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경남의 희망’ 정윤성' “2008 K리그 6강 찍고 대표팀 간다”

관리자 | 2008-01-27VIEW 2076

신데렐라맨. 경남 FC의 정윤성(23)은 지난 2007년 K리그에서 그렇게 불렸다. 2003년 수원에서 프로 생활을 하기 시작해 어느덧 프로 5년 차에 들어섰지만' 오랜 시간 동안 빛을 발하지 못했던 까닭에 신인 선수에게나 붙여줄 법한 별칭이 꼬리처럼 따라다녔다.
 
아마 2008년에는 정윤성을 설명하는 수식어가 바뀌어야 할 듯 하다. 최소한 지난 17일부터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서 동계 전지 훈련에서 보인 정윤성의 활약을 보노라면 그렇다. 정윤성은 지난 21일(이하 한국 시간 기준) 루마니아 1부 리그 팀인 파룰 콘스탄타와의 연습경기에서 첫 골을 넣은 후' 23일 디나모 부쿠레스티와의 경기에서도 골을 넣었다. 디나모는 루마니아 1부 리그에서 강호로 통하는 명문 팀. 그리고 25일 체코의 FK 빅토리아 지즈코프전에서도 골을 기록하며 3경기 연속골을 토해 내는 기염을 토했다. 굉장한 상승세다.
 
지난해 12월부터 경남FC를 이끌고 있는 조광래 감독 역시 그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2007년 경남 돌풍의 또 하나의 축이었던 까보레가 아직 전지 훈련에 참여하지 않아 속을 끓이고 있는 상황인지라' 더욱 정윤성에 대한 믿음이 클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였다.
 
27일 키프로스 라나카에 자리잡고 있는 경남FC의 전지훈련지 호텔에서 만난 정윤성은 이러한 저간의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자신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자신의 어깨 위에 놓여진 짐을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해변가 모래사장에 ‘경남FC 6강’이라는 글귀를 새겨 마음을 다잡으면서' “팀이 6강 플레이오프에 들어가는 게 목표지만'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작년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물론 한 번도 입성해보지 못한 성인대표팀에 대한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작년에 경남으로 옮겨서 3~4개월 동안 활약한 것이어서 정말 ‘반짝’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에는 당시의 활약이 ‘반짝’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 꾸준한 걸 보여주면 한 번은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성은 지난 시즌의 활약에 고무돼 자만심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한때 이른 나이에 U-16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초대형 공격수’로 칭찬받았다가' 정작 프로 진출 이후 나락에 떨어지는 경험을 한 터였다. 그는 지난해에 “솔직히 들뜨기는 했다”고 털어 놓았지만' 어린 시절 자만심에 빠져 축구 인생에 종지부를 찍을 뻔 했던 상황을 “두 번 다시 만들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하는 정윤성과의 인터뷰 전문
 
지난 21일부터 시작해서 3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기분이 어떤가? 내가 잘 했다기 보다는 주위에서 잘 도와줘서 골 찬스가 나왔다. FK 빅토리아 지즈코프와의 경기에서는 골 찬스가 2~3번 더 나왔는데 살리지 못했다. 형들한테도 미안하고' 감독님한테도 죄송하다. 내게 주어진 목표가 골 넣는 거니까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요즘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체코 팀의 경우 체격조건이 상당히 좋았다. 힘들지는 않았는가? 솔직히 어제 상대편 덩치를 보고 많이 놀랐다. 하지만 그들과 부딪혀 보니까 거칠기는 해도 (우리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헤딩 경합도' 돌파도 자신감 있게 했다. 자신감이 있던 게 주요했다.
 
키프로스 동계 훈련을 떠나기 전' 상대편 수비 압박을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어느 정도 찾았나? 아직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했지만 감독님께서 도움을 많이 주고 계신다. 예를 들어 볼 받으러 나올 때 어떻게 받으면 수비 압박을 쉽게 풀 수 있는 지' 어떤 식으로 자세를 잡아야 빨리 골대 앞으로 갈 수 있는 지 등을 많이 가르쳐 주신다. 그런 조언들이 아직까지 몸에 배지 않았지만 도움이 되고 있다. 경기할 때도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머릿속에 염두에 두려고 노력한다.
 
전임 박항서 감독과 비교했을 때 신임 조광래 감독이 당신에게 주문하는 내용이 어떻게다른가? 박항서 감독님은 전술적으로 세밀하다. 항상 경기하기 전에 상대편을 철두철미하게 분석해서 알려줬다. 조광래 감독님 역시 그런 면에서 뛰어나지만' 개인적인 플레이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주문하신다. 예컨대 ‘조금만 이렇게 움직이면 네가 더 쉽게 공을 찰 수 있다’고 말하거나' 미드필더들에게는 움직임만 조금만 더 고치면 쉽게 볼을 찰 수 있다고 말한다. 또 허리 싸움을 좀 더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 같다.
 
수원 삼성에서 경남FC로 팀을 옮기고 나서 당신에게 생겨난 변화가 있다면? 솔직히 마음이 많이 편하더라. 수원에서는 항상 뭔가에 쫓기는 기분이었고 ‘반드시 뭔가를 해야겠다’는 강박 관념이 있었다. (이에 반해) 경남에서는 정말 편안하게 공을 찰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전에 계셨던 박항서 감독님' 코칭 스태프' 선배들이 나를 편안하게 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 지금도 그렇다. 수원에 있을 때는 새벽 3~4시까지 잠을 못 잤다. 자려고 누워 있으면 이상한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경남에 이적한 후 첫 경기였던 포항전에서 골을 넣으면서부터 달라졌다. 마음이 편안한 게 정말 중요하더라. 주위 사람들이 말하길' 팀을 옮기면서 얼굴이 좋아졌다고 했다
 
여담이지만 수원에서 경남으로 옮겨올 당시 “수원을 잊지 않겠다.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가 경남팬들에게 된통 혼이 난 적이 있다. 당시 상황을 해명하자면? 말하려는 의도와 다르게 표현됐다. 선수 생활 마지막에 가능하다면 수원에서 은퇴를 해보고 싶다는 뜻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답하겠습니다’라고 써야 할 것이었다. ‘다시 돌아가겠다’고 쓰고 난 후 박항서 감독님도 “네가 잘못한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솔직히 내가 경남팬이더라도 흥분을 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나를 질타했던 분들이 힘이 돼주는 것 같다.
 
까보레 이적설이 흉흉하게 나돈다. 아직도 전지 훈련에 참여하지 않기도 하고. 정말 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데. 많이 아쉽기는 하다. 작년에 까보레 때문에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었고 비중이 낮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한 선수 때문에 우리가 경기를 못하는 것도 아니다. 작년에 수원과 리그 마지막 경기를 할 때도 용병 없이 우리끼리 경기를 했는데' 그렇게 못하는 경기가 아니었다. 이번에 좋은 선수들을 데려 온다니까 까보레가 팀을 떠나든' 그렇지 않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한 번 까보레를 만나 보고 싶기는 하다. 지난 16' 17일쯤에 결혼을 했다고 하던데 축하를 해주고 싶다.
 
아주 최악의 경우' 이번 시즌 경남 최전방에서 혼자 고군분투할 수도 있다. (김)진용이 형도 복귀하지 않는가. 부담주지 말라.(웃음)
 
아까 해변가 모래 사장에서 ‘경남 FC 6강’이라는 글귀를 썼다. 개인적인 바람인가? 일단은 그렇다. 작년에 1등 했던 팀이 꼴찌 할 수도 있고' 꼴찌 했던 팀이 우승을 못하라는 법이 없다. 한국 축구는 아직까지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일단 팀이 6강 플레이오프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작년보다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지난 해 포항 전부터 뛰어서 6골을 넣었는데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
 
대표팀에 선발되고 싶다는 욕심 없나? 욕심이 있기는 하다. 작년에는 꾸준하게 뭔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경남으로 옮겨서 3~4개월 동안 활약한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정말 ‘반짝’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에는 그 당시의 활약이 ‘반짝’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 꾸준한 걸 보여준다면' 이렇게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대표팀에 한 번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해 이근호가 국내 선수 중에서는 득점왕이었다. 두 선수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근호는 정말 좋은 선수다. 근호는 나를 잘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근호의 플레이를보고 잘하는 선수라고 느꼈다. 근호는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이후 간간이 경기에 나오다가 팀을 옮기며 올림픽대표팀에 나갔다. 나도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그런데 사람이 실력도 있어야겠지만 운도 어느 정도 따라줘야 하는 것 같다. 근호 같은 경우에도 올림픽대표팀 경기가 없었고' 국내 대회 리그에서만 경기에 나섰다면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가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한국의 분위기가) 프로 경기보다는 대표팀 경기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근호가 올림픽대표팀에서 경기를 잘 하고' 거기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아시안컵까지 나가서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고백하자면 작년 10월 달에 대표팀 경기가 1경기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 당시 나만큼 골을 넣었던 공격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사람이다 보니 살짝 들뜨는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솔직히 들뜨긴 했다. 하지만 옛날에 한 때 자만하고 최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곤두박질 쳐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요즘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한다. 아버지께서도' ‘네가 잘 해서 잘 한 게 아니다.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줘서 네가 잘 한 것이니 항상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감독님이나 코칭 스태프를 항상 존경하라’고 말씀하신다. 나도 조금 나태해지면 옛날 생각하고 이러면 안되겠다고 생각한다. 두 번 다시 그런 상황은 안 벌어질 것이다. 오히려 안 좋은 경험을 일찍 했다는 게 지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단맛도 보고 쓴 맛도 봤기 때문에' 쓴 맛을 안 보기 위해서 항상 노력하고 있다.
 
사진설명= 2008 시즌에서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과 대표팀 입성을 동시에 노리는 정윤성
 
라나카(키프로스)= 스포탈코리아 이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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