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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여간 케이리그 팬의 자존심에 큰 상처가 났습니다.

박균철 | 2011-07-08VIEW 3102

중3시절 우연하게 본 축구는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그렇게해서 시작된 K리그 팬 생활.. 주위에서 K리그는 축구가 아니다. 수준낮은 리그를 왜보냐.. 최소한 유럽 빅리그 정도는 되야지. 축구같은 축구를 봐야 축구를 안다고 하지.. 그게 무슨 축구냐.. 주위에서 이런 비아냥을 들었지만 전 당당했습니다. 오히려 자부심이 넘쳤습니다. 지구 반대편 수만키로 떨어진 곳에서 축구를 하는 그들이 너희를 위해 뛰는줄 아냐? 노란둥이 동양인을 과연 우리의 지지자라고 그들이 생각할까? 아니면 돈벌이라고 생각할까? 하지만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골대뒤에서 자신들을 열렬히 응원해주는 우리를 위해 뛴다. 골을 넣고 우리에게 달려와 충성서약을 하는 그들을 본적이 있나? 매일 밤 통닭이나 뜯으면서 보는 축구가 진짜 축구가 아니라. 경기장에서 그들과 함께 호흡하며.. 골이 들어갔을때 우리에게 달려와 충성을 맹세하는 우리 지역의 축구가 바로 진짜 축구다.. 라고 저는 당당하게 말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제가 사랑하는 축구가.. 제 젊음을 바쳐온 케이리그가.. 지금은 너무나도 부끄럽습니다. 단 돈 몇푼에 뒤에서 개인적인 사정을 다 접어두고.. 당신을 응원하는 그들이.. 별거 아니여보였나봅니다. 우리가 피치위에서 뛰는 선수들을 보면서 울고 웃었던 순간들이.. 전부 각본이 짜여진 영화였나봅니다. 짜여진 각본을 보면서 감동하고 싶었으면.. 차라리 프로레슬링을 보았을텐데.. 전 짜여진 각본대로 흘러가는 축구를 보면서 왜 눈물을 흘리고 때론 기뻐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승부조작의 최대 피해자는.. 선량하게 토토를 즐기던 사람들도 아니고. 함께 승리를 위해 뛰는 선수들도 아니고.. 당신들의 급여를 주던 구단도 아니고.. 고3이지만 우리팀의 승리를 위해 공부를 포기하고 달려오고.. 회사일을 해야 하지만.. 당신들을 응원하기 위해 회사에서 몰래 도망쳐 나온 열심히 취직준비를 해야 하지만. 오늘 하루 만큼은 당신들을 위해 투자한.. 큰 계약이 있지만 이 경기를 꼭 보고 승리의 감동을 가지고 가기 위해 경기장으로 온 바로 우리 팬들이 최대의 피해자 입니다. 지금 현재 검찰에서는 파면 팔수록 계속해서 엮여나오는 승부조작 사건을 계속 조사할꺼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수사대상에 우리 경남FC도 포함이 되었다고 하네요.. 모든 시.도민구단들이 그렇겠지만. 우리 경남FC... 당신들에게는 축구경기를 하면 월급을 주는 그런 K리그에 널린 팀에 불과하겠지만. 저와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경남FC는 완전히 다릅니다. 제 20살 시절. 남들은 대학생활을 즐길때.. 저는 경남FC 창단운동을 위해서 대학생활을 포기 했습니다. 어떤 분은 회사도 포기하고 창단운동을 위해 달려들었고 어떤 분은 결혼을 해야 하는 나이임에도 여기에 달려들었습니다. 충분히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분은 평생의 소원이 경남에 프로축구단이 창단되는 것이 목적이기에 인생을 바친분도 있습니다. 주식공모시에.. 어떤 대학생은 담배값 아끼고.. 버스비 아낀다고 학교도 째면서 모은 돈으로 주식을 구매 했습니다. 어떤 분은. 먼 시골로 출장가 있었지만.. 경남도민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해 경남 지역의 은행까지 방문하여서. 주식을 공모했습니다. 어떤분은 모 은행에서 주식 구매하는 방법을 몰라서.. 일일이 직원과 싸워가면서 주식을 구매하였습니다. 어떤 고등학생.. 중학생은 한달치 점심 급식비를 삥땅쳐서. 우리의 주식을 구매했습니다. 그렇게 이 팀은 우리 고향에 우리 팀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서.. 만들어낸 소중한 팀입니다. 그깟 몇천만원. 그깟 몇백만원이.. 당신들에게 소중한 직장을 만들어주고 축구를 할 수 있게 해준 팬들의 정성보다 훨씬 소중했습니까? 현재 마산의 모 학교 출신의 우리팀에서 있던 선수가 브로커 역할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놈 하나 덕분에 마산의 명문학교의 명예가 땅바닥에 떨어졌고.. 우리팀의 명예도 땅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우리팀 출신의 어떤 선수는 승부조작뿐만 아니라 공갈죄까지 추가되어서 이번 승부조작계의 최고봉인 선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몇일전 어떤 선수들은 승부조작 혐의를 시인하고 검찰에 의해 불구속기소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그 선수들로 인해 현재 우리의 수비진은 공백상태에 가까워졌습니다. 단 돈 몇백만원에 ..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검찰의 수사는 계속 될 것이고. 우리팀도 그 수사대상에서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만일 우리팀에.. 우리팀의 옷을입고 있는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적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지금 이 글을 보는 즉시 구단과 연맹에 보고하고 자수해주십시오. 더이상 축구인으로서 축구를 더럽히지 말아주십시오. 당신들이 경남의 유니폼을 입고 승부조작을 하면서 축구를 더럽히기에는 저와 형들. 그리고 제 친구들이 만들어낸 경남FC는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만일.. 자수하지 않고.. 검찰에 의해 영장이 청구되어 적발된다면.. 전. 가만두고 싶어 하지 않을꺼 같습니다. 지옥이라도 찾아가서 복수해주고 싶습니다. 더 원하는 소원이라면.. 당신의 플레이를 보면서. 당신의 이름을 외친 나의 모습이 거짓을 보고 외친 모습이 아니기를 절대적으로 기원합니다. 그리고 지금 묵묵히 말없이 성실하게 뛰는 우리 선수들.. 만일 승부조작 제의가 들어온다면 무조건 강력하게 거절해주십시오. 그깟 돈 몇푼에 당신의 소중한 꿈을 팔아넘기지 마십시오. 우리의 소중한 소망을 팔아넘기지 마십시오. 부탁드립니다... 매일 패배하는 팀이라도 좋습니다. 승강제가 실시되어서. 강등이 되어도 좋습니다. 정직하게..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피치위에서 최선을 다해 뛰어주십시오 전 .. 축구를 K리그를 .. 그리고 경남을 너무나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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