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 2007-08-29VIEW 2127
경남FC가 성남 일화를 상대로 창단 후 첫 승을 거두며 시즌 두 번째 3연승을 달렸다. 하루 일찍 치러진 경기에서 승리한 수원에게 선두를 빼앗겼던 성남은 4연속 무승(1무 3패)의 충격에 휩싸이며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29일 오후 7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삼성하우젠 K리그 2007’ 19라운드에서 원정팀 경남은 전반 성남의 이따마르에게 골을 내줬지만 후반 박종우와 정윤성이 연속 골을 터트리며 2-1 역전승의 감격을 맛봤다. 창단 후 성남과 치른 4번의 경기에서 전패를 기록했던 경남에게는 더 없이 값진 승리였다.
9승 4무 6패를 기록한 경남은 3위 울산을 1점 차로 추격하며 4위를 유지했다. 반면 성남은 충격적인 4연속 무승을 기록하며 11승 5무 3패로 전날 전남을 꺾은 수원에 승점 2점 차로 밀리며 2위로 추락했다.
▲ 선발라인업
양팀 간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먼저 움직인 쪽은 경남이었다. 박항서 감독은 선발 명단에서 공격의 절반을 책임지는 까보레와 부상에서 돌아온 뽀뽀를 모두 대기 명단으로 빼는 선택을 했다.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산토스만이 김대건' 김종훈과 함께 수비를 책임졌다. 대신 공격은 정윤성과 이용승' 정경호 세 명의 젊은 선수에게 맡겼다. 미드필드에는 주장 김효일과 김성길' 그리고 최근 두 경기 연속골의 호조를 보이는 박종우를 투입했다. 스리백 수비를 보던 이상홍이 왼쪽 윙백으로 이동' 모따 봉쇄에 나선 것도 인상적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여유 있는 선수 층을 백분 활용했다. 김상식' 김동현' 박진섭을 대기 명단에 두고 조용형' 김철호' 최성국을 선발에 세웠다. 7월 휴식기에 피스컵을 포함한 실전을 치른데다 국가대표에 차출됐던 주전급 선수의 체력 고갈을 방지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대신 모따와 이따마르 두 외국인 선수를 전방에 두고 김두현이 2선에서 지원하는 막강 라인은 고수했다. 김영철' 조병국' 장학영이 지키는 수비라인도 가동됐다. 골키퍼 김용대는 경남의 이정래와 무실점 대결에 나섰다.
▲ 경남의 맞춤 전략에 주춤거린 성남
먼저 선제 슈팅을 나린 쪽은 경남이었다. 전반 2분 김성길이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유효 슛을 기록했다. 성남은 프리킥 상황에서 김두현의 패스를 받은 이따마르가 모따와 합작 플레이를 펼치며 경남 문전을 곧바로 위협했다. 경남은 정경호의 재치 있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전반 7분 정경호는 성남 진영에서 공을 잡고 돌파한 뒤 왼쪽으로 파고 드는 이용승을 보고 정확한 침투 패스를 찔러 주며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전반 초반 성남의 공격은 이전처럼 이뤄지지 못했다. 성남의 활화산 같은 공격을 봉쇄하기 위한 경남의 맞춤 수비 전략이 통한 것. ‘맨마킹의 달인’ 이상홍은 위치에 관계 없이 모따만 따라 다녔고 이따마르는 김대건' 최성국은 김종훈이 마크했다. 산토스가 이들 뒤에 쳐져서 커버링과 클리어링을 맡았다. 성남의 공격 줄기인 모따가 막히자 공격 위력이 반감됐고 절대적으로 김두현에게 기대는 플레이를 펼쳤다.
성남은 전반 10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16분에는 김두현의 긴 프리킥을 이따마르가 잇달아 문전에서 헤딩 슛으로 연결했지만 수비 방해에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18분에는 모따가 김두현의 침투 패스를 받아 문전으로 들어가 슈팅' 골로 성공시켰지만 그 전에 공을 컨트롤 하는 과정에서 손에 맞아 파울로 선언됐다.
▲ ‘클래스의 차이’' 모따는 특별했다
전반 20분 이후 경남 수비에 균열이 생기며 성남의 맹공이 시작됐다. 시작점은 김두현과 최성국이었다. 두 선수는 2대1 패스 플레이로 경남의 수비 망을 뚫기 시작했다. 김철호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경남은 몸을 던지는 수비와 산토스의 침착한 플레이로 버텼지만 아슬아슬한 장면이 이어졌다.
결국 전반 29분 단 한번의 허술함이 경남에게 화를 불러왔다. 이상홍이 한 순간 모따를 놓친 게 화근이었다. 이상홍과의 몸 싸움에서 이겨낸 모따가 페널티 박스 왼쪽 측면을 뚫고 들어와 낮게 크로스를 올렸고' 곧장 쇄도해 온 이따마르가 문전에서 수비 마크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 골문을 갈랐다. 골은 이따마르가 기록했지만 돋보인 것은 역시 모따의 도움이었다. 수비 마크에 밸런스가 무너지는 듯 했지만 이내 공을 향해 달려갔고 완벽한 침투와 크로스를 만들어냈다. 이상홍의 특급 맨마킹도 모따에게만큼은 통하지 않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선제 골로 기세를 올린 성남은 중앙 수비수 조병국이 전반 39분 기습적인 중거리 프리킥으로 골문을 위협했다. 조병국은 패스를 올려주는 척하다 직접 슛을 날렸고 공은 이정래의 손을 맞고 크로스바 위를 살짝 넘어갔다. 경기 흐름이 성남에게 흘러가자 박항서 감독은 전반 41분 까보레를 투입' 득점을 위한 조치를 시작했다.
▲ 환상 패스플레이' 박종우 동점골
경남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정윤성이 적극적인 포스트 플레이로 배후 공간을 열어주고 까보레가 침투해 들어가는 것이 기본적인 공격 전술. 여기에 정경호와 김성길이 2선에서 패스와 슈팅을 시도해 들어갔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정윤성' 정경호를 거친 패스가 김성길의 슈팅으로 이어졌지만 성남 수비를 맞고 나갔다.
하지만 채 3분도 지나지 않아 경남은 동점 골을 터트렸다. 까보레가 아크 정면으로 패스해준 것은 정윤성이 반대 공간으로 논스톱으로 열어준 것을 쇄도해 들어 온 박종우가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앞선 전북' 부산 두 경기에서 골을 터트렸던 박종우는 생애 첫 3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고 후반 4분 만에 동점 골을 터트린 경남은 완벽한 기세를 탔다.
성남은 김두현의 오른쪽 크로스에 이은 이따마르의 헤딩 슛으로 반격을 시도했지만 경남도 까보레의 날렵한 움직임에 이은 정경호의 중거리 슈팅으로 응수했다. 15분에는 성남 김철호가 두 차례 위협적인 공격을 연달아 펼쳤고 1분 뒤에는 김두현의 크로스를 이따마르가 다시 머리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이정래의 정면에 걸렸다.
▲ 까보레 도움' 정윤성 역전골… 성남전 첫 승
후반 중반이 넘어가면서 두 팀의 공방전은 한층 치열해졌다. 그런 열기에 불을 붙인 것은 역시 박종우의 동점골. 원정팀 경남은 동점골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듯 성남의 골대로 계속 진격했고' 성남 역시 공격으로 맞불을 놨다.
결국 후반 19분 역전 골이 터졌다. 성남 공격을 차단한 뒤 반격에 돌입한 경남은 김성길이 정확한 왼발 침투 패스로 공간을 열어주자 까보레가 왼쪽 측면에서 조병국을 완전히 제친 뒤 크로스를 올렸고 반대편에서 들어온 정윤성이 슬라이딩 슛' 득점에 성공했다. 이 역시 동점 골에 맞먹는 패스 플레이와 개인 전술이 조화된 합작품이었다. 이날 준비해 온 작전이 완벽하게 성공하자 벤치의 박항서 감독은 감격의 어퍼컷으로 환호했다.
역전 후에도 경남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29분에는 정경호가 까보레의 패스를 받아 아크 오른쪽에서 시원한 중거리 슛을 날렸다. 코스는 좋았지만 김용대 선방에 막힌 게 아쉬움.
하지만 막판에 변수가 일어났다. 후반 31분 모따에게 반칙을 가한 이상홍이 퇴장을 당한 것이다. 전반에 이미 경고 한장을 받았던 이상홍은 추가 경고가 더해졌고 주심은 퇴장을 명령했다. 수적 열세에 놓인 경남은 3분 뒤 미드필더 김성길을 빼고 강기원을 투입해 수비를 보강했다. 하지만 까보레' 정경호' 공오균 등 빠른 공격수를 전방에 두고 역습을 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 삼성 하우젠 K리그 2007 19R (8월29일-탄천종합운동장-4'235명) 성남 1 이따마르(29’) 경남 2 박종우(49’)' 정윤성(64’) *경고 : 김두현' 모따' 이따마르(성남) 김성길' 공오균' 이정래(경남) *퇴장 : 모따(89' 경고 누적' 성남)' 이상홍(76’ 경고 누적' 경남)
▲ 성남 출전선수(4-2-1-3) 김용대(GK)-조용형'김영철'조병국'장학영-손대호(67’ 김상식)'김철호-김두현-모따'이따마르(67’ 김동현)'최성국/감독:김학범 *벤치 잔류 : 김해운(GK)'한동원'남기일'박진섭
▲ 경남 출전선수(3-4-2-1) 이정래(GK)-김종훈'산토스'김대건-박종우'김성길(79’ 강기원)'김효일'이상홍-정경호'이용승(41’ 까보레)-정윤성(71’ 공오균)/감독:박항서 *벤치 잔류 : 이광석(GK)'백영철'강기원'뽀뽀
성남=스포탈코리아 서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