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네요.. 하루 종일 멍했습니다.
박균철 | 2011-11-17VIEW 3403
그저께 퇴근전까지만 하더라도. 윤빛가람의 레인져스 이적관련 26억을 배팅했다는 소리를 듣고.. 혼자 주판알을 튕기고 있었습니다. 26억이면.. 팔만하구나.. 윤빛가람은 우리가 쥐고 있기엔 너무나도 큰 선수가 되었고 이제 아쉽지만 아름다운 이별을 해야할 시기가 되었구나.. 윤빛가람의 꿈도 이루고. 우리팀 또한 승강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상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퇴근후 화장실에서 친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윤빛가람 소식 들었냐?" "응 레인져스. 에서 배팅했다던데..." 라고.. 대답한 저는.. 황당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10분전에 기사 떴다. 윤빛가람 20억 + 조재철 조건으로 성남간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처음에 언론플레이인줄 알았습니다. 레인져스를 상대로 제값을 받아내겠다는 우리 팀의 작전인줄 알았죠. 하지만.. 진짜네요..... 어제 .. 그리고 오늘.. 하루 종일 멍했습니다... 그리고 답답했습니다.. 윤빛가람으로 마케팅 한.. 경남FC 지금의 관중은 어찌보면 윤빛가람효과가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윤빛가람의 성남이적이라뇨..... 만약 윤빛가람이 유럽으로만 이적했어도. 우리는 윤빛가람의 친정팀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 계속 마케팅을 할 수 있었지만.. 우리는 더이상 윤빛가람을 언급할 수 없는 위치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팬들은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게 되었네요... 우리는 그동안 루시오와 김영우를 이적시키면서.. '도민구단의 태생적 한계이다.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다. 어쩔 수 없다. 이해해달라..' 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윤빛가람은 우리의 프랜차이즈이다. 팔지 않겠다.' 라고 이야기 해왔습니다. 이번 이적은 그 약속을 한방에 뒤엎은 결과 였습니다. 사실 이번 이적은 여러모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그동안 사랑하는 선수들을 많이 잃어왔지만' 이렇게 뒤통수를 맞은것은 처음입니다. 사실 윤빛가람은 언젠가는 떠날 선수라고 느꼈었고.. 떠나는 곳이 유럽이기를 바랐습니다만.. 이 상황은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첫번째로 생존이라고 변명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이 써먹었습니다. 도민구단은 가난하고' 그렇기 때문에 선수를 팔 수 밖에 없다. 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K리그의 특성상 당연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이유로 루시오와 김영우를 이적시켰습니다. 축구커뮤니티에 도는 이야기로는 사과박스 30개 + 정대선이라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김영우 또한 마찬가지 이구요... 그 이전.. 김진용' 송호영' 김동찬 등의 많은 선수들도 이적을 시키면서 그렇게 말해왔습니다. "선수들의 연봉을 맞춰줄 여력이 없다. 그리고 곧 FA로 풀리기 때문에 우리는 이적료 수입이라도 올리려면 어쩔 수 없었다..." 생존을 위한 아픔은 이해하지만 매번 '프랜차이즈'라고 이야기 했던 선수를 갑작스럽게 이적시킨것에 대하여 많은 팬들이 쉽게 납득하지 않아 보입니다. 실질적인 이유가 이거겠지만.. 너무 많이 써먹은 것이지요.. 프로시장에서 생존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지만.... 한번쯤은.. 드라마틱하게... 돈보다는 의리나 미래.. 를 보는 이미지를 이 팀에게서 원했을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윤빛가람을 통한 마케팅으로 관중을 끌어 모았습니다. 현재 경남FC 관중의 대부분은 소녀팬들 입니다. 소녀팬들에게서 윤뽀로로 라는 별명을 얻을만큼 인기가 높았고' 경남FC 공식미남이라는 칭호까지 수여하면서 윤빛가람 중심의 마케팅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인기는 대 성공으로 07년도의 황량한 서포터즈를 현재는 엄청난 숫자의 서포터즈로 확대시켜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팬들이 경남FC에 대한 충성심을 가지기 전에.. 그들을 끌여들인 선수를 우리는 이적시켰습니다. 결국 통닭집에서 양념통닭이 정말 맛있고 잘한다고 홍보해놓고는 막상 통닭집 갔을 때는 삽겹살만 파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세번째로는 이런 팀에서 누가 경남FC를 위해 충성하는 선수가 나올 것인가에 대한 걱정입니다. 경남FC는 어떻게 보면 선수와 에이전트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은채' K리그의 규정을 이용하여 현금트레이드를 했습니다. 프로선수에게는 꿈이있을 것이고' 자신의 구단이 자신의 꿈을 위해 도와준다면. 그 선수들은 팀을 위해 있는 동안 만큼은 충성을 다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구단은 한 선수를 약 26억 (구단에서는 조재철의 가치를 15억 이상으로 파악하지만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죠... 실제 시장에서 조재철에게 15억 이상의 제의가 들어왔다면 그것은 스플릿 제도가 만들어낸 일시적인 뻥튀기라고 생각됩니다. 지금 조재철을 되팔아도 10억 이상 남기기도 힘들다고 보여지네요..) 이라는 돈에 그 선수의 꿈을 포기시킨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돈에 의해서 쉽게 한 선수의 꿈을 포기시키고' 말 한마디도 하지 않은채 인터넷으로 이적을 알리는 구단에 충성할 선수도.. 오고싶을 선수도 없을 것입니다.. 한때 경남에 충성을 다짐했던.. 모 선수도.. 자기 몸값뛰면.. 다른팀으로 가기 위해 이면계약을 할지도 모르죠... '나 재계약 안하고 FA로 풀릴테니..이적료 내지 마시고.. 대신 연봉 비싸게 주십쇼...' 라구요.. 이제 선수들에게 있어 경남은.. 나의팀이라는 생각보다 '몸값을 부풀리기 위해 거쳐가는 곳' 이라는 생각이 들꺼 같네요.. 네번째로는 윤빛가람 선수에게도 아쉬운점이 있습니다. 윤빛가람 선수의 꿈이 유럽진출이였다면.. 그 전까지는 경남에 충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합니다. 윤빛가람도 올해 재계약을 완료해서 팀에대한 충성을 보였다면. 구단 또한 FA로 풀려서 이적료를 못챙기게 되는 걱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러면 이렇게 말 없이 이적을 시켜버리는 일 또한 없었을 것입니다. 그동안 윤빛가람 선수는 '유럽진출이 꿈이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지만.. '그 전 까지는 내가 뛰고 있고' 나의 고향팀인 경남FC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라는 말은 달고 살지 못했습니다. 팀 입장에서는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수를 믿을 수 없었기에 이런 상황까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드는데.. 한참 고민했습니다.. 사실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은데.. 글로는 표현하기가 많이 어렵네요.. 하지만. 이번 이적은.. 우리는 상처뿐인 20억 말고는 많은 팬과.. 이미지 .. 다 잃어버렸습니다. 대부분의 팬들은..'20억에 사랑과 헌신까지 팔아버린 부도덕한 팀' 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결국 '돈만 밝히는 팀' 이라는 이미지까지 얻었습니다. 아쉽습니다. 과연 그 방법밖에 없었는지요.. 그리고 과연 조재철선수가 이런 이적으로 오게된 경남에서 얼마나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지도 의문입니다. 지금 제 눈앞에는 07년도의 경남FC 텅빈 관중석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우리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언제쯤 프렌차이즈 다운 프렌차이즈를 가져보겠습니까.... 윤빛가람을 팔지 않고. 재계약을 하면서.. 더욱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유럽진출하는 방법이 없었을지 고민해봅니다... 쉽지는 않겠지만...더 많은 스폰서를 따오는 방법은 없었는지 아쉽습니다.. 이래저래 멍한..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