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막 주인공은 누가 될까`에 축구 팬들의 모든 관심이 집중되어 있던 지난 29일 창원 종합운동장에서는 또 다른 흥미로운 경기가 열렸다. `AFC 챔피언스리그 2006` 결승전을 대비해 주전들을 모두 쉬게 한 전북과 대부분의 주전이 모두 출장한 경남의 맞대결이 그것이다. 이 경기는 `과연 1진과 2진이 경기를 하면 어떤 차이가 얼마나 날까`라는 축구 팬들의 호기심에 대한 정답을 제시해 주었다. 이 경기에서 전북은 보띠(29경기 출전)와 최영훈(20경기 출전)을 제외한 12명의 선수가 올 시즌 10경기 미만을 소화한 선수로 구성됐다. 김종천' 이재현' 한제광은 올 시즌 단 한 차례만 출장했으며 그나마 수비수 정수종이 9경기에 출장해 가장 많은 출장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분명 2진급 구성이었다. 반면 경남은 산토스와 백영철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했을 뿐 올 시즌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던 선수들을 모두 출장시켰다. 산토스를 대신해 출장한 강기원도 올 시즌 17경기나 출장한 바 있어 사실상 모든 전력을 총동원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전북의 2진과 경남의 1진이 맞붙은 이 경기는 `노련함`의 차이가 어떠한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정확히 보여줬다. 경남은 시종일관 전북의 모든 포지션을 압도하지 않았다. 단지 패기와 힘으로 도전해온 전북의 허점을 잘 짚어내며 꼭 필요한 위치를 선점할 뿐이었다. 경기 초반 경남이 강력한 투톱을 활용해 전북을 밀어붙이자 전북은 수비에 치중하며 실점을 막아냈다. 이후 전북이 경기력을 되찾고 미드필드를 강화하자 경남은 뒤로 물러나며 전북의 전진을 유도하는 `미끼`를 던졌다. 올 시즌 경기 경험이 부족한 전북 선수들은 경남이 뒤로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자신감을 갖고 전진하며 공격 횟수를 높여나갔다. 전북 선수들이 중원으로 치고 올라오자 노련한 경남은 단 두 명의 선수만으로 첫 골을 만들어 냈다. 신승호가 크로스를 올리고 루시아노게 헤딩슛을 성공시키는 동안 다른 모든 선수들은 전북 선수들을 끌어내는데 주력했을 뿐이었다. 루시아노와 전북 수비수가 일대일 경합을 하도록 만든 경남의 `노련함`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선제골을 허용한 전북은 보띠를 투입하며 공격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전북의 주전 미드필더인 보띠는 경기에 투입되자마자 빠른 드리블로 전북의 공격력에 집중력을 더했고 간간이 슈팅까지 시도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보띠의 투입으로 전북 선수들이 또 다시 자신감을 갖고 공세를 취하자 경남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역습을 시도해 추가골을 만들어 냈다. 전북의 공격을 갑작스런 중원 압박으로 끊어낸 경남은 긴 전진패스를 루시아노에 연결했고 전북이 수비진을 정비할 시간도 없이 두 번째 골을 만들어 냈다. 첫 번째 골과 완벽히 똑같은 경기운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북은 또 다시 당한 것이었다. 후반전에도 경남은 힘들이지 않고 전북의 공격 길목을 막아서며 공격을 이어나갔다. 역시 파상공세를 취하지는 않았지만 전북의 뒷공간을 활용하는 플레이는 몇 차례의 득점 기회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이에 상대 수비의 실수를 틈타 신병호가 한 골을 추가한 경남은 전북에 3-0 완승을 거뒀다. 만약 `AFC 챔피언스리그 2006` 결승전에 진출한 전북의 1진이 경남과 경기를 했더라도 0-3이라는 일방적인 결과가 나왔을까. 물론 가능성은 있지만 그 가능성이 희박한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날의 경기 결과는 1진과 2진의 차이로 봐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스포탈코리아 손춘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