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 2007-05-11VIEW 1995
“모두에게 이기고 싶다. 하지만 전남은 꼭 잡고 싶다.”
경남FC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친정팀 전남을 상대하는 ‘캡틴’ 김효일(29)이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최근 부상에서 돌아와 9일 서울 전에서 후반 35분여를 소화한 김효일은 경기 감각을 조금씩 쌓아가는 상태다. 그의 말대로 100% 컨디션은 아니지만 계속되는 회복 훈련을 통해 몸 상태를 체크 중이다. 특히 주말 있을 전 소속팀 전남과의 경기에서는 풀 타임을 소화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김효일이 이번 주말 경기만큼은 무리해서라도 뛰고 싶다는 것은 역시 상대의 특수성 때문이다. 이적 후 전남과 갖는 첫 경기에 대한 의미가 남다른 만큼 최대한 많은 시간 동안 뛰면서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는 것.
“제 출전 여부는 전적으로 감독님께서 판단하실 몫이에요. 저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건 압니다. 그래도 풀 타임을 뛰고 싶어요. 그 동안 팀에 기여하지 못한 부분도 있고 전남 전이기 때문에 더 욕심도 납니다. 경기 당일 아침까지 계속 몸 상태를 확인하려고요.”
지난 시즌 김효일은 전남의 FA컵 우승에 기여하며 대회 MVP에까지 올랐던 광양만의 얼굴. 그러나 자유계약 선수로 풀리면서 경남으로 이적했다. 당시 김효일은 새로운 도전을 원했고 자신을 가장 원하는 팀 경남을 선택했다. 박항서 감독 역시 그의 인화력과 리더십을 높이 사 주장이라는 요직을 맡겼다.
전남을 상대하는 데 껄끄러운 면이 없을 리 없다. 프로 선수인만큼 승부는 냉정하지만 전남에서의 좋은 기억들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승리에 집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른 팀 경기와는 느낌이 확실히 다르죠. 저도 그렇고 함께 이적해 온 박종우도 같은 심정이에요. 경기에 나가면 무조건 이겨야 하지만 전남은 특히 이기고 싶습니다. 나쁜 감정이 있는 건 아니에요. 다만 옛 동료들에게 다른 팀에서도 잘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자신이 뛰던 1년 전과 현재의 전남은 어떻게 다를까. 김효일은 역동성과 승부에 대한 강한 집착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선수 구성에 변화가 있어서 그런지 지난 시즌 전남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뭐랄까' 작년보다는 동기 부여가 부족한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길 경기도 놓치는 것 같고요.”
김효일은 자신이 뛰는 미드필더 포지션이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가 지적했듯이 전남의 강점은 기동력이 뛰어난 선수로 구성된 두터운 허리 진이다. 최전방 공격수의 결정력은 떨어지지만 미드필더들의 2선 침투를 통해 득점 부재 극복에 나서고 있다. 누가 중원 싸움에서 기세를 잡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 그 열쇠를 쥔 선수가 김효일이다. 상대를 잘 아는 만큼 자신감은 넘치고 있었다.
“송정현' 백승민 등 기동력 좋은 선수들을 잘 알죠. 작년까지 함께 뛰었으니까. 물론 그쪽도 저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경남 선수들에게 상대 선수들의 장단점을 열심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전남전 출장에 대해 유달리 집착을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다. 김효일이 부상으로 결장한 동안에도 경남은 전혀 공백을 드러내지 않고 서울' 대구를 차례로 꺾었다. 자신의 몫까지 다 해준 동료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장소는 그라운드에서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부상으로 빠져 있는 데 팀 성적이 안 좋으면 그보다 미안하고 죄책감 들 때가 없어요. 제가 빠진 동안에도 좋은 성적을 내줬으니 동료들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이젠 그 빚을 갚아야죠.”
인터뷰가 끝나기 전 김효일이 문득 되물었다. “저 없을 때 안 지니까 어떤 후배들은 형이 안 뛰어야 이긴다고 농담도 하는데' 정말 그런가요?(웃음)”
아마 경남 팬들의 답은 이럴 것이다. "혹시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주장 김효일' 당신이 돌아와서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그것만은 진실이라고요."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