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신인 이용승의 ‘파란만장’ 2007 시즌

배진경 | 2007-10-29VIEW 2088

눈을 감으면 푸른 그라운드가 펼쳐지고 관중들의 함성과 서포터스석에서 울리는 북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120분의 사투와 운명의 승부차기. 한 순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생생하게 떠올려지다 또 한 순간에는 꿈인 듯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지난 일주일 동안 이용승(24)의 머릿속에서 반복되고 있는 풍경이다.
 
2007 시즌 K리그를 뜨겁게 만들었던 경남의 돌풍은 막을 내렸다. 신인 이용승의 파란만장했던 K리그 도전기도 6강 플레이오프에서 멈췄다. 짧지 않은 그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강렬했던 1년의 시간을 되돌아 본다.
 
나도 할 수 있구나 이용승에게 지난 1년은 축구를 시작한 이래 가장 ‘재미있게 보낸 시간’으로 기억된다. 프로 선수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유년 시절의 꿈을 이룬 것이지만' 특별히 이기는 경기가 많았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프로 첫해부터 팀이 좋은 성적이어서 신이 났어요. 이기는 경기도 많았구요. 경기를 할수록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대학 시절과 비교해 경기 템포에서 확연히 차이가 나는 프로 무대에 적응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훈련량을 늘리며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나갔다.
 
“처음 입단했을 때만 해도 공격만 하고 수비에 신경을 쓰지 못했거든요. 어느 날 감독님이 부르셔서는 ‘그렇게 뛰면 프로 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한다’고 충고해 주셨어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운동하면서 체력을 키웠는데' 감독님이 이런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출장 기회도 꾸준히 얻게 됐죠.”
 
연습' 연습… 또 연습 이용승은 학창 시절부터 스피드와 체력에는 자신 있었지만 기본기에는 늘 부족함을 느꼈다. 프로 선수가 된 이후에는 개인 기술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했다. 결정적인 순간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역량은 기술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볼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는 연습 밖에 없었다.
 
“볼 컨트롤이나 키핑' 패스 같은 기술을 더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친구들이나 후배들이 훈련할 때 나가서 패스 연습이라도 한 번 더 하려고 노력했죠. 우리팀에는 기술이 정말 뛰어난 (김)근철이 형과 (김)성길이 형이 있어서' 형들 움직임을 눈 여겨 봤어요.
 
김근철은 경기장에서도 그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최고의 파트너였다. 미드필드 뒷마당을 커버하는 동시에 촌철살인의 패스로 공격을 지원하는 김근철의 존재는 신인 이용승에게 큰 힘이 되었다.
 
“근철이 형이랑 함께 뛸 때 좋았어요. 경기 중에 잘 안 풀리는 상황이 되면 뒤에서 조언도 해주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이 커버해줬어요. 저한테는 큰 의지가 되었죠.”
 
최고의 경기 TOP 3 vs 포항(10. 20)_ 가장 최근에 치른 경기인 탓도 있겠지만 몸과 혼을 다 바쳐 뛰었기에 잔상이 강렬한 경기였다. 선수들 대부분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다 보여줬다’고 할 만큼 후회 없는 한 판 승부였다.
 
“이겼으면 더 좋았을 경기였죠. 결과적으로 패하긴 했지만 경기 내용은 좋았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전술적으로도 잘 준비된 경기였고' 선수들 모두 준비한대로 잘 뛰었던 경기예요. 저 같은 경우 포항의 수비벽이 두터우니까 까보레한테 볼이 연결 될 수 있도록 많이 뛰는 역할을 맡았어요. 졌지만 잘 싸운 경기였어요.”
 
vs 수원(10.10)_ 양산의 만원 관중 앞에서 치른 경기였다. 당시 경남은 까보레' 뽀뽀' 산토스가 모두 빠진 상태로 수원의 베스트 멤버를 상대했다. 0-0 무승부를 기록한 경기였지만 강팀 수원을 상대로 물러섬 없이 싸웠다는 것에 경남 선수들 스스로 큰 자신감을 얻은 게 소득이었다.
 
“시즌 내내 우리 팀이 잘 나가는 이유는 외국인 선수들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그날은 외국인 선수들이 다 빠진 상태에서 뛰었는데도 전혀 밀리지 않았어요. 외국인 선수 없이도 팀이 잘 한다는 걸 증명할 수 있었고' 선수들 스스로도 자신감을 많이 얻게 된 경기였죠.”
 
vs 광주(5. 26)_ 이용승은 정규리그 12라운드 광주 원정 경기에서 K리그 출장 17경기 만에 데뷔 골을 성공시켰다. 4월 중순 이후 출장 횟수를 늘려가던 이용승은 까보레와 뽀뽀에 쏠리는 상대 수비의 틈을 놓치지 않고 골을 골을 터트리며 팀의 승리를 도왔다.
 
“진정한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한 큰 관문을 하나 넘었다는 느낌이었어요. 그 전까지 선배들한테 골 못 넣는다고 구박을 많이 받았는데' 적절한 시점에 골이 터져 기분이 너무 좋았죠.”
 
새 시즌에는 더 좋은 활약으로 보답한다 프로 데뷔 첫 해를 무난하게 보낸 이용승은 벌써부터 당분간 푹 쉬면서 1년 동안 격전을 치른 스스로를 다독이려 한다. 휴식이라고는 하지만 어느덧 몸에 밴 개인 훈련 습관만큼은 휴가 기간에도 예외 없이 이뤄지고 있다.
 
“프로 선수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철저히 몸 관리하는 게 기본이잖아요. 잘 쉬고 또 운동도 열심히 해서 다음 시즌 준비하려구요. 겨울 동안 몸을 잘 만들어서 내년에는 운동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경기장에 응원하러 오시는 팬들께 정말 감사 드립니다. 열심히 뛸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지원해 주셨는데'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응원 계속 부탁 드려요.”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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