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아버지를 뛰어넘는 좋은 선수가 되겠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최원우(19' 경남)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후반 17분 교체 아웃되며 숨을 돌린 상태지만 K리그 첫 출장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탓이다. 최순호의 아들 최원우가 드디어 프로 무대 데뷔전을 가졌다. 최원우는 16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컵 9라운드 광주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해 62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 6순위로 경남에 입단한 최원우는 입단 전부터 최순호 울산 현대 미포조선 감독의 아들로 유명세를 탔다. 아버지로부터 190cm' 78kg의 좋은 체격을 물려받았지만 공격수였던 아버지와 달리 수비형 미드필더 혹은 수비수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광주전에서는 주 포지션이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가능성을 점검받았다. 공중전에 능한 그의 강점을 활용해 상대 수비를 역으로 압박하려는 박항서 감독의 전략적 선택이었다. 기대대로 최원우는 공격 일선에까지 가담하는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동료들을 도왔다. 그가 수비를 끌고 다니는 사이 발 빠른 김동찬이 공간을 침투하는 식이었다. 최원우는 "그동안 2군리그에서 뛰면서 경기 감각을 익혔지만 정식으로 프로 경기에 출장하니 모든 것이 색다른 느낌이었다"고 첫 경기 소감을 밝혔다. 선수들의 압박과 볼 관리 능력' 스피드와 파워 등 모든 면에서 그동안 경험했던 세계와는 차원이 달랐다는 것. 경기 전 긴장감을 어떻게 다스렸냐는 질문에는 "오늘 함께 첫 출장하는 (주)재덕이 형(GK)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인답게 신앙의 힘으로 여유를 찾았다는 답이다. 그렇다면 프로 데뷔전을 앞두고 있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전한 조언은 어떤 내용이었을까? 최원우는 "아버지 역시 경기에 대한 얘기보다 하나님이 지켜줄테니 자신감있게 하라는 말로 마음의 부담을 덜어줬다"며 웃었다. 팀의 패배로 첫 출장의 기쁨이 퇴색되긴 했지만 동시에 더 큰 각오를 다지게 됐다. 더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을 만큼 경기력을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이다.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항상 그의 앞에 붙게 될 아버지의 이름 역시 그가 뛰어넘어야 할 산이다. 최원우는 "앞으로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 언젠가는 아버지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큰 무대를 향해 첫 발걸음을 내딛은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창원=배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