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팀인 경남FC에서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기록의 사나이’ 김병지(39)가 시즌 최고의 승리를 자신의 두 손으로 만들어냈다. 김병지는 6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정규리그 22라운드에서 슈바의 페널티킥을 완벽한 선방으로 막아냈다. 전남 공격의 핵인 슈바는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왼쪽 구석으로 강하게 찼지만 김병지가 방향을 완벽하게 읽고 몸을 던져 방어한 것이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동점골을 내줄 수 있었던 경남은 김병지의 이 선방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고 이후 김동찬' 이훈' 송호영의 연속 골로 4-1 대승의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김병지는 페널티킥 선방 장면에서 머리 싸움과 자신의 기량보다 행운 쪽이 컸다고 고백했다. 경기 전날 그는 혹시나 페널티킥 상황이 올까 싶어서 동료들에게 슈바가 어디로 주로 차는 지를 물어봤다. 하지만 경남에는 전남 출신이 없다 보니 슈바의 스타일을 아는 선수가 없었다. 김병지는 골키퍼로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페널티킥 상황에서 한쪽을 버리고 한쪽을 완벽히 막기로 결심했고' 키커의 왼쪽이자 골키퍼의 오른쪽 방향으로 뛰기로 다짐했다. “미리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오른쪽을 선택했는데 마침 슈바가 오른쪽으로 슛을 찼다. 오늘 운은 나와 경남에게 주어졌던 것 같다. 실점하면 다시 우리가 반전하기 위한 고민이 컸겠지만 내가 막고 추가 골 넣어서 승리로 마칠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린 경남은 승점 25점을 차지하며 중위권 도약의 확실한 발판을 마련했다. 한달 전만 해도 14위에 쳐져 있었지만 6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에도 승점 5점 차로 다가섰다. 김병지는 팀 내부에 할 수 있다는 확실한 기운이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술적으로 준비된 경기력이 후반기 경남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즘 들어 선수들이 승리에 대한 기분을 느끼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우리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지만 근래에 와서는 할 수 있다는 마침표가 생겼다. 동생들이 장점이 많다. 마지막에 지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보여주고 있어 자랑스럽다.” “전술적으로 우리가 준비를 잘한다. 오늘 득점 장면을 봤겠지만 다들 비슷비슷하다. 전날 경기 미팅을 하면 정말 멋진 작전이 나온다. 상대 약점을 파고 드는 약속된 플레이와 살아 있는 정신으로 자기 역할에 충실하니까 그 작전이 이뤄진다. 공격수들이 무리하지 않고 어시스트로 득점을 만들어가는 것도 반갑다.” 이날 전남전을 통해 통산 493경기째를 소화한 김병지는 5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에 7경기 차로 접근했다. 남은 정규리그 경기에 모두 출전하면 김병지는 올 시즌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기록에 집착하진 않는 그였지만 팀이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성공을 그리는 순간 자신의 위대한 역사도 세워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기록은 자연스러운 것이라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 팀과 함께 좋은 모습으로 기쁨을 누리는 게 목표다. 산술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가 가능해서 그 목표를 달성하고 내 개인적인 피날레도 누리고 싶다."
스포탈코리아 서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