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취재파일] -10점이 낳은 의외 효과, ‘긍정의 채찍질’

관리자 | 2016-04-19VIEW 1435

2승 2무 1패' 경남, 승점은 -2점

문슬기 기자

풋볼리스트=부산] 문슬기 기자= 부담스러울 줄만 알았던 승점 ?10점은 오히려 경남FC를 일으키는 긍정의 채찍질이 됐다.

올 시즌 경남은 ?10점으로 출발해야 했다. 과거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이었다. 팀을 이끌던 전 대표가 2013년과 2014년에 K리그 심판들에게 금품을 준 사실이 검찰 자료 및 관련자 진술을 통해 확보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12월 18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제15조 2항에 따라 경남에 2016시즌 승점 10점 삭감과 7000만 원을 부과했다.

유례없는 조치였다. 경남은 K리그 출범 이후 처음 승점 삭감이 된 팀으로 남았다. 마이너스의 압박은 꽤나 강력했다. 최소 4경기에서 승점을 얻어야 ‘0’ 또는 ‘플러스’로 갈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최소 4경기에서 승리 또는 무승부 해야 겨우 원점이 되는 것이다. 핸디캡을 안고 뛰어야 하는 경남으로선 부담이 컸다.

확실한 목표가 필요했다. 시즌 초반에 승점을 얻지 못하면 더 추락하는 신세가 될 수 있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개막 전부터 “4월 안에 승점을 0점 이상으로 올려놓고, 시즌 말에는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 자격이 주어지는 4위로 정규 리그를 마감하겠다”고 했다.

다행히 잘 통했다. 경남은 5라운드까지 2승 2무 1패를 기록했다. 승점 삭감이 아니었다면 강원FC(3승 2패, 9점)와 대구FC(2승 2무, 8점) 등과 함께 중상위권에 머무를 수 있는 성적이다. 지금의 경남은 지난해와 다르다. 지난 시즌 무기력했던 경남은 없고, 서로 북돋는 모습만 남았다. 월등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크게 모자라 보이진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경남이 변모할 수 있었던 데엔 승점 삭감의 효과가 적용됐다. 김 감독은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6’ 5라운드 부산아이파크전을 1-1로 마친 뒤 “시즌을 마이너스로 시작하다보니 부담이 적지 않다. 10점에 대한 압박이 크긴 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삭감 때문에 더 집중하는 효과가 있긴 하다. 하루빨리 마이너스를 떼어내고 싶다”고 했다.

팀 내 핵심 수비수이자 베테랑인 진경선도 동의했다.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요즘 우리 팀 분위기가 좋아 ‘만약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0점에서 시작했다면 참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삭감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집중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이 최대한 빨리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만들어야 한다며 의욕적으로 뛰고 있다. 승점 삭감에서 얻은 의외의 효과다.”

부산전에서도 경남은 마지막까지 한 골이라도 더 넣으려 악착같이 달려들었다. 후반 14분에 수비 실수로 동점골을 허용한 건 아쉬웠으나, 승부를 뒤집으려는 의욕은 지치지 않았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라 평가받던 경남은 오히려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를 비긴 게 씁쓸하다”고 했다.

부담스럽던 ?10점은 경남을 더욱 채찍질하는 의외의 효과를 낳고 있다. 어느 때보다 집중하고 있는 경남은 남은 4월 두 경기에서 확실하게 마이너스를 떼어내고, 본격적으로 순위 경쟁에 돌입하겠다는 각오다. 24일 안산무궁화FC전과 30일 부천FC1995전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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