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 2007-08-29VIEW 1899
없는 살림' 얇은 선수 층' 그 모든 게 도민구단의 현실이었지만 경남FC 박항서 감독(48)은 전략의 힘으로 모든 것을 극복해냈다. 그냥 전략이 아니었다. 철저히 상대에게 맞춰진 특별한 전략으로 전북' 부산' 그리고 무적 성남까지 꺾으며 3연승을 달렸다.
‘수원의 1일 천하’ 여부로 관심을 모은 성남과 경남의 정규리그 19라운드 경기는 후반 대역전극을 펼친 원정 팀의 승리로 끝났다. 8월의 목표를 승점 10점에 맞춘 경남은 성남을 꺾고 승점 3점을 보태 목표치를 채운다는 일념으로 경기에 나섰다.
돋보인 것은 경남의 변칙 전술이었다. 박항서 감독은 공격의 절반이라는 까보레와 돌아온 ‘불꽃슛’ 뽀뽀를 선발 명단에서 과감히 제외하고 공격진을 국내 선수로만 구성했다. 대신 수비에 산토스' 이상홍' 김대건 외에 김종훈을 추가하며 성남의 막강 공격진을 틀어막았다. 이상홍' 김대건' 김종훈이 모따' 이따마르' 최성국을 대인 마크하고 산토스가 뒤에서 커버하는 전술이었다.
비록 전반에 모따에게 한번의 기회를 주며 무너졌지만 경남은 더 이상의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전반을 마쳤다. 그리고 전반 말미 까보레의 투입이라는 승부수가 던져졌다. 까보레는 후반 시작과 함께 정윤성과 절묘한 호흡을 맞췄고 결국 두 선수의 패스 워크에 힘입어 박종우가 후반 4분 동점 골을 터트렸다.
그리고 15분 뒤에는 다시 까보레의 크로스에 이은 정윤성의 슬라이딩 슛으로 역전 골이 터졌다. 두 번의 골 장면 모두 완벽한 패스 플레이에 의한 득점이었기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K리그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를 한다는 성남에 더 아름다운 패스 축구로 대응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후반 21분 이상홍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시달렸지만 박항서 감독은 곧바로 만능 수비자원 강기원을 투입해 구멍을 메웠다. 단순히 수비에 집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까보레' 공오균' 정경호 등의 공격 자원으로 빠른 역습을 시도했다.
경기 후 동점골의 주인공 박종우는 “감독님께서 엄청나게 분석하셨다. 성남 선수 개개인의 특징과 습관' 왼발을 쓰는 지 오른발을 쓰는 지' 어떤 페인팅이 주특기인지까지 말씀해주셨다. 성남에 철저히 맞춰진 전술이 오늘 승리의 요인이다”고 말했다.
부족한 형편에도 올 시즌 최고의 돌풍을 이어가며 6강 플레이오프에 도전하고 있는 경남. 그 중심에는 전략가 ‘매직’ 박항서 감독이 있다.
성남=스포탈코리아 서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