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 2006-09-10VIEW 1840
이날 루시아노-신병호 투톱 아래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김진용은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폭넓은 움직임을 보이며 대구 수비진을 교란했다. 루시아노와 신병호가 상대 수비수를 끌고 측면으로 빠지면 번개같이 침투해 슛을 시도하고' 수비시에는 미드필드 깊숙이 내려와 중원을 두텁게 만들었다.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대구 수비진을 괴롭힌 김진용은 결국 후반 5분 자신의 발로 팀의 첫골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김성길의 프리킥이 루시아노와 상대 골키퍼 백민철을 한 차례씩 맞고 혼전 중 흘러나오자 어느 틈엔가 골지역 왼쪽으로 쇄도한 김진용이 강력한 왼발슛으로 연결했다.
김진용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대구의 반격이 이어지던 후반 18분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상대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아크 정면에서 상대 수비 2명을 등진 상태로 볼을 키핑하던 김진용은 이들의 마크를 뚫고 번개 같은 터닝슛을 시도하며 대구 골망을 흔들었다.
김진용의 슛은 워낙 위력이 강해 백민철로서는 꼼짝없이 지켜볼 뿐이었다. 볼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강타하고 그대로 골라인을 넘어섰다. 경남이 후기리그 4경기 만에 첫승을 올리는데 밑거름이 되는 활약이었다.
부담감 떨치니 ‘펄펄’
올시즌 경남의 창단 멤버로 울산에서 경남으로 이적한 김진용은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팀의 ‘간판’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전기리그에서는 1골 1도움에 그쳤고 하우젠컵에서도 1골 1도움으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부상까지 겹치면서 부진이 이어졌다.
그러나 후기리그에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제주와의 개막전에서는 과감한 중앙 돌파 후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구석으로 가볍게 차 넣어 선제골을 성공시켰고' 인천전에서는 신승호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팀의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후기리그에서의 골 행진이 모두 감각적이고 동물적인 ‘킬러 본능’에 기인한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완벽한 부활이다.
“전기리그 때 팀 성적과 개인 성적 모두 좋지 않아 후기리그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후기리그 개막전에서 골을 성공시키면서 자신감이 회복됐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은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기회는 반드시 오게 마련
경남은 후기 들어 스리톱-투톱 전술을 번갈아 활용하며 공격진을 운용하고 있다. 김진용은 변칙 전술의 키를 쥐고 있다. 스리톱일 경우 윙포워드로 나서 루시아노의 득점을 돕고' 투톱일 경우 김근철-김성길 등 미드필더들의 지원을 받아 직접 골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최근에는 그의 폭넓은 움직임을 이용한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출장하고 있다. 미드필드에서부터 상대 수비를 분쇄하고 틈이 날 때마다 직접 슈팅을 시도하며 상대의 허를 찌른다.
박항서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장시킨 김진용의 움직임이 좋았다”면서 “경험이 더 쌓이면 경기 운영이 한층 여유로워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으로도 그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중용하겠다는 뜻을 시사하는 말이다.
이에 대한 김진용의 답변이 믿음직스럽다.
“딱히 어느 포지션이 편하다거나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내 역할은 공격수이고' 목표는 골을 넣는 것이기 때문에 골을 넣는 데 충실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에서 뛰든 기회는 반드시 오게 마련입니다.”
“후기에는 많은 골로 홈팬들 즐겁게 할 것”
공격 파트너인 브라질 용병 루시아노도 후기리그에서 상승세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경기를 할수록 둘의 호흡은 더욱 잘 맞아들고 있다. 루시아노는 페널티 진영에서 타겟형 스트라이커로 파괴력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김진용은 좌우를 크게 휘젓고 다니며 기회를 만들어낸다. 서로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호흡이 갈수록 매끄러워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김근철' 김성길 등 뛰어난 킥력을 소유한 미드필더들은 세트피스에서의 득점력에 자신감을 더해주고 있다. 정경호' 백영철 등 빠르고 기술 좋은 공격자원들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경남의 공격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반기에는 개인적으로 부진한 모습이어서 홈팬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것 같습니다. 후기리그에는 골을 많이 넣어서 팬들을 즐겁게 해드리겠습니다. 홈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 주시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겁니다.”
태극마크에 대한 꿈도 접지는 않았다. 그러나 욕심을 내거나 조바심은 갖지 않으려 한다.
“대표팀에 대한 미련이 없지는 않지만 지금 당장은 K리그에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앞으로도 기회는 계속 찾아올테니까요. 지켜봐 주십시오.”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