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2006-11-08VIEW 1773
“성적에는 만족할 수 없지만 희망을 발견한 한 해였다.”
신생팀 경남FC의 창단 감독으로 K리그에서 열전을 펼친 박항서 감독이 올 시즌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박 감독은 8일 오후 함안 클럽하우스에서 2006년을 결산하는 자리를 갖고 전후기 통합성적(10위)에는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신생팀으로서의 패기와 가능성을 보여준 것에는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해 동안 가장 어려웠던 시기로는 선수단을 막 구성해 모래알 같은 조직력으로 경기를 치러야했던 시즌 초반을 꼽았다. 이후 경기를 거듭할수록 적응력이 키워지고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시즌 막판 주전 선수들의 체력 고갈로 일관된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새 시즌 선수 보강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도 밝혔다. 박 감독은 올시즌 득점에 비해 실점이 너무 많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내년에는 미드필드와 수비라인이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FA(자유계약)로 풀리는 국내 선수들 중 보강할 자원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는 산토스만 재계약을 확정하고 하리와 루시아노는 내보내기로 했다. 하리를 대신할 선수로 이미 부산 아이파크에서 뛰던 특급 미드필더 뽀뽀를 영입한 상태다. 루시아노를 대체할 선수로는 남미 출신의 파괴력 있는 공격수를 물색해 이적 협상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박항서 감독을 비롯해 윤덕여 수석코치' 하석주 코치 등 코칭스태프 전원과 김진용' 산토스' 이정래 등 주요 선수들이 참가했다.
다음은 경남의 2006 시즌 결산 인터뷰 전문.
박항서 감독 일문일답
- 올시즌을 마무리하는 소감은.
11월 5일 서울전을 끝으로 K리그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다. 올해 경남도민들의 많은 성원과 기대 속에 창단했는데 전.후기 통합 성적은 10위' 컵대회는 3위로 마감했다. 성적에 대해 만족할 수는 없지만 희망도 발견한 한 해였다. 올해 나타난 많은 문제점들을 보완해 내년에는 도민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시즌 개막 전 예상과 실제 결과를 비교한다면.
동계 훈련을 시작하면서 선수들에게 올해 18승을 채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전기리그' 컵대회' 후기리그 별로 6승씩만 거두자는 각오였다. 결과적으로 18승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무승부 기록까지 합하면 나쁘지 않았다. 전기리그와 후기리그에서의 차이가 많을 뿐 전체 목표치에는 거의 도달했던 것 같다.
- 경기를 치르면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라면?
3' 4월이었던 것 같다. 시즌이 개막된 3월에 5경기를 치렀는데 1승2무2패를 기록했고' 4월의 6경기에서는 1승2무3패를 기록했다. 창단 초기 조직력에서 문제점이 많이 드러났던 시기였다. 5월부터는 승률이 조금씩 올라갔고 7월 컵대회에서는 80%의 승률을 기록하면서 안정감을 찾았다.
- 컵대회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후기리그 초반에는 상승세가 꺾였다. 선수단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우리팀의 특징은 기동력을 바탕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후반기 들어 갑자기 경기장에서 이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해 보았다.
우리 선수들의 2005년 출전 기록을 살펴봤다. 90분 기준으로 20경기(1800분) 이상 뛴 선수가 3' 4명에 불과했다. 경기 수가 아닌 분(分)으로 환산해서 1300분 이상 소화한 선수는 5명' 10경기 이하 소화한 선수가 여남은 명이었다. 그외는 K리그 출전 경험이 전무했다.
이렇게 출전 시간을 데이터화하니까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전년도에 이렇게 많은 경기를 뛰어본 선수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올해 컵대회까지 대략 25경기를 소화했는데' 이는 전년도 출전 시간을 상회하는 것이다. 생리학적으로 겪어보지 않았던 부분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 같다. 의욕은 있으되 장기레이스에 대한 체력 조절이 잘 되지 않았던 것이다.
- 올시즌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선수라면?
처음에 큰 기대를 갖고 있었던 선수들의 활약은 미흡했던 것 같다. 오히려 연습생으로 왔던 이정래와 강민혁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면서 주전으로 자리잡았고 전 소속팀에서 자리잡지 못했던 김근철과 김성길' 김종경 등 어린 선수들도 많은 성장을 보였다. 정경호의 경우 팀에서 많이 뛰지는 못했지만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유망한 자원으로 성장했다.
- 뽀뽀의 경남행이 유력하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나? 새 시즌 외국인 선수 운영 계획은?
우리팀이 골 결정력이 부족해 구단과 외국인 공격수 영입에 관해 계속해서 논의해왔다. 산토스는 어제(7일) 날짜로 계약이 종료되어서 재계약을 완료했다. 하리는 올시즌 활약이 기대치에 못미쳐서 다른 선수로의 대체가 불가피했다. 뽀뽀와 접촉이 있었는데' 다행히 계약이 성사되었다.
뽀뽀는 우리팀의 빈곤한 득점력을 보강해줄 자원이 될 것이다. K리그에 잘 적응하고 있는데다 활동 반경이 넓은 선수여서 내가 추구하는 축구에 잘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일단 산토스와 뽀뽀의 영입은 확정되었고 루시아노를 대체할 자원은 현재 논의중인 상태다. 그밖에 실점이 많은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자리에 대한 보강이 필요한데' 이는 FA로 풀리는 국내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 11월 10일 이라크 국가대표팀과의 친선전이 남아있는데.
친선전 성사 경위는 잘 모르겠다. 우리팀은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어느 나라건 대표팀과 경기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좋은 기회다. 해외 전지훈련도 가는 마당인데 우리나라로 오는 수준급 팀과 경기를 치르는 것은 경험 축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잔부상이 있는 선수들은 내년을 위해 쉬게 할 생각이지만 가능한 주전 선수들을 모두 뛰게 할 생각이다.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다. 대표팀과의 경기 경험은 경기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내년에는 K리그가 단일리그로 전환되고 6강 플레이오프제가 도입될 예정이다. 경남의 득실을 따져본다면.
백업 요원이 많지 않은 우리팀의 경우 전.후기로 나누고 컵대회를 치르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대다수 축구 강국에서는 단일리그 방식으로 치르는 것이 정석이다. 단일리그로 치르는 것은 불리한 상황이지만 6강 플레이오프제의 도입은 우리에게도 또다른 기회를 주는 것 같다. 빅 클럽 감독들은 단일리그 후에 6강 플레이오프 토너먼트가 정통성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반대한다고 하는데' 그 분들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리처럼 선수 구성이 넉넉치 않은 구단에는 동기부여가 된다.
- 앞으로 선수단 일정은 어떻게 되나? 2007년 목표는?
11월 10일 이라크전이 끝나면 올시즌 공식 일정은 모두 마무리된다. 13일부터 일주일간 회복훈련을 후 짧은 휴가를 가질 예정이다. 12월 4일부터 23일까지 함안에서 다시 훈련을 갖는데' 이때는 올시즌 출전시간별로 선수들을 그룹화해 그룹별로 각기 다른 훈련을 실시하게 된다. 내년초에는 해외 전지훈련도 계획 중이다. 구체적인 장소는 정하지 않았지만 남미 쪽이 될 것 같다. 우리팀은 실전 경험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여러 팀들과 경기 일정을 잡을 수 있는 곳으로 떠날 예정이다.
올시즌 우리팀은 득점에 비해 실점이 많았다. 14개팀 중 득실차(-13)가 가장 크다. 내년 플레이오프 6강 팀에 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득점을 늘리고 실점을 줄여야 한다. 올시즌 13개팀을 상대로 26경기를 치른 것을 기준으로' 최소한 승점 35점은 되어야 중위권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 또 70분대에 실점률이 높은데 집중력과 체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교체 요원을 육성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전술적인 보완도 병행하겠다.
주요 선수 시즌 총평
김진용(FW' 30출장 7득점 4도움)
올해 15골 이상이 목표였는데 부상 등으로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앞으로 동계훈련과 전지훈련에 좀더 신경을 많이 써서 득점력을 보강하겠다. 후기리그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뛰었는데 센터포워드든 미드필더든 포지션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내년에는 기동력과 조직력을 잘 살린 축구를 보여 더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정래(GK' 39출장 49실점)
올시즌 전 경기를 소화한 것은 만족스럽다. 하지만 골은 14개 팀 중 가장 많이 먹었다. 경기를 많이 소화하면서 경기력이 좋아졌는데 내년에는 실점율을 더 줄여서 안정감있는 방어를 보이고 싶다. 골을 허용하지 않으면 최소한 비기는 거니까 수비라인과 호흡을 잘 맞춰 실점을 최소화하겠다.
김성길(MF' 30출장 2득점 4도움)
중앙 미드필더로 뛰는데 아직은 수비를 더 보완해야 한다고 느낀다. 원래 수비보다 공격에 좀더 자신이 있는데' 수비 가담에 대해 의식하면서도 잘 안되는 부분이 있다. 내년에는 감독님이 요구하시는대로 잘 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올텐데 계속 게임에 뛰고 싶다. 나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겠다.
김종경(MF' 23출장 4득점)
23경기에 뛰었는데 개인적으로 출장수에는 만족한다. 시즌 초반 부상이 있어서 어려웠는데 막바지에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뛸 수 있었다. 내년에는 초반부터 기회를 잡아서 올해보다 더 좋은 경기를 보이겠다.
산토스(DF' 34출장 2득점)
경남이 신생팀이다 보니 다른팀에 비해 선수들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2003년에 한국에 와서 4년 동안 뛰고 있는데 앞으로 2' 3년 더 뛰고 한국에서 은퇴하고 싶다. 주위에서 나이 얘기를 많이 하는데 나이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강민혁(DF' 35출장 1득점)
감독님이 출장 기회를 많이 주셔서 좋았다. 앞으로도 계속 경남에서 뛰게 해주시면 좋겠다(웃음). 지역적인 수비보다 대인마크에 자신이 있다. 상대의 볼을 자르기 위해 압박하다가도 뒷공간을 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보완해야 할 점이다. 내년에는 철벽수비를 보이도록 열심히 하겠다.
신병호(26출장 5득점)
팀에 많은 도움이 됐어야 하는데 지난 시즌의 부상 때문에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던 것 같다. 올시즌 아쉬운 점이 많지만 내년 시즌을 대비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동계훈련에서 부상 없이 착실한 모습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겠다. 올해보다 2' 3배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스포탈코리아 배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