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2007-10-21VIEW 2349
120분 간의 혈투' 그리고 승부차기가 끝난 그라운드에 골키퍼 이정래(28' 경남)는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다. 미련인지 아쉬움인지 모를 감정에 휩싸인 그는 마지막까지 울지 않고 참았다.
포항과의 6강 플레이오프는 이정래에게 경남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되고 말았다. 경기 후 이정래는 상무에 입대하며 병역을 해결하기로 결정했음을 고백했다. 이는 2년 간 그가 경남을 떠나야 한다는 의미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K리그 플레이오프 무대에 선 이정래에게 이날의 경기가 특별했던 것은 그래서였다. 결승전까지 올라가 우승을 거머쥐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다지는 가운데서도 자신을 컨트롤했다. 후반 23분 실점 장면에서 결정적인 미스가 있긴 했지만 따바레즈를 앞세운 포항의 공세를 훌륭히 막아냈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에는 승부차기를 위해 이광석이 투입되며 물러났지만 동료들에게 파이팅을 불어넣으며 특유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승부차기 3-4 패배. 이정래의 꿈도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이었다.
“플레이오프가 확정되었을 때 가장 기뻤고' 6강에서 진 오늘이 가장 아쉽다”며 지난 1년의 시간을 돌이켜 본 이정래는 “2년 뒤 팀이 날 원한다면 반드시 경남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이정래와의 인터뷰.
- 오늘 패배로 시즌이 끝났다. 지금 심정은? 선수들 모두 차분하게 준비했다. 의욕이 앞서지도 않았고 마음 편하게 준비했다. 나도 그랬는데 후반 실점 장면에서 실수를 했다. 나 때문에 질 수 있었는데 까보레가 살려줘서 다시 이길 줄 알았다. 이렇게 패하니 허무한 마음과 슬픈 마음이 뒤섞인다.
- 비록 6강에서 탈락했지만 이정래를 비롯한 많은 경남 선수들이 대단한 일을 해냈다. 작년은 경남이 팀으로서 다져지는 과정이었다면 올해는 90~100% 완성되는 단계였다. 경남은 뽀뽀와 까보레만의 팀이 아닌 모두의 팀이다. 하나로서 강한 팀이다. 창단 멤버로 와서 프로에 입문한 뒤 처음 큰 무대를 밟았다.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더 잘 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내 잘못이 크다. 마지막 경기였기에 반드시 우승하고 가고 싶었다.
- 마지막이란 건 군입대를 말하나? 상무에 입대하기로 했다. 다음달에 입소한다.
- 오늘 경기 중 가장 아쉬운 장면은 언제였나? 연장전에 (김)성길이가 찬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을 때 너무 아쉬웠다.
- 올 시즌 경남이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항상 잘하고 싶었다. 지방팀이었기에 매스컴이나 사람들의 관심이 적다. 우리가 서울에 이기면 서울이 진 거고' 성남에게 이겨도 성남이 진 거다. 그냥 이기면 안 되고' 정말 잘해서 이겨야 조금의 관심이 왔다. 더 잘하고 싶었고 최고로 잘하고 싶었다.
- 경남 팬 중 이정래 선수 팬이 많다. 2년 뒤 돌아올 것인가? 내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다. 팀에서 나를 원하고 받아준다면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경남에서 보낸 시간을 잊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