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생' 올해 나이 만 24세. 보통 선수라면 길어봐야 프로 3-4년 차에 해당되는 나이지만 경남FC의 미드필더 안상현은 올해로 무려 프로 데뷔 9년 차다. 프로 생활만 따지면 소속팀 경남FC에서 그보다 오래 뛴 선수는 K-리그의 살아 있는 전설 김병지(40) 밖에 없다. 2003년 안양LG 입단 당시 그의 동기가 이정수' 김치곤 등 대여섯살 많은 형들이었으니 시간의 흐름을 알만 하다. 안상현을 보면서 조광래 감독은 “처음엔 상현이가 (이)청용이보다 더 잘했다고”라는 말을 버릇처럼 내뱉는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이청용과 안상현의 현재의 위치는 하늘과 땅 차이지만 프로로서의 출발 당시로 돌아가면 조광래 감독의 얘기를 이해할 수 있다. 안상현은 과거 조광래 감독이 안양LG를 이끌던 당시 중학생 선수들을 전격 영입하던 첫 해의 입단 선수다. 능곡중학교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름을 날리던 그의 재능을 눈 여겨 본 조광래 감독이 가장 먼저 찜해서 데려왔다. 이후 U-17 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세계 대회에 참가하고 17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2군 경기에 자주 출장하며 될성부른 떡잎으로 평가 받았다. 입단 2년 째이던 2004년 전남과의 컵대회 경기에서 선발 출전하며 데뷔전을 치를 때만 해도 안상현은 성공 가도를 달릴 것 같았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계속 내리막이었다. 2007년 11경기에 출전한 것인 그가 경험한 최고의 시즌이었고 2008년까지 6년 간 K-리그 15경기에 뛴 것이 전부였다. 무릎 연골 부상과 팔 부상 등 큰 부상이 잇따르자 자신감을 떨어졌고 ‘미완의 대기’로 20대를 맞았다. 그러던 안상현에게 반전의 기회가 온 것은 2009년 여름이었다. 자신을 프로 무대로 이끈 조광래 감독이 ‘한번 해보자’라며 경남으로의 이적을 제의했다. 안상현도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고 1년 6개월 임대 형식으로 경남에 합류하게 됐다. 2009년 안상현은 경남에서 후반기 9경기에 출전하며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회복했다. 수치 상으로는 돋보이지 않았지만 조광래 감독은 “상현이가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되면서 팀의 패스 전개나 중원 장악에 한층 힘을 얻었다”라고 평가했다. 과거만큼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팀의 조직력에는 빨리 녹아 들었다는 얘기다. 현재 안상현은 터키 안탈리아에서 진행 중인 경남의 전지훈련에서 매 경기 주전으로 출전하고 중이다. 2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 몸 상태로 동계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는 그는 번뜩이는 플레이와 패스로 자신의 창의성이 죽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조광래 감독도 현재 상태라면 안상현에게 미드필드의 한 자리를 능히 맡길 수 있을 것이라며 웃음을 짓는다. 안상현은 “2010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강력한 도전 의식을 갖고 올 시즌을 임하겠다”라고 말한다. 프로에 몸을 담근 지 9년 만에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기대하는 그다. 어렸을 때는 자신의 개인 플레이에 집착했지만 이제는 팀과의 조화로운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프로 입단 후 보낸 지난 세월을 뒤로 하고 신인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을 품은 안상현은 “팀에 헌신하는 선수가 되겠다. 나를 이끌어 주신 조광래 감독님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라며 부활 의지를 되새겼다. 2005년 PSV 에인트호벤 입단 테스트를 받으면 화제가 됐던 그는 “그때는 어린 나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매달리지 않았다. 가장 많이 후회하는 일이다. 2010년 경남에서는 그때와 같은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라며 잊혀졌던 천재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스포탈코리아 서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