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2년 차 경남FC' '박항서 매직'과 함께 성공 쓴다

관리자 | 2007-04-30VIEW 1830

“경남FC도 K리그의 복병이라고 생각합니다.” 2007시즌 K리그 개막을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항서 경남FC 감독은 누가 묻기도 전에 스스로 ‘복병론’을 꺼내며 각오를 밝혔다. 당시만 해도 그 얘기를 들은 대부분의 반응은 새 시즌에 대한 호기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개막 후 두 달이 지난 지금 박항서 감독의 자신감 넘치는 선언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29일 경남은 상암 원정에서 FC서울을 꺾고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선수 층과 재정' 시설 지원 면에서 K리그 최고라 할 수 있는 서울과는 극점을 달리고 있지만 준비된 전략의 힘은 3-0 승리라는 놀라운 결과를 이뤄냈다. 경남이 강 팀을 상대로 더 압도적인 경기를 펼쳐 보인 것은 서울전이 처음이 아니다. 개막전에서는 울산을 원정에서 패배 일보 직전까지 몰아 부쳤고 컵 대회에서는 수원을 1-0으로 꺾었다. 창단 2년 차를 맞은 K리그 막내가 일으키고 있는 파란의 힘은 무엇인가? ▲ 오해 하나' 도깨비 팀? 선택과 집중 경남FC의 힘을 알기 위해서는 두 가지 오해를 벗겨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도깨비 팀’이라는 오해다. 강 팀에 강하다는 이미지가 만들어낸 포장이다. 그러나 경남의 경기력은 어느 팀보다 꾸준하다. 경기 결과야 어떻든 상대 팀 감독은 항상 “힘든 경기를 했다”라며 경남을 평가한다. 오히려 경기를 지배하고 이끌어가는 것은 대부분 경남의 몫이라는 얘기다. 다만 경남의 문제점은 늘 그렇듯 골 결정력이었다. 경기를 주도하며 찬스를 만들어도 마무리를 짓지 못하면 최상의 결과는 무승부에 그칠 수 밖에 없다. 대신 까보레와 뽀뽀 투톱의 득점이 터지는 날에는 어김 없이 승리했다. 올 시즌 경남이 승리를 챙긴 4경기에서 나온 10득점 중 까보레와 뽀뽀가 각각 5골과 2골 4도움을 책임진 것이 그 증거다. 박항서 감독은 팀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취했다. 특히 9경기를 치르며 체력적 부담이 커진 4월에는 컵대회 경기에 의도적으로 주전을 빼고 리그에 전력을 쏟아 부었다. 체력을 비축하는 동시에 집중력까지 날카롭게 가다듬은 것. 부산-수원 전 2연승과 서울 전 대승 역시 앞서 열린 컵대회 경기를 선택적으로 운용한 결과였다. ▲ 오해 둘' 경남이 뻥축구를 한다고? 박항서 감독은 ‘기동력 축구’를 표방한다. 타 팀과 비교해서 나타나는 선수들의 기량 차를 한발 더 뛰는 축구로 커버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것을 긴 패스를 활용한 재미 없는 ‘뻥 축구’로 해석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 기동력 이상으로 박항서 감독이 강조하는 것은 조직력이다. 실제로 경남은 주로 원 터치로 이어지는 2대1 패스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간다. 허리 싸움에서도 웬만해서는 밀리지 않는다. 김효일-김근철-김성길 등 이름 값은 떨어지지만 기술과 기동력을 모두 갖춘 미드필더들은 의외로 만들어가는 예쁜 플레이를 보여준다. 박항서 감독이 취임 이후 고집하는 경남의 팀 컬러이기도 하다. 톱니바퀴처럼 맞아 들어가는 조직적인 플레이와 상대를 압도하는 강인한 기동력. 이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의 가장 큰 무기였다. 히딩크호의 수석 코치였던 박항서 감독이 세계 최고의 지도자를 보좌하는 동안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 박항서 매직과 그의 마법사들 경남의 최대 강점은 벤치에 있다. 소위 ‘박항서 매직’이라 불리는 전략과 전술의 힘이다. 대표팀' 수원' 포항 등에서 오랜 시간 수석코치 생활을 거치는 동안 박항서 감독은 아군의 전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상대의 전력을 실오라기 하나 없이 벗겨내는 지도자로 성장했다. 특히 박항서 감독은 상대의 강점이 곧 약점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강점을 무너트리지 않고서는 상대를 이길 수 없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우회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힌다. 컵대회에서 이민성의 전술적 중요도를 파악하고 그에게서 시작되는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차단하며 서울을 벼랑 끝으로 몬데 이어 리그 경기에서는 리그 최소실점의 포백을 집중 공략해 3골을 퍼부으며 승리했다. 1-0 승리를 거둔 수원전의 경우는 이관우가 빠진 허리가 공격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간파' 수비형 미드필더들에게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할 것을 지시했다. 선수 구성을 얇은 편이지만 그 내부에서 무한 경쟁을 유도한다. 그 속에서 자라난 어린 선수들이 이용승과 정경호다. 특히 경남 공격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른 이용승은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박항서 감독은 이용승을 높이 평가하며 팀의 간판인 김진용이 부상에서 돌아와도 평등하게 경쟁시킬 것이라 약속했다. 일본에서 돌아와 K리그 적응에 실패했던 김근철과 김성길은 이제 다른 팀과 비교해 꿀리지 않는 어엿한 주전이다. 김효일' 박종우' 이상홍 등 이적생들의 활약도 대단하다. 큰 돈 들이지 않고 데려온 뽀뽀와 까보레는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각각 3골 4도움' 6골을 기록하며 황금 공격진으로 자리 잡았다. 뽀뽀의 몸 값은 빅 클럽의 주전 공격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그 활약은 탁월하다. ▲ K리그 2년 차' 플레이오프 드라마 쓴다 올 시즌 경남이 잡고 있는 목표는 정규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2005년 인천 유나이티드가 보여준 시민 구단 돌풍의 바통을 이어 받아 붐 조성에 나서겠다는 것이 박항서 감독과 선수들의 각오다. 실제로 경남은 개막 후 6-8위 사이를 오가는 꾸준한 성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가시권에 속해 있다. 홈에서 승률을 높이고 골 결정력을 강화해 내용뿐만 아니라 결과에서도 이기는 것이 남은 과제. 주전들의 체력 고갈에 대비한 유연한 선수 운용도 박항서 감독이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주말 서울 전을 계기로 자신감을 충전한 경남은 오는 2일 대전을 상대로 컵대회에서 본격적인 승리 몰이에 나선다.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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