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2008-03-08VIEW 2081
이제 이틀 뒤면 2008 K-리그가 개막한다. 3년 만에 현장으로 복귀한다는 데 설렘과 기대가 있지만 그보다는 부담이 큰 것 같다. 과거 대우 로얄즈나 안양LG를 맡았을 때 개막전을 앞두고는 이렇게 부담을 갖진 않았다. 선수들에게도 “그저 최선을 다해서' 너희들이 가진 기량을 모두 보여주면 된다”고 말을 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아무래도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 부담의 정체다.
내게 경남이라는 팀은 특별한 뭔가가 있다. 아직 고향 팬들에겐 선수 시절 조광래에 보내주시던 열정과 애정이 남아 있으신 거 같다는 것을 부임 후 3개월 동안 크게 느꼈다. 게다가 경남에 특출난 스타 플레이어가가 없다 보니 전임 박항서 감독처럼 응원과 관심이 감독에게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 분들의 기대에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를 했다.
지난 시즌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경남의 공격력은 확실히 떨어졌다. 까보레와 뽀뽀가 차지하던 비중을 극복하는 게 쉽지가 않다. 까보레의 경우는 정말 데리고 있고 싶었지만 예상치 못하게 이탈했다. 게다가 점 찍어둔 브라질 선수를 영입하는 게 처음 계약 과정과 달리 현재는 원활하지 않다. 현재 팀의 외국인 선수는 수비수인 산토스 뿐이다. 당분간은 전적으로 국내 공격수에 의존하는데' 전 국가대표였던 김진용도 현재 컨디션을 봐서는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없다. 결국 지난 시즌 후반기에 국내 공격수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정윤성을 축으로 여러 선수를 번갈아가며 투입해야 할 판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것도 감독으로서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경남이 최근 부진을 거듭하는 토종 공격수들의 진가를 보여주는 팀이 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선수들의 능력이 외국인 선수에 미치지 못한 데서 오는 문제라고 보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오히려 한국 선수들에게 기회나 지원을 잘해주지 못한 데서 오는 문제라고 본다. 이런 상황을 바꿔야 하는 것도 우리 K-리그 감독들의 의무다. 승리를 위해서 외국인 공격수들만 투입하면 장기적으로 한국 축구에 남는 게 없다. 나는 승리 지상주의' 용병 공격수 만능주의가 옳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경기 내용도 마찬가지다. 지금 K-리그는 승부에 집착해 큰 것을 잊고 있다. 3년 간 유럽을 돌며 축구를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아무리 이기는 경기를 하더라도 팬들의 존재를 잊는다면 비판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경남도 마찬가지다. 창단 2년 만에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큰 수확을 거뒀지만 팬들을 잊어선 안 된다. 경기장에 찾는 그 분들의 목적을 위해 경남은 ‘팬들을 기쁘게 해드리는 축구’를 가장 큰 목적으로 삼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경남만 노력해서는 안 된다. 한 쪽이 팬들을 위한 축구를 하려고 해도 반대가 이기려고만 해서는 이뤄지지 않는다. K-리그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 서로 이 점을 공유하고 경기장에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조광래(경남FC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