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경 | 2007-12-04VIEW 2243
3년 만에 K리그로 복귀한 조광래 경남 신임 감독이 단계적인 팀의 발전 구상을 공개했다.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기술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변모시키는 것' 지역민들의 단합을 끌어내는 팀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조광래 감독은 4일 오전 구단 대표이사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당장의 성적에 매달리기보다 기술 축구로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팀으로 만들겠다”는 취임 일성을 남겼다. 그동안 대표팀 감독이 되기 위해 준비했던 역량을 경남에 쏟아붓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조광래 감독은 “언젠가는 국내 지도자가 대표팀 감독을 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해외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명문 팀들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준비했던 것이 있다”며 “그동안 준비했던 역량을 경남 축구에 접목시키겠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집중되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조광래 감독은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야인’ 생활을 접고 그라운드로 복귀하는 것이 못내 설레는 표정 또한 감추지 못했다. 경남 진주 태생의 조광래 감독은 “고향 팀을 맡게 돼 기쁘고 흥분된다”며 “도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구를 통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경남의 김영조 대표이사는 “경남을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만들 수 있는 감독을 데려오겠다고 공언했는데 조광래 감독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라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당초 5일로 예정된 선임 발표를 하루 앞당긴 것에 대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좋은 소식을 알리는 것이 도민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조광래 감독의 계약 기간과 연봉 등 세부적인 내용은 양자간의 합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 확정할 예정이다. 조광래 감독은 “구단에 재정적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다”며 연봉을 백지 위임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연봉 문제를 떠나 팀 빌딩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대해 김영조 대표이사는 “감독과 상의해 적절한 선에서 대우하겠다”고 답했다.
다음은 조광래 감독의 인터뷰 전문.
- 경남의 2대 감독으로 취임한 소감은. 고향 팀을 맡게 돼 그 어느 팀을 맡았던 때보다 설레고 흥분된다. 도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구' 공격적이고 기술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경남을 만들고 싶다.
- 3년간의 공백이 있었다. 어떻게 지냈는지. 2년간 외국에서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선진 축구팀들의 경기를 보러 다녔다. 언젠가는 국내 지도자가 대표팀 감독을 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해외에서 공부했다. 한국팀에 보완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도 연구했다. 축구협회에서 국내 지도자에게 대표팀 감독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대표팀 감독이 되기 위해 준비했던 역량을 경남에서 펼쳐보이고 싶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공개할 수 있나. 계약기간이나 연봉 등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 구단과 상의하겠지만 연봉 문제는 구단에 위임하고 싶다. 구단에 재정적인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김영조 대표이사:) 조광래 감독은 멀리 보고 높이 나는 새다. 높이 올라설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싶다. 감독과 상의해 적절한 선에서 해결하겠다.
- 향수 선수 구성이나 팀 미팅 등의 계획은? 코칭스태프 구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전임 박항서 감독과 대화를 나눌 생각이다. 기존 스태프들과 함께 가는 선에서 한 명 정도 보강하는 게 옳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다. 2군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코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도민 구단이기 때문에 지역 출신의 연령별 유소년 선수들을 구성해 구단에서 육성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 연령별 유소년 대표팀 상비군에 대해 구단에서 함께 투자하면 된다. 언젠가는 박지성이나 이영표 같은 선수를 배출 할 수 있다. 이들이 자라면 나중에 구단의 재산이 될 것이다.
-공백 기간 동안 K리그가 양적' 질적으로 변화했다. 감독이 느끼는 변화는 어떤지. 게임 운영이나 내용 면에서는 오히려 3' 4년 전보다 퇴보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성적 때문에 수비적인 운영을 보이는 팀들이 많다.
- 경남에는 어떤 색깔을 입히고 싶은지? 올 시즌 경남은 그 어느 팀보다 눈부신 변화와 성적을 보였다. 전 사장님과 박항서 감독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다. 다만 취약했던 두세 가지 부분에 대해서는 좀더 보완할 생각이다. 미드필드 운영을 좀더 세밀하게 할 필요가 있고 수비라인에서 공격으로 전개되는 측면에서 좀더 공격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선수 보강도 필요하겠지만 게임을 운영하고 미드필드에서 움직이는 부분에 대해 전술적인 보강이 필요하다.
- 안양 감독 시절 수원 감독이었던 김호 감독도 올 시즌 복귀했다. 두 감독의 라이벌 관계가 내년 시즌 주요 관심사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두 팀의 경기는 항상 접전이었다. 스코어도 3:2' 4:3 같은 박빙이었다. 스코어 뿐 아니라 김 감독님이나 나나 기술축구를 추구했기 때문에 경기 내용도 굉장히 볼 만했다. 당시에는 김 감독님과의 사이가 불편했던 부분이 있었다. 팬들이 이 부분을 확대하면서 라이벌 의식이 더 강해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김 감독님과 선후배 사이로 아주 잘 지내고 있다. 내년에도 기술 축구로 더 재미있는 라이벌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 선수단 운영 일정은? 오늘 오후에 코칭스태프들을 만나 앞으로의 논의해보겠다. 선수단이 휴가를 떠난 상태인데 어떤 계획을 갖고 휴가를 줬는지' 또 훈련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체크할 예정이다.
- 새 시즌 기대하는 성적은? 우승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 그러나 이런 목표 설정은 잘못됐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정말 좋은 팀이 되기 위해서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의 확실한 팀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성적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겠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야단을 맞겠지만 (이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99년에 안양 LG 감독으로 부임할 당시 안양은 9년 동안 하위권에 머물러있던 팀이었다. 99년에 안양을 맡으면서 1년 동안은 성적에 신경 쓰지 않고 기술 축구와 공격 축구를 할 수 있는 경기 경험을 쌓아가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렇게 좁은 지역에서의 기술 축구를 가미했던 것이 다음해 우승의 성적으로 결과를 맺었다. 좋은 축구' 관중들이 즐거워하는 축구를 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 지역 축구인들과의 단합을 도모해야 하는데. 경남이 창단되기까지 노력했던 지역축구인들과 초대 감독으로 애썼던 분' 모두의 입장을 다 이해하고 있다. 지역 축구인들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 어느 팀이나 창단 초기에는 문제점이 생긴다. 모두 처음 경험하는 것이다 보니 프로팀 운영에 대한 개념이 조금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같은 목표를 갖고 나가면 얼마든지 잘 운영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