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측면 수비 지배자이자 부주장인 정다훤(26)이 지난해 FA컵 결승전에서 아픔을 안겨준 포항 스틸러스전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경남은 7일 창원축구센터에서 포항과 2013 하나은행 FA컵 8강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 경기는 지난해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두 팀의 재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결승전은 양 팀 모두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접전으로 펼쳐졌고' 전후반 90분도 모자라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 직전까지 가는 듯 했다. 그러나 박성호(31' 포항)의 헤딩 결승골로 포항은 극적으로 웃었고' 승부차기를 준비했던 경남은 아쉬움에 무릎을 꿇었다. 시도민구단 최초로 FA컵 우승을 노렸던 경남으로서 여운이 많이 남았던 한판이었다. 이후 10개월 만에 두 팀은 결승전이 아닌 8강에서 재회했다. FA컵을 통해 리그에서 부진 탈출의 계기를 노리려는 경남과 2연패를 노리는 포항은 이번 8강전에서 승리에 대한 열망이 간절하다. 지난해 결승전에서 뛰었고' 올 시즌 경남의 오른쪽 측면을 단단히 지키는 정다훤에게도 마찬가지다. 정다훤은 “지난 경기에서 대패(부산전 1-5 패)로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 잊어 버리고 포항전만 생각하고 있다. FA컵이 중요하기에 꼭 승리하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어 “우승을 아깝게 놓쳤는데 포항을 일찍 만나 다행이다. 당시 아픔을 잊지 않고 있다”며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라면 일찍 만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이기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만큼 승리가 필요하다”고 포항과의 일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포항전에서 정다훤의 역할도 중요하다. 포항은 빠른 발과 득점력을 갖춘 조찬호(27)와 고무열(23)' 노병준(34) 등 수준급 측면 공격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두 선수의 공격력과 득점이 포항 전력의 반 이상을 차지 하는 만큼 이들을 막아야 승리에 가까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다훤은 이에 “지난해부터 부딪혀 왔는데'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다. 위협적인 공격수들인 만큼 비디오를 보고 분석하고 있다. 능동적인 수비로 막을 준비가 되어있다”며 포항 측면 공격에 대한 비책을 밝혔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경남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지난 6월 세르비아의 명장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 부임 후 성장통을 겪고 있다. 최근 2경기에서 2연패를 당했으며 무려 8실점을 허용하는 등 수비에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그 순위도 11위로 쳐져 있다. 이번 8강전은 FA컵 우승뿐 만 아니라 부진한 리그에서 반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부주장인 정다훤도 부진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지만' 앞으로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지금은 감독님의 색깔을 입히는 단계이다. 조금씩 지나다 보면 나올 거라 믿는다. 당장 성적이 안 좋아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터풋볼 한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