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 2007-05-12VIEW 2032
정규리그 6강 플레이오프를 향한 경남FC의 항해가 순풍에 돛 단 듯 하다. 황금의 브라질 라인 뽀뽀와 까보레의 연속 골을 앞세운 경남이 전남의 방패마저 뚫고 정규리그 3연승을 달렸다.
결과와 내용 모두 경남의 완벽한 승리였다. 전반 8분 터진 뽀뽀의 선제골로 기세를 잡은 경남은 빠른 공격으로 전남의 수비라인을 괴롭혔다. 뽀뽀와 까보레의 활발한 움직임에 김성길' 김효일의 중원 조율' 후방에서 들어가는 날카로운 침투패스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결국 후반 3분 까보레의 추가 골이 터졌고 경남은 정규리그 3연승을 포함 5경기 연속 무패를 달렸다. 9라운드 대구전 승리에 이은 홈 2연승이기도 했다. 뽀뽀는 완벽한 돌파와 크로스로 까보레의 골까지 도우며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경남은 최근 리그 3연승을 포함 5승째를 기록하며 승점 17점을 기록하며 3위를 유지했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곤두박질 칠 수 있는 치열한 3위권 싸움에서 한발 앞선 것이다. 리그 선두 성남과 이날 인천에 승리를 거둔 2위 수원을 부지런히 추격하는 데도 성공했다. 반면 포항을 꺾으며 무승부 행진을 끊었던 전남은 경남 돌풍의 희생양이 되며 리그 2패째를 기록했다.
선발 라인업
주중 서울과의 컵대회 원정 경기에서 주전들을 빼고도 0-0 무승부를 기록하고 돌아온 박항서 감독은 비축된 힘을 전남전에 모두 쏟았다. 부상 중인 김근철을 제외한 기용 가능한 베스트 11을 모두 앞세운 박항서 감독은 김성길을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하는 3-4-1-2 포메이션으로 전남 사냥에 나섰다.
지난 7일 한국 땅에서 두번째 아들을 얻은 까보레가 최고의 파트너 뽀뽀와 함께 최전방 공격에 나섰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김성길의 전진 배치. 올 시즌 왼쪽 윙백으로 기용됐던 김성길은 이날 최전방 투톱 아래에 서서 공격을 조율했다. 김효일과 김근철의 빈 자리를 메우며 중앙 미드필더로서 보여줬던 능력을 높이 인정받은 것.
주장 김효일이 돌아온 미드필더 구성 역시 한층 단단해졌다. 대구 전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친 강기원과 함께 중앙 미드필드 라인을 구성한 김효일은 전남의 기동력 넘치는 선수들과 힘 싸움에 나섰다. 오른쪽에는 박종우가 나섰다. 지난 시즌 전남의 FA컵 우승에 공헌했던 김효일과 박종우는 이적 후 처음 친정팀과 맞섰다. 최근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수비라인은 산토스를 중심으로 이상홍과 김대건이 양쪽에 서는 스리백이 그대로 나섰다. 기복 없는 골키퍼 이정래도 변함 없이 골문을 지켰다.
포항과의 9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두며 지겨운 무승부 행진을 끊은 전남도 탈락이 확정된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시키지 않았던 주전을 모두 기용했다. 최전방에 산드로 히로시와 레안드롱 브라질 듀오가 섰고 2선 침투 능력이 좋은 송정현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김성재' 백승민' 김치우' 이영수가 미드필드 라인에 섰고 김진규' 강민수' 박지용이 스리백을 구축했다. 골키퍼는 올 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염동균이 나섰다.
의외의 변수' 미끄러운 잔디
경기 전 내린 비로 젖은 창원종합운동장의 그라운드 환경은 이날 경기의 변수로 작용했다. 양팀 수비수들이 쉽게 적응 못하며 미끄러졌고 공격수에 기회를 헌납하는 장면이 발생했다. 공이 빠르게 굴러서 짧은 패스를 통한 정확한 공격이 힘들자 경남과 전남은 한번에 찔러주는 패스를 통해 기회 마련. 전반 공격수들의 부지런한 움직임이 필요한 전술이었다.
경남은 뽀뽀와 까보레를 앞세워 기회를 잡아갔다. 전반 4분 뽀뽀가 왼쪽 측면을 흔들어 코너킥 기회를 얻는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이어진 상황에서 완전히 주도권을 잡은 경남은 미드필드에서 빠르게 공을 돌리다 공격수들이 공간 찾아 들어가며 여지 없이 침투 패스를 찌르는 공격으로 전남 수비를 괴롭혔다. 산토스를 중심으로 한 수비는 위험지역에서는 볼을 돌리지 않고 그대로 차내며 위기를 자초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일격필살’ 뽀뽀' 2경기 연속 선제 골
기선 제압에 이은 카운터 적중은 전반 8분 만에 성공했다. 주인공은 ‘불꽃 슛의 마신’ 뽀뽀. 오른쪽 측면에서 강민수와 1대1 상황을 맞은 까보레가 돌파 후 올린 크로스를 전남 수비가 걷어낸다는 것이 불안하게 흘러나왔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뽀뽀가 공을 잡자 전남의 불길함 예감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왼쪽 골 포스트를 노린 그의 왼발에서 불이 뿜자 공은 구석에 정확하게 꽂혔다. 염동균이 코스를 읽고 몸을 날렸지만 너무 빨라 잡을 수 없는 뽀뽀 특유의 강슛이었다. 대구전에 이은 두 경기 연속 선제골이었다.
골을 넣자 경남 선수들은 한데 모여 골 뒷풀이를 펼쳤다. 선수들이 일렬 종대로 서자 뽀뽀가 까보레의 품에 뛰어들어 안겼고 이내 엄지손가락을 빨며 아빠와 아기의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7일 한국 땅에서 둘째 아들을 얻은 까보레를 축하하는 아름다운 골 뒷풀이였다. 경남 관중들은 기립 박수로 선수들의 퍼포먼스' 그리고 까보레의 득남을 축하했다.
치열한 힘 싸움' 승자는 경남
이날 기록한 팀 첫 번째 슈팅을 골로 연결시키는 뽀뽀의 원샷 원킬이 터지자 경남의 기세는 더 강력해졌다. 골키퍼 이정래는 전남이 맞은 찬스를 막아내며 동료들이 공격에 나설 수 있는 믿음을 줬다. 전반 12분 왼쪽 측면에서 송정현이 올린 프리킥이 문전 경합 중 흐르자 백승민이 그대로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낮게 깔린 공을 이정래가 날렵하게 몸을 던져 잡아냈다.
뒷문이 든든해지자 이번에는 경남이 반격에 나섰다. 전반 18분 김효일과 김성길로 이어진 패스를 받은 백영철이 수비 둘 따돌리는 환상적인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올리며 전남 골문을 위협했다. 문전으로 낮게 깔린 크로스를 마지막에 해결해 줄 선수 없는 것이 아쉬움이었다. 28분에는 뽀뽀가 감아올린 프리킥을 까보레가 멋진 다이빙 헤딩 슛으로 연결했지만 염동균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고 말았다. 흘러나온 공을 산토스가 찼지만 이미 오프사이드 판정이었다.
이후 전반 종료까지 양 팀의 힘 겨루기를 계속했다. 그 중 돋보였던 것은 경남 수비의 안정적감이었다. 이상홍이 산드로 히로시를 묶고 산토스가 배후 공간을 커버하자 전남이 파고 들 공간은 없었다. 산토스는 차단 후 공간을 찾아가는 공격수를 보고는 곧바로 패스를 찔러주며 역습을 퍼부었다.
아들을 위하여… 승리 결정지은 까보레 추가골
후반이 시작되자 전남 허정무 감독은 레안드롱을 빼고 주광윤을 투입시켰다. 공격에 변화를 주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경남의 역습 한방에 다시 좌절하고 말았다. 후반 5분 침투 패스를 받은 뽀뽀가 왼쪽 측면에서 수비 둘을 제치고 들어가 왼발로 찔러줬고 수비를 달고 쇄도한 까보레가 오른발 프런트 킥으로 살짝 밀어 넣었다. 첫번째 골 뒷풀이로 아들의 기쁨을 표시한 까보레는 뽀뽀를 부둥켜 안고 추가 골의 감격을 누렸다.
경기 흐름이 경남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추가 골까지 터지자 승패의 저울은 경남으로 확실하게 기울었다. 전남은 후반 10분 산드로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김성재가 쇄도해 들어가며 슈팅했지만 그마저도 이정래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며 좌절했다. 오히려 경남은 후반 29분 코너킥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공을 잡은 까보레가 찬 왼발 슛이 오른쪽 골 포스트 맞추며 세번째 골을 터트릴 뻔 했다.
▲ 삼성하우젠 K리그 2007 10R (5월 12일-창원종합운동장-3'051명) 경남 2 (뽀뽀 8'' 까보레 50’) 전남 0 * 경고 : 강기원' 까보레' 산토스(이상 경남)' 강민수' 김진규(이상 전남)
▲ 경남 출전선수 (3-4-1-2) 이정래(GK)-이상홍'산토스'김대건-박종우(80’ 남영훈)'김효일'강기원(89’ 정경호)'백영철-김성길(67’ 이용승)-뽀뽀'까보레/감독:박항서 * 벤치 잔류: 이광석(GK)'김종훈'김동찬
▲ 전남 출전선수 (3-4-1-2) 염동균(GK)-김진규'박지용(57’ 임관식)'강민수-이영수(36’ 이상일)'김성재'백승민'김치우-송정현-레안드롱(45’ 주광윤)'산드로 히로시/감독:허정무 * 벤치 잔류: 송유걸(GK)'이완'장동혁
창원=스포탈코리아 서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