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파죽지세' 경남FC' '선택과 집중'이 만든 비상

서호정 | 2007-05-28VIEW 1989

육참골단(肉斬骨斷). 자신의 살을 내주고 상대의 뼈를 깎는다는 의미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그 경중을 따져 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취할 줄 아는 자야말로 생존법칙이 난무하는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주중 컵대회' 주말 정규리그 체제로 열리는 올 시즌 K리그 전반기에 돋보인 것도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다. 그에 따라 빛을 본 팀이 바로 정규리그 3위를 달리며 올 시즌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K리그 막내' 경남FC다.

올 시즌 경남은 주말만 되면 전혀 다른 얼굴로 변하는 팀이 됐다. 컵대회에서는 별 볼일 없는 모습이지만 정규리그가 열리는 주말만 되면 180도 달라진다는 얘기다.

경남은 서울' 수원' 부산 등과 함께 B조에 속했던 컵대회에서 1승 4무 5패' 최하위로 탈락했다. 그러나 박항서 감독을 비롯한 그 누구도 안타까운 표정을 짓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컵대회는 일찌감치 그 의미를 잃은 대회였기 때문이다.

2진급과 신인 선수' 그리고 경고 누적으로 주말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이 컵대회에 출전했다. 대신 정규리그에는 까보레' 뽀뽀' 산토스' 김성길' 이상홍 등 주전들의 힘을 집중시켰다.

그 결과가 최근 정규리그 5경기 무패(4승 1무)의 질주를 포함' 6승 3무 3패라는 호성적이다. 경남은 현재 승점 21점으로 정규리그 3위까지 올라섰다. 1위 성남과는 승점 6점' 2위 수원과는 고작 승점 1점 차이다.

12라운드까지 치르며 전체 일정의 절반가량을 소화한 정규리그 일정을 볼 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다가선 유력 팀으로 볼 수 있다.

지난 주말 열린 광주전의 경우 경남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얼마나 유효한지를 보여주는 한판이었다. 주중 컵대회 수원 원정에서 0-4의 참패를 경험하고 돌아온 경남은 사흘 만에 1진 위주로 팀을 재정비' 4-0 승리를 기록했다.

박항서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체력적 우세를 통한 경기의 지배를 철저히 노렸음을 알렸다. 앞선 3경기에서 계속 주전을 기용했던 광주가 체력이 바닥난 것을 알고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 든 것이다.

비록 컵대회에서는 승점 3점을 놓쳤지만 이미 경남에게는 의미가 없던 승점이었다. 대신 정규리그에서 승점 3점을 챙김으로써 수원을 1점 차로 추격한 것은 컵대회 패배마저 상쇄시키는 큰 소득이었다. 실제로 컵대회에서 경남을 완파했던 수원은 정작 정규리그 포항 원정에서 0-0으로 비겨' 경남이 턱밑까지 추격하게 허용했다.

전반기 마감을 한 경기 남겨두고 목표로 했던 승점 20점을 돌파한 박항서 감독은 확실한 목표 설정과 집중에 만족하는 표정이었다. 오는 6월 16일 있을 정규리그 13라운드 수원 원정에서 승리할 경우 경남은 리그 2위로까지 올라설 수 있다.

외국인 공격수의 활약과 세밀한 미드필드 플레이' 탄탄한 수비를 앞세운 완벽한 조화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경남. 2006년 K리그에 참가' 올해로 2년 차를 맞은 'K리그 막내'의 거침없는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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