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박성화 감독이 그리는 경남의 현실적 미래

관리자 | 2015-03-23VIEW 1760

(베스트 일레븐=창원)

드디어 시작된 2015시즌이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1부리그)서 강등돼 올 시즌 챌린지(2부리그)서 새롭게 도전해야 하는 경남 FC는 겨우내 많은 변화를 겪어야만 했다. 감독 교체와 선수단 대폭 물갈이가 그중 하나다.

그 변화 폭이 워낙 컸기에 첫 경기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 팀을 잡아 줘야 하는 베테랑 선수들이 너무 부족해 보였고, 박 감독 역시 경남 지휘봉을 맡은 지 오래 되지 않아 아직 팀을 파악하기조차 어려웠을 테니 말이다. 게다가 지난 22일 치른 시즌 첫 경기 상대가 하필이면 리그서 우승 후보로 불리는 안산 경찰청이었기에 경남의 승리가 더욱 불투명할 수밖에 없었다.

박 감독 역시 생각이 크게 다르진 않아 보였다. 안산전 직전 만난 박 감독은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 아직 나 스스로가 팀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상태다. 게다가 상대 팀에 비해 우리는 경험 면에서도 많이 어리다. 지난해 강등되면서 어쩔 수 없이 기존 선수들과 이별해야 했고, 그 공백을 이제 막 프로에 입문한 어린 선수들로 채워야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안산전이 조금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라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토로했다.

그런데 어딘지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팀 미래에 대한 자평을 묻자, 박 감독은 “계획을 세움에 있어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 생각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리고 이어 “먼저 단기 계획은 올 시즌에 대한 목표다. 그리고 이 단기 계획을 승강 플레이오프 자격이 주어지는 4위 내 입성으로 잡았다. 챌린지 팀들 전력이 이미 평준화한 탓에 이 목표조차도 쉽진 않을 듯하다. 그러나 조급하지 않게 차분히 오른다면 못할 일도 아니다”라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박 감독이 진정으로 이루고 싶어 하는 목표는 중·장기 계획에 더 무게가 실렸다. 박 감독은 “좀 더 먼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그리고 있는 중·장기 목표는 현재 우리 팀이 처한 상황과 맞물린다. 안산전 선발 명단에서 보면 알겠지만 주장 진경선을 비롯해 송수영·스토야노비치·손정현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아직 프로 경험이 ‘제로’인 선수들이다. 때문에 지금 당장보다 앞날을 대비해야 한다. 비록 올해는 신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친구들이지만 내년부터는 진정한 프로로 거듭나야 하는 선수들이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잘 키워 내는 게 또 하나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박 감독은 안산의 막강한 전력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 속에서 전상훈·박지수·정현철·김영욱 등 지난해 한 번도 뛰지 못했던 선수들을 대거 선발 명단에 올렸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솔직히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또 이들을 대신할 만한 베테랑 선수들이 없기에 선택 폭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부터 경험을 줘서 키운다는 데 더 큰 의의를 두고 있다”라고 다소 파격적으로 선수를 기용한 의미를 설명했다.

그리고 이날 경남은 나름의 끈끈한 조직력으로 90분 동안 안산의 공격력을 잘 봉쇄했다. 또 때에 따라서는 역습 기회를 살려 안산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다. 비록 골은 터지지 않았으나 강팀을 상대로 거둔 0-0 무승부는 비교적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경기 후 만난 박 감독은 “부담을 안고 기용한 어린 선수들이 생각보다 잘했다. 분명 선수들도 안산이란 팀을 상대하면서 자신감이 붙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0-0 무승부는 아쉽지만 솔직히 우리 팀 상황을 생각하면 비교적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제 겨우 첫발을 내디딘 만큼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 당초 목표로 삼은 바를 잘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단기와 중·장기 계획을 다시 한 번 스스로 상기하는 듯했다.

글=문슬기 기자(ssorgi44@soccerbest11.co.kr)
사진=김동하 기자(kimdh@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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