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시티즌과 경남FC의 정규리그 17라운드 후반 18분. 경남의 벤치에서 앳된 얼굴의 선수 한 명이 걸어 나왔다. 잠시 간의 휘슬 소리에 경기가 멈추자 김동찬과 교체되어 들어간 그 선수는 올해로 만 19세의 스트라이커 김동효였다. 이날 김동효는 교체 투입을 통해 평생에 잊지 못할 자신의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비록 원정 경기였고' 0-0 상황에서 골을 위해 단행한 투입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컸지만 그는 어린 나이답지 않게 187cm의 큰 체구와 탄탄한 밸런스' 부드러운 몸놀림으로 금새 그라운드 위에서 박차고 달리기 시작했다. 투입 5분 만에 그는 첫 번째 슈팅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대전 수비수와 공중에 함께 뜨면서 헤딩 슛 경합을 한 것. 하지만 오프사이드에 걸리며 프로 무대에서 첫 슈팅 기회를 놓쳤다. 실망하지 않고 조광래 감독의 주문대로 수비 배후 공간을 노리던 김동효는 28분 드디어 첫 번째 슈팅을 날렸다. 브루노가 찔러 준 침투 패스를 골 에어리어 왼쪽 모서리에서 잡아 수비수가 마크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공을 때린 것. 그러나 깔끔하게 이어진 슈팅은 각도를 좁히고 나온 대전 골키퍼 최은성에게 걸리고 말았다. 결국 김동효의 데뷔전은 유효 슈팅 1개' 2번의 파울과 오프사이드로 끝났다. 그의 소속팀 경남도 0-0 무승부로 3경기째 승리를 쌓지 못하며 하위권 탈출에 실패했다. 그래도 김동효에게 데뷔전의 기회를 준 조광래 감독은 희망을 강조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제공하는 지도자인 조 감독은 “김동효는 지금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 최근 컨디션이 좋아서 투입했고 플레이도 좋았다”라며 긍정적 평가로 어린 선수에게 기운을 실어줬다. 김동효는 하루가 지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데뷔전의 경험을 전했다. 프로 데뷔전을 막 치른 10대 소년답지 않은 침착하고 또렷한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한 그는 “준비 과정에서 몸 상태가 좋았기 때문에 내심 골을 넣겠다는 욕심도 있었다. 기회를 살리진 못했지만 데뷔전치곤 괜찮았다고 생각한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투입 전의 흥분되고 긴장됐던 마음은 처음 시도한 패스가 성공하면서 차분해졌다. 2군 리그와 연습 경기에서 꾸준히 활약한 탓에 조광래 감독으로부터 1군 출전을 낙점 받은 김동효는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상대 수비의 배후 공간을 파고 들며 대전의 귀찮은 존재가 됐다. 최은성에게 막힌 그의 프로 무대 첫 번째 슈팅도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다면 골로 연결된 만큼 찬스를 만드는 과정과 슈팅 모션까지 깔끔했다. 김동효 역시 “최근 슈팅 감각이 좋아서 공이 발에 걸리는 순간 ‘괜찮다’라고 생각했는데 골키퍼가 이미 각을 잡고 있었다”라며 첫 슈팅을 골로 연결하지 못한 아쉬움을 전했다. 김동효는 경남에서 가장 어린 선수지만 그는 이미 수년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고교 시절에는 부산 아이파크의 유스팀인 동래고에서 활약하며 프로팀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17세 시절에는 영국 레딩FC로 연수도 다녀왔다. 그러나 고교 졸업과 동시에 부산으로부터 우선 지명을 받을 줄 알았던 기대는 무너졌다. 결국 드래프트에 신청해야 했고 경남으로부터 지명을 받아 오렌지 군단의 막내가 됐다. “부산에서는 황(선홍) 감독님께서 나를 높이 평가해주지 않으셔서 가지 못했다. 드래프트를 통해 경남에서 기회를 얻었다. 이 곳에서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 더 열심히 할 생각이다.” 조광래 감독은 허리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 김동현과 팀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새 외국인 공격수 브루노의 공백이 있을 동안 김동효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올 시즌 대부분의 주전이 1년 차의 신예로 구성된 경남에겐 모험이지만 2010년을 위해선 김동효를 비롯한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위한 경험이 필요하다. 김동효도 팀이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또 자신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동현이 형이 막 복귀했고 브루노도 합류를 한 상태다. 나이를 떠나서 다 경쟁상대다. 내가 그 경쟁에서 이기면 출전하게 될 것이다. 우선은 출전 기회를 잡고 그 다음에는 경기에 나서서 무조건 골을 넣겠다는 각오로 뛰겠다.” ‘득점 기계’ 뤼트 판 니스텔로이의 골 장면을 즐겨 보며' 양발을 사용하는 데 능한 19세의 스트라이커. 김동효에게 데뷔전에서 경험한 약 40분의 플레이는 대범함으로 무장한 채 10대 반란을 꿈꾸는 자신의 목표를 향한 의미 있는 출발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