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중원 사령관 김근철 “고향 성남 잡겠다”

서호정 | 2007-04-20VIEW 1945

올 시즌 첫 2연승에 성공하며 기분 좋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경남FC가 디펜딩 챔피언 성남에 도전장을 냈다. 현격한 전력 차를 전술과 조직력으로 넘어서야 하는 경남이 성남을 잡기 위해 내 건 책략은 ‘성남으로 성남을 잡는다’이다.

주중 열린 컵대회에서 거둔 수원전 1-0 승리의 드러난 주역은 뽀뽀였다. 그러나 그 뒤에는 중원의 황태자 김근철의 활약이 숨어 있었다. 올 시즌 주장 김효일과 함께 미드필드 중앙을 책임지고 있는 김근철은 수비에 치중하던 최근의 모습에서 탈피' 정확한 패스로 공격에 적극 가담하며 수원을 압박했다. 전반 중반에는 직접 아크 정면까지 치고 들어가 호쾌한 중거리 슛을 날리며 이운재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박항서 감독은 김근철과 김효일이 버티는 미드필드 진에 대한 변함 없는 신뢰를 보냈다. “기술과 기동력을 동시에 갖춘 경남의 미드필더들은 K리그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라는 게 박 감독의 자신감이었다. 실제로 경남은 이름 값은 높지 않지만 기본기와 전술 이해도가 높은 미드필더들의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만들어 가는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하우젠 K리그 2007 7라운드 성남 전을 풀어가는 포인트도 이 중원 싸움에 있다. K리그에서 가장 안정된 조직력과 뛰어난 재능의 선수를 갖춘 성남을 상대로도 경남이 허리에서 주도권을 쥔다면 서울' 수원 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리고 성남을 상대로 중원을 사수해야 하는 중심에 바로 ‘성남의 아들’ 김근철이 있다. 성남의 축구 명문인 풍생중' 풍생고를 거친 김근철은 10대 시절 한국 최고의 축구 유망주로 주목을 모았다. 이른 나이에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J리그 주빌로 이와타로 건너갈 수 있었던 것도 그 같은 명성과 자질 때문이었다.

J리그에서의 성공을 꿈꿨지만 병역 문제로 인해 K리그로 돌아온 김근철은 2005년 대구를 거쳐 지난 시즌 경남에 안착했다. 박항서 감독이 요구하는 세밀한 미드필드 플레이를 수행할 수 있는 그는 금새 경남 전력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잊혀졌던 중원 사령관의 부활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후기리그 있었던 성남 원정 경기는 김근철에게 잊고 싶은 기억이다. 고향 팬들 앞에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보여주고자 했지만 넘치는 의욕을 참지 못하고 경고 두 장을 받으며 후반 퇴장을 당했다. 전반에 대등한 힘 싸움을 펼쳤던 경남은 김근철 퇴장 후 와르르 무너지며 3골을 헌납 0-3으로 패했다. 그 아픈 추억을 이제는 승리로 되갚겠다는 것이 김근철의 얘기다.

“프로니까 고향을 연고로 하는 상대 팀에 대해선 어떤 감정도 없어요. 다만 지금 가장 잘 나가는 팀이니까 이기고 싶다는 생각뿐이에요. 올 시즌 경남은 서울과도 대등하게 겨뤘고 수원도 이겼어요. 이제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우리의 플레이가 나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후기리그에는 너무 의욕이 앞섰죠. 성남이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 저를 보기 위해 많은 분이 오셨다는 생각에 냉철한 플레이를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신경 쓰면서 성남 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수원 전에서 김근철은 자신의 공격적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본래 역할은 수비 쪽에 비중을 두지만 상대 미드필드가 수비에 치중할 때는 언제든지 올라가 위협적인 슈팅과 패스를 날린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감독님께서 공격보다는 수비 쪽에 비중을 두라고 주문하세요. 저도 팀이 요구하는 플레이에 헌신하고 싶고요. 앞선 경기를 보면 공격에 가담하는 상대 선수를 막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러나 수원 전에는 김진우' 홍순학 선수가 많이 올라오지 않으니까 제가 적극적으로 나갔죠.”

성남전에서 김근철은 반가운 얼굴을 만난다. 지금은 K리그와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가 된 김두현과 최성국이다. 1년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경기 지역에서 함께 성장하며 경쟁한 선수들이다. 출발 당시에는 김근철이 더 큰 조명을 받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 김근철 본인 역시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축구는 이름 값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자신을 믿는 강한 자신감' 그것으로 정면 돌파한다는 게 김근철의 각오다.

“두현이 형' 성국이 형 모두 좋은 선수죠. 어렸을 때부터 같은 지역에서 축구를 해오며 자라서 잘 아는 형들이에요. 지금 이름 값도 나보다 앞서는 스타들이고요. 그러나 기술 면에서는 제가 전혀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두 선수 모두 성남의 핵심 선수니까 제가 잘 막는다면 경남의 승리로 이어질 겁니다. 성남을 상대로도 우리가 중원을 장악할 수 있다고 믿어요. 저 말고 (김)효일이 형이나 (박)종우 형 모두 기술과 기동력을 갖춘 만큼 쉽게 허리를 내주진 않을 겁니다.”

지난 수원 전이 끝난 뒤 김근철은 승리에' 관중들의 응원에 잇달아 감동했다. 평일 경기로는 가장 많은 만 천여 명의 홈 관중이 승리를 축하하는 갈채는 그의 축구를 한층 더 강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그 때문인지 김근철은 마지막으로 홈 팬들의 계속되는 성원을 부탁했다.

“수원 전 때는 많은 관중이 찾아주신 데 대해 저를 비롯한 선수 모두가 감사하고 있어요. 관중이 많으면 저희도 힘이 나서 더 잘할 수 밖에 없고 평소보다 더 좋은 플레이를 했던 것 같습니다. 비단 유명한 팀 뿐만 아니라' 다른 팀과의 경기가 있어도 많이들 찾아주세요. 이번 성남 전에도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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