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비극의 주인공 까보레 “나 때문에 졌다”

관리자 | 2007-10-21VIEW 2208

“너무나 이기고 싶었던 경기다. 내가 잘못해 졌다.”

경기 중 다친 발목을 테이핑으로 칭칭 감은 채 그라운드에 선 까보레(27)는 눈물 없이 흐느끼고 있었다. 큰 눈망울 속에 살짝 비치는 눈물. 경남FC 돌풍의 주역으로 2007시즌을 화려하게 수놓았지만 축구의 신은 마지막 순간 그에게 비극을 안겼다.

후반 41분 극적인 헤딩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에 돌려놓은 까보레는 경남이 승리할 경우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 후보 0순위였다. 경기 내내 자신에게 집중된 포항 수비를 상대하느라 지친 그지만 0-1로 끌려가던 종료 4분전 골키퍼와의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는 골을 터트리며 득점왕다운 모습을 보였다.

헤딩 골을 기록하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발목이 살짝 접질리며 타박상을 입은 까보레는 테이핑을 한 채로 남은 후반 시간과 연장 30분을 소화했다. 질주를 하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그가 차지하는 공격 비중 때문에 박항서 감독도 선뜻 뺄 수 없었다.

‘피치의 러시아 룰렛’으로 불리는 승부차기. 까보레는 이광석의 선방으로 경남이 유리한 상황에서 세번째 주자로 나섰다. 그가 성공시킨다면 경남은 3-2로 달아나며 포항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까보레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어이 없게 골대 위로 날아갔다. 발목 통증 때문이었는지 K리그 최고 저격수의 마지막 총탄은 표적은 빗나갔다.

결국 포항은 신화용이 경남의 마지막 키커 김근철의 슛을 막으며 승부차기 4-3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이 하나 둘씩 꺼져가는 차가운 그라운드에 선 까보레는 “내 잘못 때문에 졌다. 너무 슬프다' 너무 슬프다. 너무 이기고 싶은 경기였는데...”는 말만 되뇌었다.

긴 인터뷰를 사양하고 들어가는 까보레의 뒷모습은 올해 그의 모습 중 가장 슬퍼 보였다. 브라질 빈민가에서 태어나' 2년 전 프로 선수의 길을 걸었고' 브라질 2부 리그의 괴물 공격수로 성장' 한국으로 건너와 ‘코리안 드림’을 이룬 그에게 마지막 승부는 너무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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