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 2007-06-22VIEW 2000
지난 16일 수원과의 정규리그 13라운드를 마치며 시즌 일정의 절반을 소화한 경남FC는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으로 K리그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반환점을 돈 현재 6승 3무 4패' 승점 21점으로 성남' 수원' 울산에 이어 리그 4위를 기록 중인 경남은 현재의 페이스를 이어가 6강 플레이오프가 열리는 10월 말' 최고의 축제에 가세하겠다는 각오다.
창단 2년 만에 최고의 해를 맞고 있는 경남의 전반기를 총체적으로 돌아보는 기회를 통해 ‘돌풍’의 힘을 살펴본다. 또한 박항서 감독의 전반기 결산을 통해 후반기에 대한 전망과 비전도 알아본다. 그 1편으로 월별로 경남이 보여준 경기력을 종합해봤다.
◇ 돌풍의 전조' 3월-1승 1무 1패(4득점 5실점)
국내에서의 1차 동계 훈련과 브라질에서의 2차 동계 훈련을 통해 새 시즌 담금질에 주력한 경남FC는 뽀뽀' 까보레' 김효일' 박종우' 이상홍 등을 새로이 가세시키며 전력 상승에 성공했다. 기존 베스트 멤버의 절반 가량을 바꾼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지만 박항서 감독은 조직력 면에서는 누구보다 자신감을 보였다.
3월 4일. 경남의 개막전 상대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울산이었다. 원정에서 울산을 상대하는 경남이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전반 9분 만에 울산 유경렬에게 선제 골을 내줄 때만 해도 전력 차를 절감하는 듯 했다. 하지만 실점 이후 경남은 경기를 주도하며 분위기를 바꿔나갔다. 특히 후반 정경호와 김근철의 투입을 통한 공격적 변화로 주도권을 완전히 잡았다. 결국 후반 40분 뽀뽀의 프리킥에 이은 까보레의 동점골이 터지며 1-1 무승부로 마감할 수 있었다. 시즌 첫 경기에서 경남은 자신들이 준비된 팀임을 선포했다.
6일 뒤 홈 개막전. 상대는 브라질 출신 파리아스 감독 아래에서 조직적인 모습을 보이는 포항이었다. 울산전 선전으로 기세를 올린 경남은 홈 첫 경기에서 팬들에게 승리를 안기고자 했다. 허나 욕심이 지나쳤다. 초반부터 포항을 밀어 부쳤지만 침착한 수비에 가로막히던 경남은 결국 상대 플레이메이커 따바레즈를 막지 못하고 전반과 후반 3연속 실점하며 무너졌다. 후반 29분 뽀뽀가 만회 골을 기록했지만 결과를 뒤집진 못했다. 과욕은 늘 실패를 부른다는 것을 깨달을 경기였다.
홈 패배로 풀이 죽은 경남은 컵대회에서도 좀처럼 이기지 못하며 시즌 첫 승의 갈증을 심하게 느꼈다. 인천 원정으로 맞은 정규리그 3라운드. 장거리 원정의 불리함 속에서 경기에 나선 경남은 전반 15분 김상록에게 선제 골을 내주며 앞선 경기들의 악몽에 시달리는 듯 했다. 그러나 승리에 대한 집중력이 동점골과 역전골을 불렀다. 까보레가 얻어낸 페널티 킥을 전반 32분 김근철이 성공시켰고' 9분 뒤에는 까보레가 김성길의 패스를 받아 직접 골을 터트렸다. 후반에도 공격적 자세를 취한 경남은 2-1 역전승을 지켜내며 시즌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3월 치러진 정규리그 3경기에서 1승 1무 1패라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경남은 울산' 인천을 상대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여 ‘내실 있는 팀’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 3월 정규리그 전적 03/04 울산' 원정' 1-1 무' 까보레 03/10 포항' 홈' 1-3 패' 뽀뽀 03/17 인천' 원정' 2-1 승' 까보레-김근철
◇ 지옥의 4월' 정면 돌파-2승 1무 2패(8득점 5실점)
4월과 5월은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포함 총 19경기가 열렸다. 3일 간격으로 한번씩 치르는 살인 일정에 각팀 감독들은 “이 시기에 좋은 성적을 거두는 팀이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칠 것”이라는 공통된 견해를 내놓았다. 선수 층이 얇은 경남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으로선 고민이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 모든 경기에 전력을 기울일 경우 4월도 마치지 못하고 선수들이 나가 떨어지는 상황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결국 박항서 감독은 정규리그에 절대적인 비중을 싣는 선택을 내렸다.
4월의 첫날' 경남은 대전을 만났다. 원정 경기에서 힘겨운 승부를 펼친 경남은 득점 없이 무승부로 마쳤다. 데닐손을 앞세운 대전의 매서운 한방에 위기를 맞았지만 잘 버텼고 원정에서 승점 1점을 챙겨왔다. 7일에는 전북을 상대로 홈 첫 승을 노렸다. 뽀뽀의 선제 골을 터지며 경기를 끌고 갈 때만 해도 홈 첫 승은 가까워지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 전북의 전술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고 결국 염기훈' 제칼로에 골을 내주며 1-2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계속되는 패배와 무승부로 성적이 하위권으로 떨어질 위기에 놓인 경남에게 부산 원정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다. 특히 전 시즌까지 부산에서 뛰었던 뽀뽀는 누구보다 승리를 원하고 있었다. 결국 뽀뽀의 활약이 경남에 대승을 안겨줬다. 장기인 캐논 슛으로 선취 골을 뽑은 뽀뽀는 후반 18분과 39분 까보레의 추가 골까지 도왔다. 1골 2도움의 뽀뽀와 2골의 까보레는 확실한 공격 루트로 떠올랐다.
주중 있었던 컵대회에서 수원마저 꺾으며 자신감에 찬 경남은 디펜딩 챔피언 성남을 상대로 승리에 도전했다. 그러나 성남은 특별했다. 까보레-뽀뽀 투톱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없었고 중원에서도 김두현-김상식에 끌려다녔다. 결국 김두현의 프리킥 골과 모따의 쐐기 골을 허용하며 힘 한번 쓰지 못하고 0-2로 패했다. 내용과 결과 모두 전반기 가장 부진한 경기였다.
4월의 마지막 날' 서울 원정에 나선 경남은 ‘귀네슈 태풍’이라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을 넘어야 했다. 컵대회에서 이미 한 차례 맞붙은 바 있는 서울을 상대로 박항서 감독은 주장 김효일이 빠진 가운데서도 철저한 분석과 준비로 승리를 노렸다. 결국' 경남은 탄탄한 수비와 조직적인 역습을 통해 까보레가 2골' 박혁순이 1골을 터트려 원정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경남은 전 매체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상승세의 도약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 4월 정규리그 전적 04/01 대전' 원정' 0-0 무 04/07 전북' 홈' 1-2 패' 뽀뽀 04/15 부산' 원정' 4-1 승' 까보레2-뽀뽀-산토스 04/21 성남' 홈 0-2 패 04/29 서울' 원정 3-0 승' 까보레2-박혁순
◇ 본격 도약' 무패 질주 5월-3승 1무(8득점 1실점)
5월 들어 박항서 감독은 컵대회에 미련을 완전히 버리고 정규리그에만 집중했다. 컵대회는 2진급과 경고 누적' 부상 회복 선수를 투입시키는 대신 정규리그에는 최정예 멤버를 투입했다. 그 결과 정규리그 4경기에서 3승 1무를 기록하며 무패 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서울전을 포함하며 5경기 연속 무패. 이 시기를 통해 경남은 순위를 크게 끌어올리며 수원' 울산과의 2위 싸움에까지 올라섰다.
어린이날' 경남은 홈에서 대구와 맞붙었다. 4월 최고의 성적을 거둔 대구와의 맞대결은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다. 특히 루이지뉴' 이근호' 에닝요의 삼각편대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경남은 이 세명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데 주안점을 줬다. 이상홍이 루이지뉴를 전담 마크했고 산토스는 빈 공간을 완벽하게 커버했다. 공격이 막히자 대구는 집중력을 잃기 시작했고 경남은 이날 경기의 첫 번째 슈팅을 뽀뽀가 골로 연결시켜 1-0으로 리드할 수 있었다. 후반까지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이어간 경남은 결국 리드를 유지했고 승점 3점을 챙기며 중위권에 올라섰다.
1주일 뒤 장소는 창원종합운동장. 전남을 불러 홈 2연전을 맞은 경남은 서울' 대구를 상대로 한 승리의 바통을 이어받아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특히 전술의 힘이 컸다. 평소보다 뽀뽀와 까보레의 간격을 넓힌 박항서 감독은 전남 양 윙백의 오버래핑을 저지시키는 가운데 김성길' 김효일의 활발한 공격 가담을 주문했다. 결국 뽀뽀와 까보레가 전반과 후반에 연속 골을 터트리며 2-0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전반 뽀뽀의 골이 터진 뒤에는 경기 닷새 전 한국에서 둘째 아들을 얻은 까보레를 위한 동료들의 멋진 골 뒤풀이가 어우러졌다.
정규리그 11라운드 제주 원정에서 뽀뽀의 선제 골을 지키지 못하고 아쉬운 무승부를 안고 돌아온 경남은 26일 최하위 광주를 상대로 승리에 도전했다. 전력과 안정성 면에서 광주에 우위를 누린 경남은 전반에만 까보레가 2골을 터트렸고 후반에도 뽀뽀와 이용승이 연속 골을 기록하며 4-0 대승을 거뒀다. 5월에 치른 4경기에서 패배 없이 3승 1무를 기록한 경남에겐 완벽한 한 달이었다.
※ 5월 정규리그 전적 05/05 대구' 홈' 1-0 승' 뽀뽀 05/12 전남' 홈' 2-0 승' 뽀뽀-까보레 05/19 제주' 원정' 1-1 무' 뽀뽀 05/26 광주' 원정' 4-0 승' 까보레2-뽀뽀-이용승
◇ 후반기 희망 남긴 6월-1패(3득점 5실점)
컵대회 플레이오프와 FA컵' A3 대회로 인해 3주 간의 휴식기를 치른 경남은 체력과 부상 회복에 주안점을 뒀다. FA컵에서 창원 시청을 꺾으며 16강에 진출한 경남은 ‘스타군단’ 수원과의 원정을 준비했다. 가장 부담스러운 원정 길에 나선 경남이었지만 박항서 감독과 선수들은 차분함을 잃지 않았다.
김근철의 복귀로 베스트 멤버를 가동한 경남은 전반 17분 뽀뽀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까보레가 골로 성공시키며 의외의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수원의 반격이 매서웠다. 이관우의 중거리 슛과 에두의 헤딩이 골로 이어지며 역전을 허용했고 후반 시작 이후에도 마토와 나드손에게 실점했다.
1-4로 격차가 벌어진 순간 모든 관중은 수원의 승리를 확신했지만 경남은 포기하지 않았다. 공오균이 투지의 골을 성공시키며 2골 차로 따라잡았다. 수원은 나드손이 다시 골을 기록하며 앞서갔지만 종료 직전에는 김성길이 다시 골을 성공시켰다. 3-5의 패배.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경남에겐 수원을 상대로 3골을 기록할 수 있다는 자신감' 국내 선수의 득점 성공에 의한 공격 루트 다양화 등의 성과를 얻었다.
※ 6월 정규리그 전적 06/16 수원' 원정' 3-5 패' 까보레-공오균-김성길
※ 수치로 보는 경남의 전반기 성적: 6승 3무 4패' 승점 21점 전체 승률: 46.15% 홈 승률: 2승 3패' 40% 원정 승률: 4승 3무 2패' 44.44% 총 득점 및 실점(경기당 평균):23득점(1.77골) 16실점(1.23골) 득점 분포: 까보레(10골)' 뽀뽀(7골)' 이용승' 김성길' 김근철' 산토스' 박혁순' 공오균(이상 1골) 도움 분포: 뽀뽀(9도움)' 김성길(3도움) 까보레' 박종우(2도움)' 산토스' 이용승' 김근철(이상 1도움) 최다 득점 경기: 4득점(부산 원정' 광주 원정) 최다 실점 경기: 5실점(수원 원정)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