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부임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조광래 경남FC 감독이 팬들과 했던 약속을 지킨 뒤 아름답게 작별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지난 2년 6개월 간 경남FC를 이끈 조광래 감독은 ‘조광래 유치원’으로 명명된 파격적인 선수 육성과 기용' 패스 게임 중심의 아기자기한 플레이로 팀을 K리그 선두권으로 이끌었다. 부임 당시 3년 내에 팀을 우승권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그는 경남 팬들과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달려왔다. 그런 조광래 감독에게 최근 새로운 제안 하나가 왔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의 성공을 이어갈 대표팀의 새로운 감독직의 기회가 온 것. 대표팀 감독은 현역 생활을 마치고 지도자로 변신한 뒤 지난 20년이 넘게 조광래 감독이 꿈꿔 왔던 일이다. 감독으로서 정점을 의미하는 대표팀 감독직은 다시는 오지 않을 지 모르는 기회고' 지난 40년을 축구인으로 살아 온 조광래 감독이 그 자리를 잡고 싶어하는 것도 숨길 수 없는 마음이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 부임이 유력해질수록 조광래 감독의 고민도 커졌다. 바로 경남 팬들과 맺은 약속' 그리고 책임감 때문이었다. 현재 조광래 감독은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시간을 가리지 않고 오는 언론들의 연락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남FC와 팬들에게 대한 걱정이 더 크다. “경남 팬들이 지금의 상황에 많이 실망을 하셨고 비난을 하신다는 것도 안다.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반응을 읽으면서 가슴이 아팠다. 대표팀에 대한 생각보다 지금 팬들에게 어떻게 내 마음을 전해드릴 수 있을까로 고민 중이다. 그래서 지난 며칠 간 함부로 입장을 표명할 수가 없었다. 무엇이 나의 꿈도 이루고' 경남 팬들과의 약속도 지키는 길이 될 지 고민 중이다.” 현재 조광래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측에 올 시즌까지 대표팀과 경남FC를 겸임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황이다. 시즌 도중에 팀을 떠날 경우 힘들게 쌓아 올린 것들이 한번에 무너질 것을 걱정하는 조광래 감독은 올 시즌까지 겸임 체제를 가면서 팬들과 약속했던 우승을 선물하고 후임 감독이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어 한다. 조광래 감독의 이러한 요청에 협회는 처음에 난감한 표정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전임 감독제가 실시된 뒤 그런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거부했지만 경남과 K리그 팬들에게 도리를 지키고 싶다는 조광래 감독의 거듭된 설득에 현재는 요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상태다. 대표팀 감독 협상이 무산될 지도 모를 무리한 요청임에도 불구하고 조광래 감독은 경남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책임의식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영광스러운 기회를 잡게 된 것은 내 개인의 능력 때문이 아닌' 늘 성원을 아끼지 않은 경남 팬들의 힘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팬들은 지난 2년 간 나와 약속했던 대로 성공을 위한 인고의 시간을 견뎌주셨다. 그렇다면 이젠 내가 약속을 지킬 차례다. 협회에서 허락한다면 후반기까지는 겸임 체제로 이끌고 싶다. 그러면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팬들과 약속했던 경남의 우승을 만들겠다. 약속한 우승을 하고 떠나게 된다면 팬들도 박수를 쳐주며 보내줄 것이라 생각한다.”
경남은 현재 정규리그 4위' 컵대회 4강' FA컵 8강에 올라 전대회 우승이 가능한 상태다. 조광래 감독도 지난 17일 광주전이 끝난 뒤 "선수층이 얇지만 최대한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해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3년 간 선수' 팬들과 동고동락했던 시간을 아름답게 마무리 하고 싶어하는 조광래 감독의 경남FC-대표팀 겸임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
감독 선임에 대한 권한을 지닌 대한축구협회의 기술위원회는 오는 21일 오전 회의를 소집된다. 이 자리에서 조광래 감독의 대표팀 감독 선임 여부가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스포탈코리아 서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