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운명이다. 그러나 프로의 숙명이기도 하다. 몇 개월 전만 해도 각각 부산과 경남의 유니폼을 입었던 두 선수가 이제는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고 친정팀을 향해 창을 겨누고 있다.
14일 마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경남FC와 부산 아이파크의 삼성하우젠컵 1라운드에서 유달리 눈길을 끄는 두 선수는 양 팀의 공격을 짊어진 외국인 선수 뽀뽀(29)와 루시아노(25)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뽀뽀는 부산의' 루시아노는 경남의 공격 첨병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겨울 사이 각각 경남과 부산으로 팀을 옮긴 것이다.
이적 과정은 닮은 듯 다르다. 닮은 점은 토사구팽당했다는 것이고' 다른 점은 새 팀에서의 기대나 대접 수준이다.
뽀뽀는 지난 시즌 부산에서 20골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앤디 에글리 감독의 색깔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그러자 공격력 보강이 절실한 경남의 박항서 감독이 서둘러 영입했다. 개막전부터 풀타임 출장 중인 뽀뽀는 1골 1도움으로 경남 공격의 중심축 역할을 맡고 있다.
반면' 루시아노는 막판까지 마땅한 공격수를 영입하지 못한 부산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카드다. 2005년 부산에서 9골 3도움을 기록하며 전기리그 우승에 기여하긴 했지만 에글리 감독이 원한 선수는 아니다. 올 시즌 K리그에서도 두 경기째 교체로만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에글리 감독은 경남전 예상 선발 명단에 루시아노를 올려놓았다. 힘 넘치는 플레이와 넓은 활동 범위의 루시아노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넘어 경남 수비를 잘 아는 공격수로 해결을 보겠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뽀뽀 역시 부산을 잘 안다. 2005년 K리그 무대를 밟은 뒤 두 시즌 동안 동고동락했던 팀이다. 이안 포터필드-에글리로 이어지는 외국인 감독들이 고수하고 있는 포백 수비라인을 새로운 공격 파트너 까보레와 함께 허무는 것이 그의 목표다.
상대팀 외국인 공격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양 팀 사령탑' 박항서 감독과 에글리 감독이 이들을 어떻게 봉쇄할지도 관심거리다. 박항서 감독은 “루시아노의 장점과 버릇은 다 파악하고 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직접 뽀뽀를 내친 에글리 감독도 호락호락 당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스포탈코리아 서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