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날아온 무명 공격수 루시오(26)의 왼발에 K-리그 우승 후보 수원이 무너졌다. 조광래 감독과 경남FC가 자신 있게 외치던 ‘제2의 까보레’라는 평가가 허명이 아니었음이 증명됐다. 2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 5라운드에서 루시오는 전반 페널티킥 선제골에 이어 후반 장기인 왼발 중거리 슛으로 추가 골을 넣으며 경남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4연승을 달리며 우승 후보의 위용을 떨치던 수원은 루시오의 원맨쇼에 힘 없이 무너지며 연승 행진을 마감해야 했다. 루시오는 조광래 감독이 검증된 공격수인 인디오를 포기하며 택한 정통 스트라이커다. 김동찬' 서상민' 이훈 등 토종 선수의 화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중앙에서 공중전과 득점을 모두 펼칠 수 있는 외국인 공격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조광래 감독은 2009시즌이 끝나자마자 박공원 운영팀장을 브라질로 파견해 숨은 보석을 찾아나섰다. 박공원 팀장은 당시 2부 리그에서 맹활약을 하던 루시오를 주목했고 브라질 명문 클럽과 J리그 팀들과의 영입 경쟁에서 이겨내며 영입에 성공했다. 터키 안탈리아에서 실시한 전지 훈련에서부터 루시오는 조광래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켜줬다. 거친 유럽 수비수들을 상대로도 파워풀한 파괴력과 섬세한 플레이를 동시에 보여줬다. 전지 훈련 말미 조광래 감독은 “준비는 끝났다. 루시오가 K-리그에 잘 적응해 정상 기량만 보여주면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큰 소리를 쳤다. 울산과의 갬가전에서 침묵했던 루시오는 대전과의 2라운드부터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과시했다. 대전전에서 두 골을 터트리며 팀에게 첫 승을 안겼고 제주전에서도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남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헤딩 패스로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었다. 김동찬' 서상미느이 호흡도 점점 안정돼갔다. 수원전은 루시오가 가진 능력이 모두 발휘된 경기였다. 침착한 볼 터치와 상대 수비 배후를 파고 드는 움직임' 풍부한 활동량' 무엇보다 왼발에서 나오는 골 결정력까지. 루시오는 혼자서 수원 수비라인을 무너트려나갔다. 결승골이 된 후반 5분의 추가골은 루시오 활약의 백미였다. 빠른 역습 상황에서 30여미터를 치고 나간 루시오는 수원의 수비진이 뒤로 물러서자 지체 없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국가대표 골키퍼 이운재는 루시오가 날린 슈팅의 파괴력에 밀리며 골을 허용해야 했다. 이날 골로 루시오는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5골 1도움)에 성공했고 득점 랭킹에서도 다섯 골로 선두에 올랐다. 이날 루시오의 활약은 2007년 경남을 리그 4위와 6강 플레이오프로 이끈 역대 최고의 외국인 까보레를 연상시켰다. K-리그 적응을 성공적으로 마친 루시오의 활약은 당시 까보레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조광래 감독의 자신감이다. 루시오는 자신에게 믿음을 보내준 조광래 감독에게 수원 징크스를 깨는 귀중한 선물도 안겼다. 2008년 경남 부임 후 수원전에서 2무 4패를 기록했던 조광래 감독은 경기 후 양팔을 들며 환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