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사태 도민일보 기사
이종민 | 2008-08-04VIEW 2103
오시장' 경기 취소 지시 배경은 벤치 찾았는데 악수도 안해 차범근 감독 괘씸해서 싫다? 2008년 07월 25일 (금) 주찬우 기자 joo@idomin.com 지난해 프로축구 경기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던 양산시가 오는 8월 23일로 예정돼 있던 프로축구 수원 삼성과의 홈 경기를 갑작스럽게 취소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지난 23일 양산시는 내부 행정 절차상의 문제가 있어 예정된 경기를 치르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지만' 시의회를 통해 관련 예산도 확보된 상황에서 돌연 경기 유치를 취소한 점은 단체장인 오근섭 양산시장의 독단적인 결정이라는 관측이다. ◇오근섭 시장은 수원 삼성이 싫다? = 오 시장은 지난 23일 경남FC 최우환 사무국장과 박문출 홍보팀장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개최했던 수원 삼성과의 경기를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오 시장이 경기를 주최한 자치단체장으로서 경기가 끝난 후 양 팀 벤치를 찾아가 인사를 하려 했지만' 경기 직후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이 인터뷰도 없이 경기장을 나가버렸다는 것. 이날 오 시장은 차 감독의 매너 등을 언급하며 상당히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정황이 양산시의 경기 취소 결정에 주된 이유는 아니겠지만' 축구계에서는 어느 정도는 영향을 끼쳤으리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양산에서 처음 열린 프로축구 경기에는 2만 3000여 명의 관중이 몰려 양산 시민의 뜨거운 축구 열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시민의 축구 열기에 부응하고자 예산 7500만 원까지 확보해 놓은 시의 입장 변화로 지역 축구팬의 성토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또' 경남FC 홈경기 유치를 원하는 다른 지자체가 수원 삼성이나 FC서울 등 명문 구단과의 매치를 원하고 있지만' K리그 최고 흥행구단인 수원과의 경기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오근섭 시장의 행태에 대해 지역의 축구팬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인 망신당하게 된 경남FC와 양산시 = 양산시의 이번 결정으로 경남FC와 양산시는 전국적인 망신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통상적으로 프로축구 경기 장소가 변경되려면 상대팀의 동의를 구한 다음 프로축구연맹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경남FC 관계자는 "양산시에서 이번 주까지 입장 변화가 없으면 다시 장소를 옮겨 창원에서 경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일' 경기장이 홈 구장인 창원으로 바뀐다면 이미 전국적으로 홍보한 경기 장소가 창원 - 양산 - 창원으로 2번이나 바뀌게 되는 셈이다. 경남 구단에서는 수원 삼성에 바뀐 경기장을 다시 바꿔달라는 피치 못할 요구를 해야 한다. 경남FC 박문출 홍보팀장은 "양산지역 공무원과 체육회 관계자가 모여 홈경기 업무 분담까지 의논한 마당에 경기 불가 통보는 쉽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라며 "가능한 모든 라인을 동원해 양산 지역에서 경기가 치러질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이 추진상황을 보고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기를 취소한 양산시' 업무 협약조차 맺지 않고 양산 경기를 추진한 경남FC 모두 전국적인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 시장 지시' 프로축구 취소 '논란' 양산시 "경남-수원 경기' 유치금액 높다" 포기 FC "예정대로 속행하는 것이 순리" 재고 당부 양산시가 예정된 프로축구 경기를 오근섭 시장 지시로 취소해 논란을 빚고 있다. 24일 양산시와 프로축구팀 경남FC에 따르면 오는 8월 23일 오후 7시 양산 종합운동장에서 프로축구연맹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경기 중 경남FC와 수원 삼성의 경기를 열기로 지난 17일 협의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19일 종합운동장 등 목이 좋은 3곳에 경기를 알리는 펼침막을 내걸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21일 시 담당부서가 시장에게 결재를 받는 과정에서 경기가 취소됐다. 시 관계자는 "사전 보고한 것으로 착각하고 현수막을 내건 뒤 시장 결재를 받으려 했으나 보고가 안 된 사실을 알았다"며 "추진과정에서 실수가 있은데다 내부 결정과정에서 취소가 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오 시장은 지난 5월 수원 삼성과 경남FC의 경기 때와는 달리 유치금액이 높은 점을 지적하며 취소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산시는 지난 21일 홍보 펼침막을 철거하고 경남FC 측에 경기 유치 포기를 통보했다. 경남FC 측은 지난 23일 오후 2시 오 시장을 면담' 재고를 부탁했으나 포기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시는 지역 체육인의 반발이 확산되자 취소한 경기를 제외한 프로축구 경기 유치를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문출 경남FC 홍보팀장은 "축구팬과 경남축구 발전을 염원하는 경남 도민을 위해서는 예정된 경기를 속행하는 것이 순리이다"며 양산시에 재고를 거듭 당부했다. 조기축구 회원 박모(43) 씨는 "아무리 행정 내부적인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미 전국적으로 홍보가 된 상황에서 경기를 취소하는 것은 시민 우롱은 물론 행정 신뢰를 저버리는 행태"라고 비난하며 "경기를 예정대로 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남FC는 프로축구연맹 측에 일정 변경을 하지 않은 채 내주까지 양산시의 입장을 기다려 본다는 방침으로 여전히 홍보하고 있다.