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2013시즌 결산] 롤러코스터 탄 경남' 그래도 이들이 있었기에

인터풋불 | 2013-12-12VIEW 2154

경남FC는 2년 5개월간 팀을 이끌던 최진한 감독이 5월 22일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29일 ‘유고 명장’ 페트코비치 감독이 경남의 새 수장이 됐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지난 2009년부터 2010년 6월까지 1년 반 동안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다. 2009년에는 인천을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정교한 패스와 빠른 역습을 활용해 공격축구를 구사하는 그의 축구철학은 경남의 기존 스타일과 유사했다. 이미 K리그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기대만큼 첫 출발도 상쾌했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6월 23일 데뷔전에서 대전을 6-0으로 대파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그러나 그는 “이 승리가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축구라는 건 지금보다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 있다”며 긴장을 끈을 늦추지 않았다. 페트코비치 감독의 말처럼 이후 경남은 3연패의 늪에 빠졌다. 7월 16일 인천에 1-0으로 승리하며 다시 반전의 물꼬를 트는 듯했으나 다시 기나긴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사실 경남은 시즌 초반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나름 순항했다. 아니' 순항보다 ‘이’ 대신 ‘잇몸' 으로 버텼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러나 이 ‘잇몸’조차 성치 않았다. 주전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 결정적인 순간에 발목을 잡았다. 경남 공격 축구의 상징인 김인한이 3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장기간 이탈한 것을 시작으로 6월 최영준' 강승조' 조재철' 보산치치' 부발로' 루크까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공수 무게감이 확실히 떨어졌다. 전술적으로 원톱의 부재도 컸다. 시즌 초부터 이재안-부발로를 번갈아 가며 원톱으로 기용했다. 사실상 제로톱에 가까웠는데 해결사가 없으니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고배를 마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연봉을 백지 위임한 정성훈을 데려왔다.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는가 싶더니' 아쉽게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경남은 하위 스플릿까지 떨어지는 아픔까지 겪었다. 졸지에 강등 후보까지 내몰렸다. 그래도 페트코비치 감독은 선수들을 끝까지 믿었고' 이에 선수들도 기필코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강한 정신력과 함께 부상자들이 속속 복귀하면서 강등의 그림자를 지워갔다. 8월 허리부상으로 시즌 아웃인 줄 알았던 김형범(29)은 빠르게 회복해 팀 잔류를 이끌었다. 오른발에서 뿜어져 나오는 날카로운 패스와 슈팅' 프리킥으로 팀 공격의 구심적 역할을 했다. 3월 햄스트링 부상으로 8개월 동안 그라운드를 떠나 있던 김인한(25)의 복귀도 큰 힘이 됐다. 11월 24일 제주 원정에서 강종국의 천금 결승골을 도우며 경남은 1-0 승리' 사실상 클래식 잔류를 확정했다. <진주고 출신 강종국' 입단 첫 해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제주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최전방 공격수 강종국(22)의 발견은 올 시즌 가장 큰 수확이었다. 강종국은 11월 16일 강원전 도움을 시작으로 제주전(24일)에서 결승골을 터트렸다. 27일 대전전(1-1 무)에서는 다이빙 헤딩슛으로 귀중한 동점골을 뽑아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3경기 모두 교체 출전이었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강종국을 왜 이제서야 투입했는지 후회된다”며 강종국의 활약을 높게 평가하면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신예 강종국 덕에 경남은 내년에 윗물에서 놀 수 있게 됐다. 마지막으로 경남 잔류의 언성히어로가 있으니' 바로 백전노장 골키퍼 백민철(36)이다. 백민철은 올 시즌 리그 21경기에 출전해 20실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2000년 프로 입문 후 두 번째 0점대 방어율(2004년 광주 상무 시절' 6경기 5실점)을 기록했다. 수비진이 온전치 않은 상황에서도 결정적인 선방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경기는 9월 24일 대구전에서 한 경기 두 번의 페널티킥 상황에서 송창호' 아사모아의 킥을 연달아 막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경남은 지난 시즌 도시민구단 중 유일하게 상위 스플릿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에는 하위 스플릿에 강등후보까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은 2년이었다. 비록 올 시즌 11위로 마쳤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은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인터풋볼 이현민 기자 사진=경남FC ⓒ (좌)김형범-(중)김인한·강종국-(우)백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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