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남FC간의컵대회 경기. 전반전에 김성길의 프리킥 골로 경남이 1골을 앞서 나가자' 후반전 들어서면서 인천 유나이티드가 박재현을 투입했다. 경기 분위기는 서서히 인천 쪽으로 넘어갔고' 경남으로서는 뭔가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 다가왔다. 후반 22분. 조광래 감독이 깜짝 카드를 꺼냈다. 김진용이었다.
2007 시즌에 김진용이라는 이름 석자는 없었다. 2007년 초 동계전지훈련 도중 발목부상을 당해 전반기 내내 홀로 재활훈련에 전념해야 했던 그는' 지난해 8월 복귀를 앞두고 또 한 번 발목을 다치며 1년 내내 그라운드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2006년 신생팀 경남에 입단에 7골 4도움을 기록하고 2007년 시즌에 10골 이상을 넣겠다던 그의 꿈은 산산조각 났고' 홀로 기나긴 '고난의 행군'을 해야 했다.
최전방에서 공격의 화룡점정을 찍어줄 이를 애타게 찾는 조광래 감독은 김진용의 부활을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사이프러스 동계 전지 훈련 당시' 조 감독은 애초 국내에서 재활훈련을 하기로 했던 김진용을 급히 불러 들여 사이프러스에서 재활 훈련을 하도록 했다. 동료 선수들이 뛰는 것을 직접 눈으로 목도하며 선수 스스로가 의욕적으로 몸을 끌어 올리도록 하는 심리적 처방이었다. 동시에 조 감독은 김진용의 개인 코치를 자처하며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입에 단내가 날 정도의 훈련을 시켰다.
2006년 11월 5일 경남-서울전 이후 무려 18개월 만에 복귀한 김진용은 생각보다 가벼운 몸놀림과 여전한 볼 센스를 보였다. 수비를 무력화시키는 움직임과 개인 기량은 여전했다. 푸른 잔디를 밟은 지 7분여 만에 인천 수비수를 옆에 두고 위협적인 슈팅을 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그의 노력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 상대에게 부담감을 줬을 법한 두 번의 슈팅은 골망을 가르지 못했고' 팀은 오히려 동점골을 헌납하며 무승부를 거두었다.
땀에 흠뻑 젖어 그라운드를 빠져 나오는 김진용은 살짝 들떠 있었다. “경기 나가기 전에 많이 긴장됐어요. 많이 기다렸고' 또 많이 설렜어요. 지금은 되게 흐뭇해요. 또 많이 행복하고.” 다 이긴 경기를 놓쳐서 인상이 굳어질 만도 했지만 정말 행복감이 묻어나는 미소를 지었다.
김진용은 살짝 아쉽게 무승부를 거둔 팀에 미안했던 지 한 마디를 덧붙인다. “제가 교체 멤버로 들어갔는데' 이기고 있다가 골을 먹어서 제 탓인가 싶기도 하네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좀 더 몸을 만들어서 팀에 보탬이 돼야 할 것 같아요.”
사실 그의 복귀는 의외였다. 조광래 감독은 애초 4월 말 정도에나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김진용은 그라운드에 나서는 게 절실했다고 했다. 축구선수로서의 존재 이유는 결국 녹색 그라운드에서 찾을 수 있으니까. “몸이 예정 보다 빨리 올라왔어요. 경기를 빨리 뛰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런지 몸도 빨리 회복되더라고요.”
조광래 감독은 이날 김진용의 플레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조 감독은 “아직 100%는 아니지만 그 정도 뛸 수 있으면' 2~3주 내에는 자기 컨디션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아마 지난해 토종 공격수로 이름을 톡톡히 알렸던 정윤성과 찰떡 호흡을 보이며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이길 기대하는 듯 했다.
김진용은 “지난 1년 동안 팬들에게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올해는 작년에 하지 못한 것까지 모두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내며 총총 걸음으로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사진 설명= 경기를 다시 뛸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는 김진용 /경남FC 제공
스포탈코리아 이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