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시즌 결산 1] 아쉽게 끝난 도민구단의 돌풍

관리자 | 2007-12-10VIEW 1854

2007년 경남 FC의 겨울이 깊어가고 있다. 경남은 지난 10월 21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삼성 하우젠 K리그 2007 6강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올 시즌 경기 일정을 마친 데 이어 한 달 여의 마무리 훈련을 끝내고 동계 휴가에 들어갔다.

돌이켜보면 숨가쁘게 달려왔던 일년이었다. 시즌 초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창단 2년 차 도민구단 경남의 날갯짓은 돌풍이 되어 K리그를 휩쓸었다. 성남' 수원' 서울 등 스타 선수들이 포진한 강팀들이 줄줄이 경남의 기세에 무릎을 꿇었다.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려던 경남의 야망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포항의 ‘강철벽’에 부딪히고 말았지만 시즌 내내 선보였던 투지와 짜임새 있는 축구는 인상적이었다. 경남의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 ‘선택과 집중’으로 6강 플레이오프행 경남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3승 5무 8패' 승점 44점으로 최종 순위 5위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서 경남보다 2경기를 더 치른 4위 울산의 승점이 48점. 정규 시즌의 성적 만으로는 울산에 근소한 차로 뒤지는 4위를 기록했던 경남이다. 이 같은 강세는 시즌 내내 유지됐다.

경남은 시즌 초반부터 정규리그와 하우젠컵을 구분해 전략적인 운영에 나섰다. 하우젠컵을 포기하는 대신 정규리그에 ‘올인’하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었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상황에서 주전들의 체력 부담을 덜고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기도 했다.

한 발 더 뛰면서 상대를 압박하고 고도의 집중력으로 상대를 파고드는 것. 올 시즌 완전히 굳어진 경남의 팀 컬러다. 전방에서부터 시작되는 압박과 역습과 재역습이 이어지는 경남의 플레이는 역동적이었다. 기동력으로 전력적 열세를 커버하고 세밀하고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경남의 기세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강한 위력을 발휘했다.

시즌 개막 후 꾸준히 6~8위를 유지하던 경남의 순위는 5월 한달 간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여름 휴식기 이후 정규리그가 재개된 이후에는 4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9월 중에는 플레이오프 진출 안정권으로 평가받는 승점 40점 고지를 돌파했고 10월 6일에는 선두권의 두 팀(성남' 수원)을 제외한 팀들 중 가장 먼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 삼바 트리오의 힘 경남의 6강행을 이끈 데는 공격에서 수비라인으로 이어지는 ‘삼바 트리오’의 힘이 컸다. 올 시즌 브라질 2부리그 클럽 이뚜아누에서 경남으로 이적한 까보레는 17골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경남은 물론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인정받았다. 경남의 팀 득점 41골 중 절반 이상이 까보레의 머리와 양발에서 나왔다. 이 같은 활약으로 까보레는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득점왕과 최우수 공격수상을 휩쓸었다.

까보레와 함께 공격의 한 축을 이뤘던 뽀뽀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전 소속팀에서 미운털이 박힌 채 경남으로 이적했던 뽀뽀는 올 시즌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는 중에도 7골 9어시스트라는 값진 기록을 남겼다. 까보레가 공격 진영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적절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분산시킨 공이 컸다. 고비 때마다 터지는 뽀뽀의 ‘불꽃 슛’은 상대의 골망을 흔들었다. 워낙 강하게 뻗어나가는 뽀뽀의 슛은 상대 수비수들이 기피 대상으로 첫 손에 꼽는 위력을 보였다.

백전노장 산토스는 후방에서 수비라인을 리드했다. 올해로 K리그 5년차가 된 산토스는 확실한 컨트롤 타워의 역할로 ‘젊은 경남’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시즌 막판 턱뼈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위기도 있었지만 6강 플레이오프에서 복귀해 예의 안정적인 수비 지휘를 선보였다.

▲ 끝내 넘어서지 못한 ‘천적’의 벽 올 시즌 파죽의 기세로 수원' 성남을 무너트린 경남이지만 울산(통산 2무 3패)' 포항(통산 1승 4패)' 대전(통산 3무 4패) 등에게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천적 징크스는 가장 중요한 순간 경남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됐다.

후반기 개막전에서 대전을 상대로 까보레의 선제골로 기세를 올린 경남은 박주현과 브라질리아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그러나 이는 애교 수준이었다.

울산과 포항에 패한 뒷맛은 쓰디 썼다. 시즌 내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며 6강 플레이오프를 확정한 경남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울산과 맞붙었다. 징크스를 떨쳐낼 수 있을 것이라던 기대는 0-4의 대패로 산산조각이 났다.

일주일 후 벌어진 포항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전후반과 연장전을 포함해 120분 간 사투를 벌인 뒤 승부차기 끝에 석패했다. 경기 내용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던 경남으로서는 불운을 탓할 수 밖에 없었다. ‘운’조차 경기의 일부라고 받아들이기에는 지난 1년간의 드라마틱한 돌풍이 백일몽인 듯 아쉬울 뿐이었다.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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