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만능 수비수’ 강기원'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한다

서호정 | 2007-09-12VIEW 2193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적으로 뛰는 선수가 있을 때 비로소 그 팀은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시즌 경남FC가 진정한 강팀으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숨은 주역은 강기원(26)이다.
 
‘만능 수비수’라는 타이틀이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강기원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확실한 자리가 없는 백업 선수가 맞을 것 같다. 산토스가 빠지면 그 자리에' 이상홍이 빠지면 그 자리에' 윙백이 없으면 강기원이 선다. 최근에는 주로 수비라인 앞에 배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며 상대 공격을 1차로 저지하고 있다.
 
하지만 항상 자신에게 주어진 위치에서' 맡은 역할을 묵묵히 100% 다 하는 이도 강기원이다. 박항서 감독이 수비에 생기는 일시적인 구멍마다 강기원이라는 마개로 메우는 게 다른 이유가 아니다.
 
올 시즌 강기원은 경남이 치른 30경기 중 24번이나 출전했다. 박항서 감독이 컵대회와 정규리그를 분리해 운영한 것을 감안할 때 상당한 출전 횟수다. 경남 선수 중 강기원보다 많이 출전한 선수는 까보레(25경기) 뿐이다. 이상홍(24경기)'산토스' 김대건(이상 23경기) 등 주전 수비수들은 오히려 그와 같거나 적은 수를 출전했다. 선발로 출전하는 선수들과는 또 다른 ‘특별한’ 신뢰와 교감이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셈이다.
 
인터뷰를 위해 건 전화에 “왜 저를 인터뷰하세요?”라며 반문하는 강기원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눈에 띄지 않는 음지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니까요.”
 
다음은 강기원과의 인터뷰 전문.
 
- 최근 계속되는 승리로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을 것 같은데요?
 
작년과 비교가 안 될 정도죠. 하고자 하는 의지가 다들 굉장해요. 중간에서 주장인 효일이 형이 분위기 만들려고 노력 많이 하죠. 저는 고참과 젊은 선수들 중간 쯤인데 말은 별로 안 해요. 원래 성격이 그래서요.(웃음)
 
- 만능 수비수라는 표현이 맞을까요? 확실한 자리가 없는 백업이 맞을까요?
 
어떤 자리든 감독님께서 뛰게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전 만족해요. 여러 포지션을 바꿔가며 뛰는 게 힘들지만 다양한 포지션을 돌아가며 보는 것도 재미있거든요. 각 포지션 별로 특성이 따로 있죠.
 

- 산토스가 결장할 때 중앙 수비수로도 나오는데' 경남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강기원 선수에게 최적의 포지션이 아닐까요?
 
스리백 중앙 수비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체력 소모는 적은데 부담감이 너무 커요. 한번에 뚫리면 바로 실점 위기를 내주니까요. 그런 자리에서 참 잘하는 산토스가 대단한 선수죠… 주전요? 물론 확실한 자리를 잡으면 좋겠지만 아직 멀었죠. 저는 부족한 게 너무 많아요.
 
- 울산에서 데뷔했고 두 시즌 동안 15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어요.
 
울산에 있을 때는 쟁쟁한 선수가 많다 보니 제가 가진 것의 절반도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아요. 위축되고 괜히 몸도 사리고… 경남에 온 뒤로는 잘 풀리고 있죠.
 
- 확실한 자기 위치를 잡아서 주전으로 나서고 싶다는 욕심은 없나요?
 
정해진 위치도 없고' 선발도 아니지만 그런 상황조차 편하게 받아들이는 성격이라서요. 승부 욕이 약하다고 보실진 몰라도 그 성격이 쉽게 바뀌진 않을 거 같아요. 지금 상황에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 최근 4연승으로 K리그 전체를 놀라게 하고 있는데' 후반기 초반의 위기를 떨쳐낸 계기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감독님께서 힘들 때 선수들을 배려해주셨어요. 부진한 데 화도 전혀 안 내시고' 긍정적인 얘기로 동기부여를 해주며 기다려주셨어요. 계속 이기지 못하는데도 오히려 마음은 편했죠. 전북전 이후로 그게 연승의 힘으로 이어졌고요.
 
- 지금의 연승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나요?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각오는요?
 
축구는 모르는 거잖아요. 우리 입장에선 최하위인 광주조차 얕볼 수 없어요. 최선을 다한 뒤 겸허하게 그 결과를 기다려야죠.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플레이오프 무대는 꼭 밟아보고 싶습니다.
 
인터뷰=스포탈코리아 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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