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경기를 보면서..
박균철 | 2013-08-05VIEW 4553
몇일전 부산과의 5:1 경기를 직관하러 갔었습니다.. 경기 내용에 대해서야 많은 분들도 아실꺼고..딱히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혼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경남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것이 그 순간 너무나도 부끄러워서 지하철 속에서 만나게 될 부산 팬들을 만나기가 부끄러워서 결국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아시아드로 향할때만 하더라도.. 당당하게 경남 유니폼을 입고 부산시민들을 헤치며 지하철을 타고 당당하게 경기장으로 향했는데.. 막상 경기가 끝나고서는 그렇지 않더군요.. 요 근래들어 ..보면.. 제대로된 경기가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말이지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축구 전문가는 절대로 아니지만 전술에 대한 욕도 많이 하고싶었고.. 특히 세르비아 외국인선수 3인방에 대해서는 저주까지 퍼붓고 싶었습니다. 문득.. 작년이 너무나도 그리웠습니다 상위스플릿에 극적으로 진출했을때의 즐거움과.. FA컵 결승전에서 포항을 밀어붙히다시피 하다가 막판에 운 없게 골 먹었던 그 순간.. 모두... 그리웠습니다. 그러고보니 년과 올해의 선수단 구성을 살펴보면.. 많은 변화가 있긴 합니다.. 경남 공격을 먹여살리다시피 한 김인한'' 윤일록'' 까이끼... 이중 2명은 이적.. 1명은 부상... 수비에도.. 루크는 부상.. 이재명은 FA로 이적..ㅠ.ㅠ 아마 페트코비치 감독님 또한. 작년의 최진한 감독님 처럼 머리를 쥐어짜내가며. 없는 선수로 전술을 짜내고 있을꺼라 생각합니다. 근데 올해 경남의 축구를 보면.. 그동안 창단이후로 부터 봐오던 경남의 축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박항서 감독 시절의 매직 카운터 축구.. 조광래 감독 시절의 유기적 만화 축구.. 최진한 감독 시절의 x줄 타도록 뛰는 축구... 뭐 역대 감독님들의 축구 스타일은 각각 달랐지만.. 비슷한 점이 있었다면.. 미치도록 뛰었고.. 뛰는 순간이 참으로 즐거워보였다는 겁니다. 오죽하면 작년 FA컵의 경우에는 수당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결승전에서 패배하자.. 눈물을 흘리며.. 다시는 준우승따윈 하지 않을꺼라고.. 이야기 했을까요?... 아마 그토록 축구가 즐거웠기 때문일껍니다.. 한때 방출위기 까지 겪으면서.. 인정받지 못하던.. 최영준.. 그런 그 선수가.. 작년 FA컵을 앞두고..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올렸던 그때 포항에게 빼앗겼던 FA컵을 되찾아 오겠다던 그 글.. 더 이상 근데 우리팀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역대 경남축구의 특징을.. 더 하자면.. 바로 ''''희생'''' 이였습니다. 억대 연봉을 받는 잘나가던 선수이던.. 몇천만원을 받는 연습생 신분이던.. 공 앞에서 팀을 위해 하나가 되어 희생하던 모습이 너무나도 보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 팬들에게 "하나가 되면 약함이 강함을 이길 수 있다." 라는 명제가 거짓이 아님을 자주 보여줬습니다. 축구 전문가는 아니지만.. 저는 보산치치와 부발로 그리고 스렌텐이 얼마나 뛰어난 선수 인지 알고 있습니다. 또 페트코비치 감독님이 국가적 영웅이며'' 얼마나 명장인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앞서 그들 모두 프로선수이며.. 단체스포츠인 프로축구선수라면.. 팀을 위해 희생하며 승리로 이끌어야 합니다. 만약..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그냥 뛰거나.. 팀에 대한 희생 없이 뛴다면.. 저에게 그들은 단지 ''''세르비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로 밖에 보이지 않을겁니다. 또한 새로 오신 단장님께도 드리고싶은 말이 있습니다. 우리팀은 K리그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팬이 만든.. 팬이 주인인 구단 입니다. 커다란 자본을 가진 기업들의 홍보수단에 불과한 팀도 아니며 독재자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만든 팀도 아닙니다. 팬이 만들고 팬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팬과 함께 역사를 만들어가는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이며 아름다운 팀입니다. 비록 돈이 많이 없지만.. 돈 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많은 팀입니다. 새로 오신 단장님께서도 이 말 명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소중한 팀의 미래를 위하여 함께 나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단지 치적쌓는데 집중하지 마시고.. 우리팀의 미래를 다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적지만 소중한 한명한명의 팬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시고.. 프론트들도. 이런 위대한 팀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고.. 그러니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꼭 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이번주 수요일 포항에게 꼭 복수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나고 자란 위대한 이땅의 팀이.. 꼭 포항을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K리그에서도 좋은 성적까지는 아니더라도 미래를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경남이라는 이름아래 피치위에서 서로를 희생해가며 땀흘리는 청춘들의 모습을 보고싶습니다.... 글 솜씨가 없어. 두서 없이 길게 푸념만 늘어놓아서 죄송합니다 경남의 한 작은팬이.. 경남을 위해 그냥 썼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유니폼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닌 자랑스러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한 팬의 글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