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코비치호의 본격 출항을 알린 경남FC가 성적과 흥행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잡기 위해 분주하다. 경남은 23일 대전과의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에서 화끈한 골잔치를 벌이며 6-0 대승을 이끌어냈다. 많은 골만큼이나 내용도 일품이었다. 중원 장악을 통한 높은 점유율' 빠른 역습에 이은 정교한 패스와 결정력까지. 한달 새 경남이 완전히 달라졌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 경기 잘했다고 방심하거나 들떠서는 안 된다. 첫 경기를 잘하는 바람에 앞으로가 걱정이다”라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그래도 홈 이전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뿌듯하다. 양산 시민들에게 경남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홈에서는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며 결의를 다졌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며 뿌듯해 하던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경남 프런트다. 경남은 23일 창원축구센터를 떠나 양산종합운동장에서 경기를 치렀다. 올 시즌 ‘도민 속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경남은 축구 저변확대와 붐 조성을 위해 도내 다른 지역에서 이전 경기를 개최했다. 첫 번째 장소가 양산이었다. 경남 구단 직원들은 3주간 휴식기에도 쉴 틈이 없었다. 양산 지역을 돌며 경남 알리기에 적극 나섰고' 경기장 주변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양해를 구했다. 2007년 10월 10일 수원전 이후 약 6년여 만에 열리는 경기라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팬을 끌어 모았다. 2007년 당시 2만 3'192명이 입장했던 과거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이날 경기에서 ‘2만 관중’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런데 경기 전부터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구단 프런트들은 비가 너무 야속했다.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목표였던 2만은커녕' 자칫 텅빈 경기장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다행히 궂은 날씨에도 양산 시민들은 의리를 지켰다. 경기장 주변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참여하느라 입장이 늦었던 것.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린 뒤에도 우산을 들고' 우의를 입은 관중들이 속속 입장했다. 이날 입장한 관중은 6'259명. 당초 목표했던 2만명에 3분의 1 수준이었지만 많은 빗속에도 팬들은 90분 내내 열렬한 환호를 보내며 경남의 승리를 기원했다. 때마침 6골이 터지며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경남 관계자는 “목표인 2만명을 달성하지 못했으나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7천여명 가까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창원축구센터를 떠나 이전경기를 준비하는데 번거로움이 많지만 팬들께서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 앞으로 맑은 날씨 속에서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벤트로 찾아 뵙고 싶다”는 진심을 전했다. 경남은 다른 구단과 달리 지역 연고 범위가 넓어 팬 확보와 저변 확대를 위해 이전경기 개최 했고' 성공적인 시도였다는 평가다. 양산에 이어 7월에는 밀양에서 홈경기를 계획 중이다. 첫 단추를 잘 꿴 페트코비치호와 경남 프런트가 한데 힘을 모아 성적과 관중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인터풋볼 이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