 의미가 큰 경기였다. 전날 전남을 꺾으며 올 시즌 처음으로 성남을 누르고 1위에 오른 수원은 경남의 승리를 빌었다. 그런데 그 승리의 주역이 된 것은 1달 전 수원의 2군이었던 정윤성이라니. 이보다 드라마틱한 일이 또 있을까?
“안 그래도 성남전을 준비하는 데 (조)원희 형한테 전화가 왔었어요. 성남 좀 꼭 잡아달라고. 하지만 수원을 위해서 이긴 건 아니예요. 마지막 작별 선물일 수는 있지만 중요한 건 경남의 승리예요. 이제는 경남 선수니까요.”
최고의 유망주에서' 별볼 일 없는 2군 선수로' 그리고 다시 K리그 4위 팀의 당당한 주전 공격수로 올라선 정윤성은 이제 경남과 함께 성공하는 꿈을 그리고 있다. 팀의 목표' 개인적인 목표 모두 다 해당한다.
“경남과 함께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서 최고의 무대를 경험할 겁니다. 개인적인 욕심은 남은 7경기에서 3골 정도 추가하는 거예요. 상무에 있을 때 기록한 6골이 제 프로 최다 골인데' 3골 더 추가하고 플레이오프에서 골을 넣어 경신해보고 싶어요.”
성남=스포탈코리아 서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