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소중한 우리선수
홍지수 | 2007-10-26VIEW 2342
이번 시즌 K 리그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외국인 선수들의 분전이었다. 득점과 도움 등 공격 포인트 대부분에서 상위권을 독점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은' 이번 시즌 K 리그의 전체 판도를 바꿀 만큼 위력적인 것이었다. 경남 FC의 까보레와 뽀뽀는 무서운 득점과 도움 행진을 거듭하며 팀을 4강에 올려놓았고' K 리그에 새롭게 들어온 신입생인 인천 유나이티드의 데얀이나 수원 삼성의 에두 등도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다. 어느덧 터줏대감이 돼버린 성남 일화의 모따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이리네' 그리고 포항 스틸러스의 따바레즈와 전남 드래곤즈의 산드로 등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K 리그와 팬들의 곁을 지켰다.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들이 얼마나 각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었는가는' 지난 시즌 득점 랭킹 5걸에 유일하게 뽀뽀만이 올랐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가 조금 쉽다. 3년 전인 지난 2004년' 정규리그 득점 랭킹 1위부터 3위를 차지한 모나또(대구)' 제칼로(울산)' 모따(전남) 등 외국인 선수들이 K 리그의 공격 포인트를 휩쓸었을 때와 거의 비슷한 모습을 보여줬던 2007년이었다. 하지만' 당시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엄청난 골과 도움을 양산해내며 팀의 승리에 크게 공헌했던 외국인 선수들이 많았다는 점은 지난 2004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당시보다 K 리그는 물론이고 내 팀과 내 팬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선수들이 늘어났다는 점은 다른 점이다. 너무나도 미안해하던 까보레 지난 20일 토요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삼성 하우젠 K 리그 2007' 6강 플레이오프 첫 번째 경기에서' 경남은 전통의 명가 포항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그 경기를 마지막으로 2007년을 강타했던 경남의 돌풍도 함께 소멸되고 말았다. 이 경기에서 그 어떤 선수나 구단 관계자들보다 슬픈 눈으로 팀의 마지막 경기를 아쉬워하던 선수가 있었다. 바로 이번 시즌 경남 돌풍의 주역이었던 외국인 선수 까보레였다. 까보레는 이날 경기에서 후반 종료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기적 같은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모두가 포기하려는 순간 까보레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팀을 다시 끌어올렸다. 그리고 맞이한 승부차기. 까보레는 경기 내내 팀을 가장 선두에서 이끌며 포항과 싸웠지만' 마지막 승부차기에서의 실축으로 고개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의 발을 떠난 공은 골포스트를 외면하며 허공으로 날아갔고' 까보레는 날아가는 공을 끝까지 보지도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곤 다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경기 후 자신의 공식 인터뷰 차례를 기다리던 까보레에게 다가섰다. 워낙 슬픈 표정으로 땅만 바라보고 있었던 터라 쉽게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수고했다고 어깨를 토닥이려는 찰나 까보레는 'Sorry...'라는 말을 조용히 내뱉으며 미안해하고 있었다. 경기에서 진 이유가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래서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정말 미안해하고 있었다. 이번 시즌 경남이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었던 원동력도 자신 때문이었고' 그 6강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자신 때문이었다. 비록 지긴 했지만' 한 번의 실수로 그렇게 괴로워하기엔 그가 이번 시즌 경남에서 보여준 것이 너무나도 많았었다. 하지만' 까보레는 지난 시간의 환희보다는 바로 직전 상황에 대한 괴로움과 죄책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 순간 검은 피부의 까보레는 다른 나라에서 온 외국인 선수라는 수식어가 사라졌고' K 리그와 경남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우리 리그에서 뛰고 있는 정말 좋은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나라의 팀과 팬들을 그렇게까지 가슴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에 커다란 감동마저 받았었다. 이번 시즌 K 리그를 누빈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는 이런 느낌을 주는 선수들이 유독 많았다. 대전의 새로운 별이 되겠노라 자청하며 최선에 최선을 다한 데닐손이 그랬고' 팀의 승리를 위해 가벼운 부상쯤은 마다하지 않고 뛰었던 성남의 모따가 그랬다. 또' 수원의 마토나 서울의 두두도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정신력을 갖춘 그런 아름다운 외국인 선수들이었다. 눈에 보이는 득점이나 도움 같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팀의 승리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특권 의식이나 우월감 없이 내 팀과 내 팬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분명 감사할 일이었다. 앞으로도 오랜 시간 K 리그에 머물면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팬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축구 선진국의 아름다운 문화를 이 땅에도 많이 뿌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우리 K 리그를 위해 그토록 최선을 다하는 그들에게' 우리는 외국인 선수라는 이름 대신 내 선수 혹은 우리 선수라는 더 따뜻한 시선으로 불러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등 뒤에 마킹되어 있는 이름 대신 불러야 할 그들의 다른 이름은' '외국인 선수'가 아닌 국내 선수들과 어느 하나 다를바 없는 소중한 '우리 선수'니 말이다. [플라마ㅣ손병하] bluekorea@eflamma.com ================================================================================== 아침부터 눈물 나는군요. 지난시즌 까보레 선수가 터트려준 골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 그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집 가훈은 "말은 조심하고 행동은 신중하게" 입니다. 머 거창한 가훈은 아니지만 아버지께선 항상 저말을 머리속에 되세기며 생활하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저도 가끔 잊어버리고 서툰 행동과 말로 타인에게 상처를 줄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오늘하루는 저말을 다시한번 되뇌어 봐야할것같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이 게시판에 들르는 모든분들. 그리고 관계자라 글 올리는분. 모두 한번쯤 생각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